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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피아니스트 임동창, '간월재'서 음악 향연

괴짜 피아니스트 임동창, '간월재'서 음악 향연
    기사등록 일시 [2010-09-12 11:02:03]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신불산 억새의 물결 속에서 국악 피아니스트가 시·공의 틀을 뛰어 넘는 신명나는 향연을 펼친다.

‘괴짜’, ‘기인’, ‘천재음악가’라는 다양한 수식어를 갖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동창씨가 다음달 2일 지역의 명소 간월재에서 걸판진 풍류로 관객과 호흡한다.

‘임동창의 울주오디세이’라는 타이틀로 임씨는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그랜드피아노 1대와 음향시설만으로 즉흥음악을 비롯해 다양한 형식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간월재는 무대이면서 협연의 파트너다. 무대를 꾸미는 조명도 없이 바람에 눕는 억새소리와 풀벌레소리가 배경음악이 되고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빛과 구름의 움직임이 조명이 된다. 있는 그대로 자연과 어우러진 연출없는 공존이다.

임씨는 피아노 건반만으로 놀지 않는다. 유려한 피아노 선율이 귀를 휘감고 지나가다가도 느닷없이 건반을 벗어난 둔탁한 소리가 흥을 돋운다. 피아노 몸뚱이를 드럼처럼 난타하고 피아노 현을 가야금마냥 퉁기지만 천연덕스런 몸짓에 박수 소리만 높아질 뿐.

관객도 협연에 합류한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든지 그 안으로 뛰어 들어도 좋다. 구성진 트롯도 환영이다. 느닷없이 끼어들어도 누구하나 뭐라는 사람 없다. 소리 한 가락, 춤 한 자락으로 소통할 뿐이다.

흥과 흥 사이 잠깐 한숨 돌리는 참에는 ‘진짜 나가 뭐냐’라며 컬컬한 목소리로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그런 질문 앞에 잠잠히 성찰해 볼 좋은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듣고 보지도 못한’ 자유로운 공연에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공연에는 인간문화재 이생강(무형준화재 제45호 대금 산조 예능 보유자)과 동편제 명창 전인삼,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 산조의 송도영 등이 함께 한다. 우리 고유의 향악을 비롯해 재즈, 사물놀이, 대중가요 등 다양한 색깔의 음악에 흠뻑 빠질 수 있다.

즉흥음악이 주된 것이긴 하지만, 이번 공연만을 위해 간월재를 소재로 임씨가 특별히 작곡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그의 이번 공연은 울산 최초일 뿐 아니라 내로라하는 유명 피아니스트가 산 정상에서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임씨는 10여 년전 인기의 절정을 구가하던 중 외부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침묵으로 빠져 들었다.

그러던 그가 지난 7월 새 창작곡집 ‘임동창의 풍류, 허튼가락’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 간월재 공연은 그가 두문불출하며 몰입해 만든 새 음악을 드넓은 자연과의 공존으로 풀어내는 중요한 예술적 전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공연은 울주군시설관리공단 산하 울주문화예술회관이 마련한 ‘영남알프스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사업’ 두 번째 기획으로 마련된 것.

회관은 천혜의 절경 영남알프스를 문화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명품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말 개관 때부터 프로젝트를 진행, 지난 달 첫 번째로 ‘동천 강상복-울주명산 영남알프스전을 성공리에 개최했다.

이 프로젝트는 울주군이 추진하고 있는 ‘영남알프스 역사문화콘텐츠 관광자원화 사업’과 맥을 같이 하고 있어 시너지효과가 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관은 이번 음악회를 시작으로 해마다 간월재에서 세계적인 예술가와 산악인이 함께 하는 ‘국제산악음악회’(가칭)를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다양한 장르로 영남알프스를 표현하고 알려나갈 계획이다. 간절곶과 반구대 등 울주의 다양한 자연환경을 접목시킨 수준 높은 무대도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선범 울주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영남알프스를 비롯한 울주의 대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예술의 전형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런 작업들이 축적돼 나간다면 영남알스프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gog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