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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

[사설] 스마트폰 자존심 대결장 된 한국

[사설] 스마트폰 자존심 대결장 된 한국

장윤옥 기자 ceres@dt.co.kr | 입력: 2010-06-08 21:04

스마트폰 전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각 새로운 스마트폰인 아이폰4와 갤럭시S를 출시하고 새로운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표한 아이폰4는 앱스토어 기반의 막강한 소프트웨어 자원에다 뛰어난 하드웨어 제조기술까지 뽐내고 있다. 멀티태스킹을 지원하고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페이스 타임 기능을 추가했다. 화질을 기존 아이폰보다 4배 높이면서도 두께는 9.3㎜로 얇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4를 직접 발표하면서 "기술을 휴머니티, 인문학과 결합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역시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 온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S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탄탄한 하드웨어 기술력에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1㎓ CPU에다 4인치 슈퍼 아몰레드, 9.9mm 두께의 슬림형 디자인, 증강현실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까지 갖춘, 그야말로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란 평가다.

그동안 휴대전화 시장에서 거칠 것 없는 질주를 계속해 온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계는 아이폰의 출시로 촉발된 새로운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뒤늦게 아이폰에 대응하는 스마트폰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아이폰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업계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만드는 동안 국내 업체들은 단순히 하드웨어와 통신기능의 향상에만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도 아이폰과 당당하게 어깨를 겨룰 수 있는 제품이라고 자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좀 다르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안정적인 운영체제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미 해외 미디어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를 방증하듯 이번 갤럭시S의 발표 현장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발한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이 참석하기도 했다.

애플이 새로 선보인 아이폰4는 다음달 중에 국내 시장에도 선을 보인다고 한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이 세계 첨단 스마트폰 시장의 지존을 겨루는 격전지가 되는 셈이다. 누가 최종 승리를 거머쥘 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 모두에서 고객과 눈높이를 맞춘 제품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이번 아이폰4와의 경쟁을 계기로 우리 스마트폰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애플의 장점을 수용하면서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는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 갤럭시S가 이같은 제품의 첫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국내 삼성전자를 비롯한 휴대전화 업체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선전, IT강국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를 바란다.

또 이같은 노력이 성과를 거둔다면 그 효과는 단순히 휴대전화와 이동통신의 발전에 머무르지 않는다. 기업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IT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보안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도 새로운 환경에 맞는 기술개발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히 통신업계의 플랫폼에 머물지 않고 모든 IT솔루션의 디바이스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