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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지식

그들은 달에 가지 않았다? (중) 과학으로 파헤친 음모론

그들은 달에 가지 않았다? (중) 과학으로 파헤친 음모론 (15) 2010년 09월 09일(목)

음모론 속 과학 아폴로 11호를 비롯해 아폴로 17호까지 달에 착륙하는 순간의 사진과 동영상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그 어디에도 엔진 분사 자국이 보이지 않는다. 달 착륙선이 하강할 때 엔진의 분사 압력이 상당할텐데도 착륙선 다리가 닿은 부분조차 흙먼지가 날아간 흔적이 전혀 없다.

달 착륙선이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이륙할 때를 보면 더욱 의심스럽다. 로켓 엔진에서 뿜어져 나와야 할 배기가스의 분출 장면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도, 마치 튼튼한 줄로 매달아 확 끌어올리는 것처럼 착륙선이 갑자기 상공으로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 달 표면에 찍힌 버즈 올드린의 발자국 
이에 대해 음모론자들은 스튜디오에서 달 착륙선 모형을 줄에 매달아 착륙시키고 이륙하는 장면을 촬영한 증거라는 논리를 편다.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달에 선명히 남아 있다는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의 발자국도 달 착륙 조작설의 증거로 꼽힌다. 달은 지구 중력의 1/6밖에 되지 않으므로 사람의 몸무게도 지구에 비해 1/6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닐 암스트롱의 몸무게는 달에서 네댓 살 어린이 정도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도 물기 하나 없이 바짝 말라 있는 달의 지표면에 암스트롱의 발자국이 왜 그리 선명하게 찍힌 것일까.

빌 케이싱은 이에 대해 “달 착륙선의 강력한 로켓 엔진이 분사되면서 달 표면의 흙먼지가 날아가 버리고 없을텐데도 착륙선 바로 옆에 그처럼 선명한 발자국이 찍히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음모론자들이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고 주장하는 또 하나의 증거는 ‘의심스러운 조명’들이다.

달에 존재하는 유일한 빛은 태양뿐이므로 이로 인해 생긴 그림자는 모두 동일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야 한다. 즉, 그림자가 모두 평행이어야 하며 결코 교차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폴로 프로젝트 당시 달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면 그림자들이 한 방향이 아닌 여러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음모론자들은 사진을 찍은 장소에 여러 개의 조명이 있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또, 그림자 속에 가려진 어둠 속에서 유난히 선명하고 밝게 찍힌 사진의 모습도 문제시 된다.

파묻힌 십자초점의 미스터리

달 착륙선의 큰 그림자 속에 서 있는 우주인 사진의 경우, 다른 조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헬멧의 유리에 반사된 모습까지 선명하게 찍혀 있다. 다른 사진에서는 태양이 달 착륙선 뒤에 있어 앞이 그림자에 묻혀 컴컴한데도 착륙선 앞부분의 복잡한 기계장치들이 선명하게 보이기도 한다.

인공조명과 같은 다른 광원이 없는 달에서 어떻게 그림자에 가려진 부분이 그토록 선명하게 찍힐 수 있었을까. 음모론자들은 이것이 바로 보조 조명장치가 있는 스튜디오 촬영의 증거라고 주장한다.

▲ 분리되기 전의 달 착륙선과 사령선 

달 착륙 사진이 조작됐다는 증거도 제시됐다. 아폴로 프로젝트에 사용된 카메라는 모두 십자 초점을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모든 사진의 피사체 부근에는 십자 초점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십자 초점의 한 부분이 월면차나 우주인 등 사진 속의 물체에 의해 가려져 있는 장면이 종종 발견된다. 즉, 십자 초점이 모든 피사체의 앞으로 드러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사체에 가려져 있거나 지워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음모론자들은 이에 대해 기술적으로 사진을 조작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아폴로호 우주인들이 달에서 활동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중력이 지구와 달라서 뒤뚱거리면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음모론자들은 이 장면 역시 조작설의 한 증거로 내세운다.

달에서 우주인들이 걷는 모습이나 월면 자동차의 움직임 등을 찍은 필름을 2배속으로 돌리면 지구에서 달리거나 움직이는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

또한 음모론자들은 동일한 장소가 반복돼 나타난다는 점도 스튜디오 촬영의 증거로 보고 있다.

아폴로 16호에 대한 NASA의 발표 자료를 보면, 착륙 이튿날 우주인들은 착륙 지점에서 약 4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임무를 수행했다고 돼 있다. 그러나 촬영된 화면을 자세히 보면 이튿날에도 첫째날과 똑같은 언덕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여러 개 발견되고 있다.

달 착륙 조작설을 처음으로 주장한 빌 케이싱은 아폴로호의 달 착륙 장면이 미국 네바다주의 51구역에서 촬영된 것이라는 주장을 편 바 있다. 그에 의하면 러시아 첩보 위성이 51구역을 촬영한 사진 속에 영화 세트장처럼 보이는 격납고를 비롯해 분화구와 황량한 흙으로 덮여서 마치 달처럼 보이는 이상한 장소가 확인됐다고 한다.

밴 앨런대, 통과할 수 없어

그럼 정말 케이싱의 말처럼 아폴로 프로젝트의 달 착륙 사진과 동영상들은 모두 지구에 있는 특수 세트장에서 촬영된 것일까?

한편 달 착륙 조작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당시의 기술로는 인간이 원천적으로 달에 갈 수 없었다는 증거도 제시하고 있다. 그들이 내세우는 건 바로 ‘밴 앨런 방사선대’이다.
 
▲ 그림자 방향이 서로 다르다고 제시된 사진 중의 하나 
1958년 1월 31일 미국은 드디어 자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는데, 그때 매우 중요한 발견을 하나 했다. 지구 1천 킬로미터 상공에 약 수천 킬로미터의 두께로 고에너지 하전입자들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

이러한 사실은 당시 익스플로러 1호에 탑재된 가이거 계수기에 의해 밝혀졌는데, 이 기기를 만든 이가 밴 앨런이라는 미국 과학자였다. 따라서 도넛 모양으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방사선 띠를 밴 앨런대라고 부르게 됐다.

음모론자들은 밴 앨런 방사선대를 무사히 통과하기 위해서는 두께 1미터 이상의 납으로 둘러싼 우주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일 그런 장비 없이 인간이 밴 앨런대를 통과할 경우 강한 방사선 때문에 심한 병을 앓거나 죽게 되는데, 아폴로 우주선은 얇은 알루미늄으로만 처리돼 있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밴 앨런대를 드나들며 달에 다녀온 아폴로호 우주인들 중에서 그 누구도 이상 증세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보면 달 착륙이 조작됐다는 주장이다.
 
또한 태양에서 자기 폭풍이 발생할 경우 밴 앨런대의 방사능 농도가 1천배 정도 높아지는데, 아폴로 16호가 지구 주변을 돌고 있을 때 태양에서 강력한 자기 폭풍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아폴로 16호 승무원들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고 무사히 귀환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아폴로호 우주인들이 착용한 우주복 역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강력한 방사능을 피할 수 없다. 더구나 당시의 기술로 만들어진 액화냉각식 우주복으로는 심한 온도 차가 발생하는 달의 혹독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힘들었다는 주장도 곁들인다.

만일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도대체 미국은 왜 전 세계 인류를 상대로 그런 엄청난 사기극을 연출한 것일까. 음모론자들은 그 이유를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미-소 간의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 때문이라고 본다. (하편에서 계속)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0.09.09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