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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 생존전략은 ‘콘텐츠’

방송 3사 생존전략은 ‘콘텐츠’
지상파 전체 매출 하락에도 계열PP 승승장구
모기업 콘텐츠 영향 … 재판매로 활로 찾아야
2010년 08월 18일 (수) 15:35:59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
   
 
   
 
방송통신융합 및 뉴미디어의 잇단 출현으로 지상파가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지 오래다. 그렇다면 지상파의 위기는 사실일까. 또 지상파들의 미래전략은 무엇일까.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2009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는 전체 방송매출 점유율에서 36.8%를 기록, 37.3%의 점유율을 보인 케이블PP에 처음으로 추월 당했다.

이는 지상파 망의 위기로 풀이되곤 한다. 지상파 망보다 케이블 망의 매출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지상파 망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

실제로 지상파가 지난해 3조2천5백62억원의 방송매출과 1천9백2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것에 비해 케이블PP는 3조3천3억원의 방송매출과 4천7백7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도 추월했지만, 순이익은 지상파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여기에 종합유선방송(SO)의 매출 1조8천45억원(순이익 2천8백33억원)을 합하면, 더 이상 지상파 망은 케이블망의 상대가 아니다.

지상파 3사 매출은 2008년 대비 1천8백97억원 감소했다. 광고수입 점유율 면에서도 2008년 70%(2조1천9백80억원)에서 지난해 68.2%(1조9천1백83억원)로 2천7백97억원 감소했다. 이 때문에 지상파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반면 지상파 방송사의 계열 PP들의 성과는 괜찮은 편이다.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 계열 PP 10개사는 PP시장 전체매출(홈쇼핑 제외)의 32.6%를 차지했다. 전년대비 6.9% 증가한 4천5백17억원을 기록한 것.

지상파의 광고수익 등 매출이 줄어들고 있고 비 지상파 PP가 고전하는 상황에서 지상파 계열 PP들이 소기의 성과를 내는 이유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모기업인 지상파가 생산한 양질의 콘텐츠가 가진 힘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준 높은 드라마, 오락, 교양 프로그램을 싼값에 사와 시청자와 광고주들의 시선을 동시에 끌고 있기 때문. 이 때문에 지상파들의 미래전략은 ‘콘텐츠’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MBC 계열 PP 3개사의 제작비는 총 1백94억원(1천5백30억원), SBS 계열 PP 6개사의 총 제작비는 2백60억원(1천9백80억원)으로 추정된다. 총 매출 규모와 비교하면 11%를 조금 넘는 수준인 것. 제작비가 비중이 큰 비 지상파PP들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 등 콘텐츠는 지상파가 향후 미래를 헤쳐갈 키워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지상파에서 한번 방영한 콘텐츠를 케이블, IPTV 등에 제값으로 팔아 또 다른 고수익을 내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 SBS가 SBS콘텐츠허브를 만들어 콘텐츠 판매, 유통을 관리하며 수익을 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케이블TV와의 ‘지상파 콘텐츠 유료 재송신 논란’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사실상 지상파들은 제값의 콘텐츠값을 못 받아온 것이 사실. 이 때문에 지상파는 저작권을 주장하며 케이블TV의 행위를 콘텐츠 무단 사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업계는 지상파의 난시청을 보조하는 ‘수신 보조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25일 1심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리느냐에 따라 방송시장에 엄청난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상파의 손을 들어줄 경우 케이블업계는 지상파에 연간 3~4천억원을 지불해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BS 수신료 문제, 민영미디어렙 문제, 종합편성채널 등장, 스마트TV 등 뉴미디어의 확산 등 급변하는 방송환경에서 지상파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은 ‘콘텐츠’에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의 미래 생존은 스마트TV 등 뉴미디어에 적응하는 것에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콘텐츠를 제대로 평가받는 것”이라며 “앞으로 방송의 미래는 컨텐츠와 콘텐츠를 둘러싼 싸움에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3사와 지상파 계열PP의 국내 전체 광고 점유율이 75%가 넘는 상황에서 지상파의 위기를 운운하는 것은 엄살”이라며 “향후 미디어렙이 도입돼 1사1렙 체제가 되면, 파워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광고 영업으로 타업계의 타격이 엄청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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