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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지원/협단체

[이사람] 좋은 음악 창작 토대 만들어 나갈게요

[이사람] 좋은 음악 창작 토대 만들어 나갈게요
백순진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 초대회장
한겨레 서정민 기자기자블로그
» 백순진(61)씨, 사진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 제공
‘사월과…’ 리더에서 사업가로
인디밴드도 망라한 모임 주도
“자선공연·기네스 도전 등 구상”

“싱어송라이터가 ‘문화의 꽃’이라고들 얘기합니다. 비틀스 같은 전설적인 음악인들도 다 싱어송라이터죠. 최근 들어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쩍 대두되고 있는데, 우리 싱어송라이터들이 모여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앞장서려 합니다.”

9일 오후 서울 신문로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백순진(61·사진)씨는 협회 설립 취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70년대 포크 듀오 ‘사월과 오월’ 리더로, 말하자면 1세대 싱어송라이터다.

싱어송라이터들이 뭉치기 시작한 건 2년6개월 전부터. 친목모임 성격으로 모여 어렵고 소외된 이들을 돕는 자선공연을 벌여왔다. 협회 창설을 주도한 백씨와 최백호씨를 비롯해 김도향·서수남·송창식·한대수·윤형주 등 선배 가수, 박학기·나무자전거 등 중견가수,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크라잉넛·허클베리핀 등 인디밴드까지 150여명이 동참하기에 이르렀다. 최백호씨가 수석부회장을 맡았다.

“음악계를 떠나 13년 동안 미국에서 항공 관련 사업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여느 음악인과 달리 비즈니스 관점에서 가요계를 바라보게 됐어요. 답답한 구석이 많더라고요. 최백호를 만나 ‘선배로서 우리가 후배들에게 해준 게 없지 않느냐. 협회를 만들어 후배들을 돕자’고 제안해 의기투합하게 된 거죠.”

백씨는 대중음악인들의 빼앗긴 권익 찾기에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한류, 한류 해도 국내 음반산업이 고사되면 외국에 팔 문화도 없어진다”며 “불법 다운로드를 막고 디지털 음원시장 수익이 창작자·가수에게 지나치게 적게 돌아가는 불합리한 구조를 바로잡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요즘 가요계에 대한 우려도 빼놓지 않았다. 백씨는 “수영복 수준으로 입고 나오는 댄스 뮤직도 필요하겠지만 너무 한쪽으로만 상업적으로 치우치다 보니 정서가 메말라가고 있다”며 “생각할 거리를 주는, 철학이 담긴 노래도 있어야 하는 만큼 방송국 등 관계자들의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디 음악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주문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재능있는 인디 음악인에게 음반 제작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2008년 폐지됐는데, 이를 되살리도록 진흥원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음악이 좋아서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 음악만 하면서도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