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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중기 상생협력 시스템이 중요하다

[사설] 대-중기 상생협력 시스템이 중요하다

입력: 2010-08-16 21:07

삼성전자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16일 협력사들로부터 청취한 애로사항과 제안내용을 바탕으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강화를 위한 `상생경영 7대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은 특히 이번 상생협력 방안을 통해 사급제도를 통한 지원과 2, 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보이는 듯하다.

사급제도는 원ㆍ부자재를 협력사가 구입하는 도급제도와 달리 삼성전자가 직접 구입해 구입자금과 금융비용 등을 직접 부담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협력사는 원자재가 변동에 따른 위험요소는 물론 금융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사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은 그동안 허울좋은 상생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대기업은 `갑', 중소기업은 `을'의 입장에서 서로간 실질적인 상생협력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대-중소기업간 거래 중에 심각한 문제는 대기업의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다. 납품단가 인하는 협력사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채산성이 악화되면 신규투자 감소로 기업 경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협력사들에 대해 그동안 납품단가 인하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는지 돌이켜 볼이다. 삼성은 자사 협력사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삼성과 거래하면 할수록 손해를 본다는 협력사들의 얘기를 흘려듣지 말아야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삼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그만큼 짊어져야 할 책임감도 막중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서 엄청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2분기에도 매출 37조8900억원, 영업이익 5조1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이러한 실적은 삼성이 홀로 잘해서 이룬 성과는 아니다. 삼성과 거래하는 수많은 협력사들의 피와 땀이 함께 어우러진 결과물인 것이다. 그러나 삼성의 사상 최대의 실적이 협력사는 외면한 채 삼성만의 잔치로 끝난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삼성이 이번에 내놓은 `상생경영 7대 실천방안'은 지금까지 협력사들에 대한 상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삼성의 상생방안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대통령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강조하면서 적극 나서지 않았다면 삼성의 상생경영 방안은 유야무야로 그쳤을 지도 모른다.

삼성은 성장 가능성이 큰 1차 협력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일정자격을 갖춘 2ㆍ3차 협력사의 1차 협력사의 전환에 제한을 두지 않는 등 2ㆍ3차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종합지원책도 마련했다. 삼성의 이러한 상생협력 방안이 허언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의 진정한 상생을 위해 이번에 내놓은 상생협력 방안을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은 시스템이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대기업들이 원가계산서를 수시로 협력사의 이익을 삭감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중소기업인 협력사에 대한 원가보장이 시스템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을 참고할 만하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그 장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디지털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