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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효과` 관광객 급증 하회·양동마을 현지 르포

`세계유산 효과` 관광객 급증 하회·양동마을 현지 르포
"등재결정 소식 듣고 휴가지 바꿨어요"
기사입력 2010.08.03 16:42:32 | 최종수정 2010.08.03 19:13:2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하회ㆍ양동마을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되면서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있는 관광객들.

3일 오후, 하회마을 입구를 4㎞ 남겨놓은 지점부터 차가 꽉 막혀 움직이지 않았다. 주차 공간도 부족해 주차요금정산소에서 마을 입구까지 2차로 길 양옆으로 `개구리 주차`를 해둔 차들이 가득했다. 바로 전날 하회 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1만명이 넘어 작년 평일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30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탈춤전수관`에서는 자리가 모자라 관광객들이 좌석 뒤쪽으로 빙 둘러선 채 탈춤을 구경했다.

같은 날, 경주 양동마을도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세계유산 등재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2일 양동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5000명가량. 등재 전 관광객이 하루 평균 400~500명에 불과했 데 비해 10배나 증가한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효과`로 하회ㆍ양동마을이 여름 휴가지로 각광받고 있다. 하회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1일 등재 발표 이후 사흘 연속 1만명을 넘었다. 작년 8월 초 평일 하루 관광객이 6000명 안팎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대폭 증가한 수치다.

양동마을의 관광 시너지 효과는 하회마을보다 큰 것으로 파악됐다. 하회마을만큼 잘 알려지지 않아 등재 이후 관심이 더 큰 폭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 역시 크게 늘고 있다. 양동마을은 입장료를 받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잡히지 않지만 마을이 생긴 이래 이런 인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는 게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양동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은 "와 이런 곳이 있구나" "이렇게 오래된 양반집이 있구나"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1999년 영국 여왕 방문 당시부터 하회마을에서 일하고 있다는 장부일 씨(59ㆍ문화관광해설사)는 "본래 여름방학 때면 관광객이 늘기는 했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처음 본다"며 "문화관광부 차관과 안동 부시장도 하회마을을 방문하려다 차가 너무 막혀 돌아갔다"고 전했다.

관광객 중에는 미리 세워두었던 휴가 계획을 접고 하회마을을 찾은 사람들도 많았다. 정영주 씨(41ㆍ경기도 수원) 역시 세계문화유산 등재 소식을 듣고 부산으로 가려던 휴가 계획을 변경했다. 함께 온 아들 사윤제 군(9ㆍ수원 동수원초등학교 3)은 "책에서만 보던 한옥들을 실제로 보니 조상들의 정성이 느껴져 좋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안동시 측은 하회마을의 관광객이 등재 전보다 20% 늘었다고 3일 밝혔다. 하회마을의 성인 입장료는 2000원으로 지난 2일 판매된 입장권은 6600장이었다. 65세 이상 노인과 어린이(미취학 아동)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하회마을 중 인파가 특히 몰리는 곳은 조선 초ㆍ중ㆍ후기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양진당(보물 제306호)ㆍ충효당(보물 제414호) 등이다. 하회마을과 역사를 함께하고 있는 수령 600년의 삼신당 느티나무 주변 역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안동시는 하회마을의 세계문화유산등재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부용대에서 하회탈 실경 뮤지컬인 `부용지애`를 공연하고 15일까지 월ㆍ목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후 2시부터 마을 입구에서 `하회별신굿 탈놀이`도 공연한다.

[안동 / 경주 = 정아영 기자 / 사진 = 김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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