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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스토리텔링

경쟁적 유료방송시장, IPTV서비스 동향과 전망

경쟁적 유료방송시장, IPTV서비스 동향과 전망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 김영수

 

 

 

IPTV서비스의 상용화 1년 만에 200만 가입자를 돌파한 가운데 경쟁적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내 최초의 유료방송서비스인 케이블방송은 10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데 30개월, 위성방송은 19개월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IPTV의 가입자 증가폭은 경쟁적 유료방송시장 구도에서 유례없는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2009년 10월 기준 IPTV 가입자는 이미 200만을 초과하였고 2010년 4월 현재 230만 가입자를 상회하고는 있으나 같은 기간 유료방송시장내 점유율(penetration) 증가 추이는 매우 둔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로는 지속적인 케이블방송 가입자들의 이탈 현상과 IPTV의 HD콘텐츠 및 위성방송 콘텐츠 제휴에 따른 위성방송 가입자 흡수 등 호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업계 추산 약 30% 내외의 무료 이용가입자들의 유료서비스 전환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가입자 증감이 상쇄되는 이른바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전체 가입자의 약 83%(191만 가구, 2010년 4월 기준)가 실시간 채널 이용 가입자라는 측면에서 킬러 콘텐츠로 평가받는 지상파 및 PP 채널 이용이 IPTV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다는 현상은 매우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KT(QOOK TV), SK브로드밴드(B tv), LG텔레콤(myLGtv) 3개 IPTV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6년 VOD 중심의 Pre-IPTV서비스를 개시한 SK브로드밴드는 업계 최초로 시장에 진입하였으나 작년부터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한 KT에 가입자수 1위 자리를 내주었다. 한편, IPTV서비스 상용화의 계기가 되었던 실시간 채널 제공은 2010년 5월 기준 QOOK TV가 103개, B tv가 83개, myLGtv가 128개이며 VOD를 포함하여 QOOK TV가 가장 많은 9만여 편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KT는 지난 2009년 8월 위성방송사인 스카이라이프와의 업무 제휴를 통하여 ‘QOOK TV SkyLife' 상품을 출시하였고 이어 2010년 4월부터는 KT의 ’맞춤형 결합상품‘인 ’QOOK SET'을 출시하여 위성방송 가입자를 유인함과 동시에 스카이라이프의 HD 전문 채널과 3D 입체 방송채널, 초고속인터넷 및 유선전화 등의 서비스를 결합하여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실시간 채널과 VOD 콘텐츠 및 결합상품 등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IPTV서비스의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가입자 증가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때문에 IPTV 사업자들은 기존 유료방송서비스 진영과의 ‘콘텐츠 파워 경쟁’을 넘어 IPTV만의 ‘차별화된 부가서비스’ 등 다양한 전략을 모색중에 있다. 즉, 과거의 콘텐츠 및 채널 경쟁 혹은 결합상품을 통한 가격할인 전략만으로는 추가적인 가입자 유인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IPTV 진화과정은 IPTV 2.0 시대로서 웹2.0 요소가 결합되어 이용자의 참여가 가능한 (OTT 흡수) ’커뮤니티TV'로, 그리고 3자가 개발한 다양한 위젯과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하여 양방향서비스 구성 자체를 이용자가 결정하고 방송 채널을 통해 UGC(User Generated Content)를 공급하는 등의 개인화된 서비스를 일컫는 '퍼스널TV'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웹2.0 기반의 IPTV으로 개방화, 오픈 플랫폼 및 이동성이 부가되고 그 결과 개인 미디어 네트워킹과 이동성을 강조한 모바일 IPTV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휴대전화, PMP 등 모바일 단말기 등에서 구현되는 모바일 IPTV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모바일 IPTV는 통신사업자들의 3-Screen 전략의 한 가지 요소로서 정체되어 있는 국내 WiBro의 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KT가 애플 아이폰에 이어 쇼옴니아폰(SPH-M8400) 출시하면서 모바일 IPTV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KT는 쇼옴니아를 출시하면서 지상파DMB를 탑재하는 대신 이동통신과 WiBro, 무선랜(WiFi) 등 무선망을 이용하여 실시간 방송 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SHOW비디오’ 기능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실시간 채널에 있어서는 위성DMB 수준에 못 미치지만 KBS, MBC, SBS 등 지상파 채널을 포함, 약 30여 개의 채널을 이용할 수 있고 특히, ‘전체 편성표’를 통해 방송프로그램 편성현황을 확인, 접근할 수 있어 지상파DMB 보다 한 수 위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아이폰, 옴니아 등 스마트폰에서의 동영상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모바일 IPTV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으나 사실 ‘SHOW 비디오’와 같은 모바일 IPTV와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됨에 따른 기존 DMB와의 시장 충돌과 규제공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 DMB 업계에서는 ‘SHOW 비디오’를 사실상의 모바일 IPTV라며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현행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에서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IPTV서비스는 제외되어 있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논리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① 멀티캐스팅이 아닌 유니캐스팅 방식이며 ② 품질보장(QoS)형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법적인 의미에서 모바일 IPTV가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규제에서 벗어나 사실상의 모바일 IPTV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열리면서 모바일 IPTV 규제 및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IPTV 사업자들은 모바일 IPTV 논의와 맞물려 OTT, SNS, 앱스토어, 3-Screen 기능 등을 구현할 수 있는 매체인 개방형 IPTV로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개방형 IPTV는 사실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수 년 전부터 그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된 계기는 다름 아닌 애플의 콘텐츠 개방형 아이폰과 엄청날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콘텐츠가 있는 앱스토어의 등장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개방형 IPTV는 무엇인가? 즉, 콘텐츠 사업자가 직접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콘텐츠를 판매하고 IPTV 사업자는 그 중간에서 별도의 수수료를 챙기는 형식으로 폐쇄형 IPTV와는 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단, LG텔레콤의 경우 개발자에게 모든 수익 제공). 따라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콘텐츠는 전혀 제공을 받지 않으며 원하는 콘텐츠에 대해서만 사용료를 지불하여 보다 경제적이고 선택지향적인 IPTV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개방형 IPTV서비스 구현을 위해서는 아래 [그림 1]과 같이 개방형 콘텐츠 플랫폼(OCP, Open Contents Platform)이 필요한데 우선, ①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의 제공, ② 콘텐츠의 저작 및 공급환경이 수신단말과 해당되는 수신단말의 운영체제, 미들웨어, 브라우저 등의 소프트웨어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 ③ 기존 구축된 수신단말, 네트워크 등 서비스 인프라를 그대로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어야 한다는 점 등이 개방형 콘텐츠 플랫폼의 필수 요소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요소의 반영과 관련 법제 정비 등을 바탕으로 개방형 IPTV가 실현된다면 ‘개방화’, ‘개인화’, ‘맞춤형’, ‘서비스 융합’, ‘상황인지’ 등의 다양한 서비스 패턴에 따라 TV, PC, 모바일 단말기 등에서 서비스 구현 가능하여 이른바 ‘통합 서비스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국내 유료방송 보급률이 75%가 넘는 상황에서 급격히 확산될 여지가 크지는 않다. 하지만 IPTV 사업자가 한국의 주력 통신사업자라는 점과 개방형 IPTV를 통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통하여 향후 상당수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이를 통한 IPTV서비스 시장에 대한 규모의 경제가 달성된다면 사업자 입장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고 중기적으로는 케이블방송 가입자가 상당수인 전체 국내 유료방송시장 구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