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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스토리텔링

눈치 빠른 ‘스마트 TV’ 시대가 온다 스마트 TV 시장 놓고 구글과 애플 한판 승부

눈치 빠른 ‘스마트 TV’ 시대가 온다 스마트 TV 시장 놓고 구글과 애플 한판 승부 2010년 06월 30일(수)

구글은 지난 5월 공식 발표를 통해 올 하반기 ‘구글TV’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애플TV’라는 셋탑박스를 선보인 바 있는 애플도 곧 디스플레이 화면을 지닌 TV 수상기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구글과 애플의 TV 산업 진출은 곧 스마트 TV 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바보상자’로 불렸던 TV가 눈치 빠른 ‘스마트(smart) 박스’로 과연 변화할 수 있을지 그 성공 여부에 대한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부정적 입장에서는 다양한 입·출력 방법을 가진 능동적 TV를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스마트폰처럼 복잡한 기능을 지닌 TV를 소비자들이 소화해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긍정적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항상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의 소비자는 지금의 소비자와 다르다는 것이다. TV가 더 이상 가족용 기기가 아닌 개인용 기기로 변화할 수 있으며, 많은 소비자들이 TV를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 텔레비전이 '바보상자'에서 '스마트TV'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 양방향 TV 넘어선 스마트 TV의 개념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LG경제연구원은 ‘미리 본 스마트TV 시장’이란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TV를 단순히 인터넷이 되고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TV 정도로 보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양방향 TV는 브로드밴드 TV, IPTV 등의 모습으로 이미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smart)’의 개념은 양방향 TV 개념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한영수 연구위원은 “TV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실행할 수 있어야 하며, 자유롭게 ‘Social Network’에 접속해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개인정보 단말기인 PDA폰과 스마트폰을 비교했다. 과거 PDA폰은 터치스크린, 노트북, 무선 인터넷 기능 등 일반 휴대폰과 비교해 많은 정보를 손쉽게 취급할 수 있는 다기능적인 특성을 갖고 있었다. 스마트폰과 비교해 기능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PDA폰을 스마트폰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한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스마트폰을 통해) 자유롭게 ‘Social Network'에 참여할 수 있으며, 또한 (소비자들 간에) 다양한 서비스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TV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개인용 컴퓨터에서 TV 방송을 볼 수 있는 PCTV가 기능 면에서 스마트TV보다 우월할 수 있지만 PCTV를 스마트TV를 같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스마트TV를 새로운 TV수상기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고, 스마트폰 특유의 서비스 측면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을 고려했을 때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 TV 선언’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는 콘텐츠를 잘 만들어 소비자에게 잘 전달해주는 회사, 화질 좋은 TV수상기나 다양한 기능의 셋톱박스를 만든 회사가 TV 시장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스마트TV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이런 구분이 매우 모호해지면서 결국 서비스의 질이 그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영수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다시말해 TV에도 휴대폰처럼 다양한 서비스가 부가되면서 기존 TV의 모습을 급격히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 애플, 주요 방송사들 스마트TV 시대 준비

구글과 애플은 물론 주요 방송사들은 그동안 TV의 스마트화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ABC, NBC, Fox 등 미국의 메이저 방송사들은 상호 연합해 ‘훌루(hulu.com)’라는 온라인 방송 및 비디오 서비스 회사를 만들었다.

▲ TV의 진화(자료: LG경제연구원) 

방송사들도 콘텐츠 제작 및 방송 시장에서 벗어나 ‘온라인을 이용한 서비스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케이블 TV 사업자들이나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들도 마찬가지로 ‘밸류 체인(Value Chain)’의 확장 및 새로운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콘텐츠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기업을 적극적으로 M&A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미국 케이블 TV 사업자인 컴캐스트(Comcast)의 NBC 유니버설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다른 케이블 방송업체들도 웹 기반 TV 서비스인 ‘TV Everywhere’를 가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 역시 TV 스마트화의 핵심 밸류 체인인 ‘서비스 플랫폼’에서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이 두 기업이 다른 기업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부분에서 다른 기업들과의 뚜렷한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 연구원은 분석했다.

구글과 애플을 중심으로 전개될 TV의 스마트화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스마트화가 급속히 다가온 휴대폰처럼, TV의 스마트화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TV의 스마트화가 휴대폰처럼 진행될지는 미지수지만 기존 TV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대부분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6.3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