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벤처투자자금 8000억 풀린다
신성장 분야 정부지원 활발
국민연금 등 잇따라 펀드 조성
일부 우량업체 쏠림현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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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인 한국벤처투자는 다음 주에 올해 3차 출자금의 운용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지난 6월 2차 출자금 795억원과 일자리창출펀드 1190억원의 운용사를 선정한 데 이어 당초 예정에 없던 3차 출자를 통해 추가 펀드 조성에 나서는 것이다.
투자계획이 확정되면 한국벤처투자의 출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의 3751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벤처투자는 3일에도 외자유치 등을 통해 4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펀드를 결성했다.
◆하반기 벤처투자 봇물
앞서 지난달에는 국민연금이 9000억원 규모의 사모투자펀드(PEF) 투자를 위해 운용사 9곳을 선정했으며,정책금융공사도 470억원을 출자해 500억원 규모의 녹색산업펀드를 조성했다. 정책금융공사는 이달 중 1조5000억원 규모의 신성장동력산업펀드도 만들 예정이다. 이 밖에 우정산업본부와 행정공제회 등이 투자펀드 설립을 추진 중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상반기 벤처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하는 등 투자 열기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통상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의 투자 규모가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 벤처투자 규모는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에 육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성태 IBK캐피탈 IB팀장은 "정책금융공사가 LP(펀드자금을 대는 유한책임투자자)로 나서는 등 LP가 다각화된 데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전체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며 "특히 최근 녹색산업을 비롯한 신성장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강화되면서 재생에너지,대체에너지,바이오 등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투자펀드의 경우 대개 설립 첫해 자금의 20%가량을 투자한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에만 7000억~80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녹색분야 투자 집중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신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투자 과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운용자금이 증가하면서 일부 우량업체에 대한 '묻지마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자기기 코팅업체 A사 대표는 "최근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투자 유치에 나서는 데 벤처캐피털들이 예상보다 적극적으로 제안해 놀랐다"며 "액면가의 23배수 조건으로 투자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벤처업체 임원은 "외부 투자를 안 받다가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10억원가량을 투자받은 후 추가 투자를 제안하는 벤처캐피털의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거래은행을 통해 로비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 벤처캐피털사 심사역은 "바이오 분야 유망 벤처 업체들의 경우 2~3회씩 투자 제안을 받다 보니 상당한 우대조건을 내거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김윤권 LB인베스트먼트 이사는 "벤처캐피털들이 2000년대 초반 벤처산업 붕괴에 대한 아픈 기억 때문에 지금은 투자기업을 무차별적으로 늘리기보다 개별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며 "하지만 IT,바이오 등 특정 업종에 대한 투자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버블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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