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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지식

[선진농어업 현장을 가다] 덴마크

[선진농어업 현장을 가다] 덴마크
 
全 세계 돼지고기 시장 장악… 바이오가스·風力으로 녹색성장 진행 中
 
네덜란드가 민영화·자율경쟁·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높였다면, 덴마크는 협동조합·축산기술 선진화·재생에너지 생산증대로 녹색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 세계 3大 돈육 수출국ㆍ연간 200만t 생산
⊙ “덴마크 농민은 항상 혁신 추구. 농업을 융복합 산업으로 만들어”(식품농수산부장관)
⊙ 돈육 가공업체 데니시크라운, 유제품 생산업체 Arla Foods, 맥주회사 칼스버그,
    물류회사 AP Moller Maersk 등 재계순위 1~4위 모두 농업 관련 회사
⊙ 바람과 바이오가스 이용해 에너지 자급국가 달성, 풍력발전기 세계시장 40% 차지
白承俱 月刊朝鮮 기자 (eaglebsk@chosun.com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국제선 기차를 이용해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향했다. 화산재로 국제공항이 마비된 탓에 기차역에 승객이 몰렸다. 코펜하겐까지 가는 데 기차를 네 번 갈아탔다. 장장 12시간 동안, 그것도 입석으로…. 중간중간 기차 바닥에 주저앉았지만 통로에도 승객이 많아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덕분에 허벅지에 근육이 꽉 올랐다. 밤 11시가 돼서야 코펜하겐 중앙역에 도착했다. 양쪽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예약해 둔 호텔 위치를 몰라 기차역 청소부에게 길을 물었다. 청소부의 영어실력이 대단했다. 영어를 잘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어릴 때부터 ‘말하기 영어’를 배웠다고 한다. 북미유럽의 강소국(强小國) 덴마크의 경쟁력은 국민의 영어 구사력에서 출발했다. 수도(首都) ‘코펜하겐’의 뜻이 무역항(코펜은 Trade, 하겐은 Harbor)이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덴마크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농축산물, 수출액의 15% 차지
 
유럽 최대 돈육 가공업체인 데니시크라운 공장에서 가공 중인 돼지고기.

 덴마크의 국토면적은 우리나라의 43%에 불과하다(430만ha). 인구는 서울의 절반도 안된다(550만명). 그런데 1인당 GDP는 6만 달러로 우리의 세 배다. 이렇게 작은 나라가 이토록 잘사는 비결은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비밀은 농업, 그중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축산물에서 찾을 수 있었다.
 
 덴마크의 주요 수출 농축산물은 돼지고기, 치즈, 버터다. 국가 전체 수출액의 15%를 차지한다. 덴마크는 농축산물 수출에서 무역수지 흑자 60%를 기록하고 있다. 농축산물의 70%가 육가공 제품이며, 이 중 절반이 돼지고기다. 요컨대 덴마크는 돼지고기를 수출해 먹고사는 셈이다.
 
 기자는 덴마크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돈육(豚肉) 가공업체 ‘데니시크라운(Danish Crown)’을 방문하기로 했다. 칼슨 라스무센(Karsten Rasmussen) 덴마크 농식품협회 무역담당 매니저의 말이다.
 
 “데니시크라운의 역사는 100년이 넘어요. 세계 3대 돈육 가공업체 중 하나로 유럽에서는 최대 규모입니다. 유럽 사람들이 말하는 ‘덴마크 돼지고기’는 이 회사가 생산한 고기지요. 1882년 설립 이후 100년 동안 수십 차례의 인수ㆍ합병을 거쳤습니다. 이 회사는 덴마크 양돈 농가 대부분이 주주로 참여하는 ‘협동조합 회사’입니다.”
 
 칼슨 라스무센 씨에 따르면, 덴마크는 협동조합의 나라다. 덴마크에서 큰 기업들은 대부분 농업 관련 회사다. 데니시크라운을 비롯해, 세계적인 유제품 생산업체 Arla Foods, 맥주로 유명한 칼스버그, 물류회사 AP Moller Maersk 등이 기업순위 5위 이내에 든다.
 
 
 IT기업 연구소 같은 도축ㆍ가공공장
 
칼슨 라스무센 덴마크농식품협회 무역담당 매니저.

 코펜하겐에서 승용차로 3시간을 달려 덴마크 동쪽 유틀란트 반도에 위치한 데니시크라운 홀슨스 도축ㆍ가공공장에 도착했다. 평화로운 들판에 들어선 이 공장은 마치 IT기업의 R&D연구소처럼 깔끔했다. 공장 안내실에서 만난 야네트 폴슨(Agnete Poulsen) 데니시크라운 고객담당 매니저가 기자를 친절히 맞이했다. 그녀에게 “공장 외견이 돼지 도축장 같지 않다”고 했더니 “설계단계부터 건물 외관과 내부 시설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2005년 완공된 홀슨스 공장은 연간 돼지 4100만 마리를 도축한다. 덴마크의 이웃나라 스웨덴에서 도축되는 수(3800만 마리)보다 많다. 공장 전체 면적은 8만2000㎡이며 전(全) 과정이 자동화돼 있다. 일부 과정에서는 로봇이 일을 대신하기도 한다.
 
 데니시크라운은 덴마크에 13개 공장을 두고 있다. 전체 공장의 총 매출액은 90억 달러(10조8000억원)에 달한다. 독일과 스웨덴, 영국, 러시아, 폴란드 등에도 10여 개의 해외공장이 있다. 데니시크라운의 전체 직원은 2009년 현재 2만4200여 명(국내 1만여 명)이다. 폴슨 씨는 “이곳 홀슨스 공장에는 1500여 명이 근무하는데 이 중 100명이 정부기관에서 파견 나온 사람이다. 이들은 도축ㆍ가공ㆍ포장 등 전 과정을 일일이 검사한다. 최고의 품질, 최고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감독기관의 철저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데니시크라운은 ‘Haccp’라는 품질관리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미국 우주항공산업에서 적용되는 세계 최고의 무균ㆍ무결점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기자는 돼지 도축 전 과정을 지켜봤다. 먼저 도축을 앞둔 돼지 대기실을 찾았다. 이곳에는 3000여 마리의 돼지가 8마리씩 그룹별로 나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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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