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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 연세대 교수 `아이폰 열풍` 진단

황상민 연세대 교수 `아이폰 열풍` 진단
"모바일인터넷 실현 사용자 열망 해결"

조성훈 기자 hoon21@dt.co.kr | 입력: 2009-12-27 21:02 | 수정: 2009-12-29 18:00



"그동안 인터넷사용자들이 가장 원했던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접속을 본격적으로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아이폰에 대한 광적인 지지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겁니다."

국내 소비자 심리학분야 권위자인 연세대 황상민 교수는 아이폰 열풍과 이에 대한 사용자들의 절대적 지지현상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어떤 나라보다 유선인터넷에서 앞선 사용자들이 그동안 통신사와 제조사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휴대폰을 통한 무선 인터넷 이용에 제한을 받아왔고 이에 대한 열망과 분노가 때마침 진입한 아이폰을 통해 폭발했다는 것이다.

황교수는 "사용자에게는 마치 간접 선거로 대통령을 뽑다 국민투표를 통한 직접선거로 바뀐 것과 같은 충격"이라면서 "사실 통신과 인터넷은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인터넷 연결을 막아온 것은 통신사 아니냐"고 지적했다. LG텔레콤의 `오즈'가 후발사의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각광을 받은 것 역시 이같은 소비자의 욕구를 일부 해소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이폰 사용자들의 맹목적 지지현상이 `스톡홀롬 신드롬'과 연관짓는 일부 시각에 대해 "오히려 그동안 볼모로 잡혀온 것은 국내 사용자라고 보는 게 맞다"면서 "무선인터넷의 족쇄에서 풀린 사용자들이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 절대적 옹호로 이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 교수는 통신시장이 비교적 개방된 해외에서 아이폰의 인기에 대해서는 달리 해석했다. 해외에서는 아이폰 소유자가 새로운 디지털 문화의 선구자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만큼, 일종의 문화코드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다만 "흥미로운 것은 아이폰이 수 천 만대가 넘게 팔린 만큼 더 이상 소수가 아닌데도 이제는 젊음의 코드로 위상이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통신사와 제조사들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아이폰 발매초기부터 접해왔다는 황 교수는 "애플 아이폰 부품의 상당수를 공급할 만큼 IT기기 제조에서 최고의 수준에 오른 국내 제조사들이 그동안 아이폰을 흉내낸 제품을 만들어왔다는데 화가 난다"면서 특히 "국내 스마트폰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상징이나 문화코드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조사들의 접근법을 `디지털 세대'와 `논(Non) 디지털 세대'간 차이에 비유했다. 황 교수는 "논디지털 세대에게 핸드폰은 그냥 통화하는 기계일 뿐이지만 그들 역시 과거 1970, 80년대 소니의 워크맨에 열광했었다"면서 "스티브잡스는 아이폰을 통해 소니 워크맨과 같은 경험을 세대간에 전이시킨 반면, 워크맨 이후 단순한 공장식 사고에 매몰된 소니는 몰락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황 교수는 "적극적 소비자층과 열정적 에너지를 지닌 IT선진국 대한민국의 통신사와 제조사 경영진이라면 논디지털의 구시대적 사고를 빨리 벗어 던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조성훈기자 hoon21@

디지털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