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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하며 닮아가는 애플·삼성

경쟁하며 닮아가는 애플·삼성
아이폰 4…멀티태스킹ㆍ영상통화 굿…하드웨어 업그레이드
갤럭시S…한국형 기본앱만 50개 탑재…콘텐츠 풍부해졌네

실물크기 아이폰4와 갤럭시S…8일 8시간 차이로 미국과 한국에서 나란히 공개된 애플의 아이폰4(왼쪽)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위 사진은 실물 크기이며 아이폰4가 갤럭시S보다 조금 작다. 갤럭시S에는 안드로이드용 매일경제 뉴스 앱이 탑재됐다. <김호영 기자>
`눈이 시릴 정도로 화질이 또렷하다. 어떤 휴대폰보다 빠르고 가볍다.`

8일(한국시간)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사의 심장부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에서 전략 스마트폰 `아이폰4`와 `갤럭시S`를 각각 내놓고 글로벌 2차 스마트폰 대전을 예고했다.

애플은 앱스토어로 모바일 생태계를 재정의한 데 이어 `아이폰4`에서는 하드웨어 성능을 대폭 보강했으며, 삼성전자 갤럭시S도 `슈퍼 스마트폰`이란 별명에 걸맞게 한 차원 높은 속도와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애플 로고로 뒤덮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의 월드와이드개발자콘퍼런스(WWDC) 행사장에서 5200여 명의 개발자들이 일제히 환호하는 가운데 등장해 아이폰4를 공개했다. 전 세계 기자 5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아이폰4를 체험하는 미디어 대상 시연회가 마련됐다.

아이폰4를 손에 쥐었을 때의 첫 느낌은 화질이 `눈에 시릴 정도로` 또렷하다는 점이다. 사람의 눈으로는 흠잡을 수 없을 정도의 고해상도 망막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게 가장 큰 특징으로 960×640의 해상도를 지원해 기존 3GS보다 4배나 선명해졌다.

매일경제와 뉴욕타임스, 니혼게이자이 홈페이지를 차례로 들어가보니 아이폰 3GS와는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활자 선명도에 차이가 났다. 아이폰의 e북 수요를 견인하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카메라 기능도 한층 개선됐다. 카메라가 뒷면과 앞면에 1개씩 달려 영상통화를 지원한다. 이 같은 성능은 현존하는 최고 스마트폰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삼성전자 `갤럭시S`는 휴대폰 착용감을 극대화했다. 성인 남자가 한 손으로 휴대폰을 쥐고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터치하는 데 매우 편리하다.

정전식 터치 패널을 탑재해 멀티터치가 가능하다. 빠른 터치 반응 속도도 아이폰과 비교해 손색이 없고 화면 전환도 버벅거림 없이 신속하고 간결하다. 특히 가속도 센서 성능을 높인 덕분인지 손가락 움직이는 속도에 따라 화면 전환이 정밀하게 빨라졌다가 느려진다.

4인치 슈퍼 아몰레드(AM OLED) 디스플레이를 최초로 탑재해 고화질 TV를 눈앞에서 보는 것 같다. 유튜브를 이용해 국내 한 걸그룹 뮤직비디오 동영상을 재생하자 원색에 가까운 화면 질감이 흐트러짐 없이 원형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부족한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휴대폰 배경화면에 한국인의 생활문화를 고려해 엄선한 50여 개 애플리케이션을 기본 탑재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삼성 휴대폰의 콘텐츠가 약하다는 이미지를 일거에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스마트폰 2차대전 승자는…

아이폰4의 외관을 살펴보니 과연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두께가 9.3㎜에 불과해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기존 아이폰의 뒤태는 볼록한데 새 모델은 평평하다.

행사장 와이파이존에서 영상통화를 시도하니 비교적 감도가 좋았다. 와이파이망을 이용해 통화료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멀티태스킹 기능을 살펴봤다.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인 `판도라`를 클릭해 음악을 켜놓은 상태에서 아이폰 웹브라우저 사파리를 눌러 매일경제신문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홈 버튼을 두 번 클릭하니 동시 작업 중인 항목들이 화면 하단 바에 일렬로 표시됐다. 음악을 들으면서 메일을 체크하거나 게임을 즐길 수 있어 편리했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도 속도감 저하를 느끼기 힘들었다. 아이패드에 장착한 A4 프로세서를 아이폰4에 적용해 중앙처리장치(CPU)가 한층 빨라졌기 때문이다.

아이폰으로 e북 보기를 지원하는 아이북스(iBooks) 앱도 인상적이다. 선명한 활자와 사진, 간편한 북마크, 중요한 문구를 색칠해 두는 하이라이트 기능은 종이책을 충분히 대체할 만한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아이북스에서 한 번 내려받은 e북은 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어디서든 공유할 수 있다.

3GS에는 없던 LED 플래시를 뒷면에 달아 어두운 실내에서도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5배 디지털줌이나 초점 조절 기능이 추가돼 웬만한 디지털카메라가 아이폰에 달린 셈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는 아이폰4의 유일한 대항마로 손색이 없었다. 갤럭시S를 손에 쥐자 넓고 시원한 화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휴대전화 전면에는 옵션, 뒤로가기 2개의 터치 버튼과 홈 버튼을 함께 배치해 편의성을 더했다. 아이폰이 홈 버튼 하나로만 구성된 것과는 대비된다.

기본 탑재된 교보 e북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켜 파올루 코엘류 소설 `11분`을 열자 작은 활자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휴대전화로 책을 읽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안드로이드마켓을 터치하고 임시 계정을 만들어봤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G메일 계정을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한글로 떴다. 무료 만화 앱을 하나 내려받기까지 채 2분이 걸리지 않았다. 영어로 쓰인 복잡한 입력 절차를 거쳐야 하는 아이폰 `앱스토어` 사용보다 훨씬 간단했다.

[샌프란시스코 = 황인혁 기자 / 서울 = 손재권 기자 /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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