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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석달 새 100억 쐈다…`통 큰' 박지성

[Case Study] 석달 새 100억 쐈다…`통 큰' 박지성

 

스포츠스타 마케팅의 효과 분석
스포츠 스타 박지성과 김연아 선수가 광고계 `별`이 되고 있다. 현재 박지성 선수는 10개 기업, 김연아 선수는 8개 기업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기업들은 왜 스타를 광고 모델로 삼고 싶어할까. 스포츠 또는 연예계 스타를 광고 모델로 삼는다면 과연 탁월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스타 마케팅이 갖고 있는 리스크 요인은 무엇일까. `스타 마케팅의 효과`에 대해 분석해 봤다.

◆ 비즈니스를 살리는 파워 발휘

= 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는 마스터스 우승으로 다 죽어가던 나이키의 골프 부문을 회생시켰다. 1996년 1월 필 나이트 나이키 CEO는 침체에 빠진 나이키의 골프사업을 살려내기 위해 골머리를 앓았다. 그는 밥 레이프를 책임자로 임명했고 밥과 골프 마케팅 담당자인 로드 탤럼은 우즈를 모델로 기용하기로 결정했다.

5년간 4000만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년 만에 골프어패럴시장 1위, 골프신발시장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스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5월 박지성ㆍ박주영ㆍ이청용 선수를 모델로 삼성파브 3D TV 광고를 내보내면서 한 달 만에 매출이 150% 급증했다. 삼성은 이 광고를 출시한 지 6개월 만에 100대 조기 돌파의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에어컨 매출은 6~7월 집중 방송된 김연아 선수의 하우젠 에어컨 광고 덕분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배나 증가했다. 특히 `연아의 햅틱`은 지난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며 국내 휴대전화 사상 최단 기간 최다 판매 모델이 됐다.

김원석 제일기획 책임연구원은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광고는 선수의 놀라운 경기력과 인기몰이가 결합해 히트상품을 만들어낸다"며 "스포츠 모델의 마케팅 효과는 선수의 경기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즈의 `불륜 스캔들`은 그를 광고에서 사라지게 하고 있다. 심지어 게토레이는 `타이거 포커스` 제품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매출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 박지성 이름 단 제품 대박

= 올해 창업 10주년을 맞은 비타민하우스는 지난 4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박지성 선수에게 주목했다. 박 선수가 중소기업의 모델로 나서줄지에 의문이 있었지만 이 회사 김상국 사장은 용기를 냈다. 박 선수의 명성과 축구선수의 지구력, 스피드를 비타민 제품에 접목할 경우 히트작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박 선수와 3년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해 `박지성 비타민`과 `박지성 비타민워터`를 내놓았다.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석 달 만에 `스피드업`이란 이름을 단 박지성 비타민은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덕분에 비타민하우스의 이미지가 크게 좋아졌으며 회사의 브랜드파워도 높아졌다. 김 사장은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박 선수의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했다"며 "박 선수가 회사에 안겨준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가했다.

비타민하우스가 사용한 방법은 `라이선싱`이었다. 박 선수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매출액의 일정액을 로열티로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매출 대비 비용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비타민하우스 처지에서 손해 볼 일이 없었다.

GS리테일은 지난 월드컵 기간 중 `박지성 삼각김밥`을 내놓아 반짝 특수를 누렸다. GS칼텍스 광고에 출연하는 박 선수를 제품명으로 만들어 박 선수 효과를 극대화했던 것이다.

코렉스자전거는 월드컵을 앞두고 `박지성 자전거`를 내놓아 일반 자전거보다 두세 배 많은 물량을 팔았다. 위스키업체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박지성 위스키 `임페리얼`로 인기몰이를 했다.

◆ 신드롬 불러온 김연아 효과

=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는 신드롬까지 불러왔다. 김 선수의 광고를 활용해 매일유업은 우유 매출을 네 배 이상 늘리는 대박을 맛봤다. 하루 평균 10만개 판매에 그쳤던 저지방ㆍ칼슘 우유는 지난해 광고가 나가면서 하루 평균 45만개로 급증했다. 요구르트인 떠먹는 퓨어는 5만개에서 18만개로 매출이 급증했고 마시는 퓨어는 5만개에서 25만개로 늘었다.

매일유업은 김 선수를 앞세워 `마시는 퓨어` 광고를 일본 방송에 내보내며 일본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김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을 기념해 `피겨퀸 연아사랑적금`(2009년 5월부터 1년간 한시 판매)을 내놓아 1조2839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당초 목표했던 2500억원의 네 배가 넘는 놀라운 성과였다.

KB금융그룹은 또한 브랜드 이미지 조사 결과 KB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김연아`라고 답한 사람이 10.4%로 가장 높게 나타나 김 선수가 KB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가 전성기에 있을 때는 비용 대비 광고 효과가 이처럼 높다. 하지만 우즈처럼 스캔들이 터지면 광고주들은 순식간에 모델을 외면하게 된다.

◆ 스타의 부정적 뉴스가 치명적

= 스타 마케팅에서 최대 위험 요소는 스타 개인의 이미지 훼손이다. 이 때문에 광고계는 김연아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갈등을 빚으면서 `CF 퀸` 김연아의 앞날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광고주인 기업들이 재계약 여부를 고민하거나 여론의 추이를 살필 정도로 스타 선수의 부정적 뉴스는 광고 계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광고주들은 스타의 향후 `이미지`가 가져올 영향을 고려해 광고 모델을 선정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스포츠 스타를 모델로 삼을 때는 선수의 특수성을 고려해 전략적인 활용을 결정해야 한다. 스포츠 스타의 상품성은 전적으로 `경기`라는 자신만의 `기량`, 즉 경기에서의 우승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박지성의 경우 월드컵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세계 최고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인상적인 활동이 모델로서 상품성을 높여주고 있다. 박지성의 경기력이 소비자 기억 속에 각인돼 있어 광고 모델로 삼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최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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