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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인맥관리·지인들과 트위터… 이런 남성들이 30∼40대라고?

스마트폰으로 인맥관리·지인들과 트위터… 이런 남성들이 30∼40대라고?

국민일보 | 입력 2010.07.13 18:29

회사원 최창경(36)씨의 '보물 1호'는 아이폰이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뉴스를 체크하는 것은 물론 이메일 확인, 트위터 인맥관리까지 아이폰으로 해결한다. 유명인사나 지인들의 트위터를 팔로(follow)하면서 관계를 쌓아가는 게 최씨의 취미다. 미혼인 최씨는 "아직까지는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서인지 소득의 대부분을 취미나 여가활동에 쓴다"며 "디자인이 예쁜 IT 기기에 관심이 많아 곧 아이패드도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정한(47)씨는 회사에서 '간지 부장'으로 통한다. 슬림한 정장에 앞코가 날렵하게 빠진 갈색 구두를 즐겨 신는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벨트나 넥타이, 시계는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명품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다. 유씨는 "되돌아보니 나를 위한 투자에 너무 인색했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부터라도 외모를 가꾸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30∼40대 남성들이 최근 트렌드의 주도층으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태블릿PC, 트위터 등 최신 IT 시장은 물론 유통업계 명품 시장에서도 주요 고객으로 등장했다.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이들은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자신을 위한 지출에 적극적이다. KT의 아이폰 이용자 분석(3월 기준)을 보면 남성은 전체의 64%로 이 가운데 30∼40대가 44%를 차지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 초기 20대의 애플 마니아층이 구매를 주도했다면 점차 30∼40대로 확산되고 있다"며 "30∼40대 남성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실제 아이폰을 써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주위 평판에 따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이패드 역시 30대 남성층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구매대행 업체 몰테일닷컴이 국내 아이패드 구매자 266명을 분석한 결과 30대가 61%로 가장 많았고 20대(20.4%), 40대(17.2%) 순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에서도 30∼40대 남성 고객은 '블루오션'이다. 특히 명품 매장에서 남성 고객의 매출이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올해 상반기 명품 매출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로 이 가운데 30∼40대가 66.7%로 집계됐다.

갤러리아 명품관에서도 올해 상반기 명품 잡화를 구매한 남성 고객은 전년 대비 8% 증가했고 매출은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30∼40대가 주로 찾은 스테파노리치, 브리오니 등 명품 정장 브랜드의 월 평균 매출은 1억5000만∼2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결혼을 늦추거나 맞벌이하는 가정이 늘면서 30∼40대 남성의 구매력이 예전보다 높아졌고 '가족을 위한 헌신'보다는 자신에게 투자하는 '에고(ego) 소비'를 멋있는 라이프스타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과거와 다른 새로운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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