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인터뷰

[취재파일] 한콘진의 '콘텐츠 가치 평가 모형', "현실과 안맞다"

[취재파일] 한콘진의 '콘텐츠 가치 평가 모형', "현실과 안맞다"

날 짜 : 10-06-30 12:23 추천 : 0
  태그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광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이 만든 '콘텐츠 가치평가 모형'이 콘텐츠 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모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를 주도한 한콘진의 수장이 관련 내용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콘텐츠 가치평가 모형'은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 등 무형가치에 대한 새로운 평가기준을 제시해 업계에 대한 금융권의 투?융자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고안됐다.

문화부와 한콘진은 29일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홀에서 '콘텐츠 가치평가 모델 모형개발 발표회'를 열고, 한콘진과 기술보증기금,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8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된 콘텐츠 가치평가 모형을 발표했다.

모형은 방송,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5개 장르에 대한 융자형 등급모형과, 투자형 가치평가 모형(캐릭터 제외)의 두 가지 형태로 개발됐다.

융자모형은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성공요소를 평가 기준으로 채택하고, △제작인프라, △콘텐츠경쟁력, △가치창출 등 콘텐츠 특성을 반영한 평가지표로 구성했다.

투자모형은 장르 특성에 맞는 변수를 선정해 사례분석을 통해 예상 수입을 산출하는 모형이다. 경제적 가치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업계 전문가 의견과 광범위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예를 들면 게임의 경우 융자모형은 경영진의 팀워크, 콘텐츠 우수성, 재접속률, 유료화 가능시기 등을 평가한다. 투자모형은 예상 동시 접속자수 예측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추정하게 된다.

또한, 드라마의 경우 융자모형은 작가역량, 선판매현황, 방영확정성, 시나리오 대중성 등을 평가한다. 투자모형은 매출의 핵심인 광고수입 예측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추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현실과는 동떨어진 모형"이라고 지적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한콘진이 제시한 융자모형 지표에는 시나리오와 영화 작품성 등의 항목이 빠져 있다"며 "이는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캐릭터 제작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산업은 유통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며 "지표 중 유통 부분을 삽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게임 업계 인사도 "요즘 게임시장은 게임 제작사가 게임을 만들고 퍼블리셔에 게임 유통을 맡기는 상황"이라면서 "게임 제작사가 투,융자를 받아야 하는데 마케팅 역량 부분을 지표로 설정한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참석자들의 지적에 이재웅 한콘진 원장은 "가치평가 모델에 대해서 보고만 받았다. 지표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면서 "이번 가치평가 모형은 완성품이 아닌 아직 진행 중인 사인이다. 향후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더 반영해서 지표를 보완하겠다"고 해명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의 수장이 발표회를 열면서 관련 내용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너무한 처사라고 생각된다"며 "제대로 된 가치평가 모형이 나와서 게임업계 뿐 아니라 콘텐츠 업계가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제작에 몰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한콘진이 제시한 콘텐츠 가치 평가 지표

/ 김관용 기자 kky1441@


<저작권자ⓒ '게임채널 No.1' 머드포유.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