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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지원

3Dㆍ모바일 혁명 중심엔 `콘텐츠`가 있다

3Dㆍ모바일 혁명 중심엔 `콘텐츠`가 있다

우수 인프라ㆍ콘텐츠 보유 불구 '걸음마 단계'
범정부적 육성정책 '제2 성공신화' 창출해야

■ 디지털 콘텐츠 강국 만들자
1부. 콘텐츠 패러다임 쉬프트
(1) 디지털 콘텐츠 혁명


"향후 영화는 아바타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것이다."

"앱스토어가 없었다면 아이폰은 수많은 핸드폰 중 하나에 불과했을 것이다."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전자기기간 경계는 더욱 모호해질 것이다."

최근 산업계를 강타한 몇가지 `사건'들에서 공통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콘텐츠다. 영화 아바타의 전 세계적 성공이 3D산업 활성화에 불꽃을 피워냈고, 애플 앱스토어는 아이폰을 글로벌 히트상품으로 만들었다. 이어 등장한 아이패드는 콘텐츠 시장구조에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콘텐츠가 모든 산업의 핵심 근간이 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반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다행스러운 것은 모든 정부부처가 콘텐츠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업활성화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타임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디지털콘텐츠 강국 만들자'라는 주제의 공동기획을 통해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현주소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안들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바타로 촉발된 `3D 혁명',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혁명', 킨들에 이은 아이패드로 본격화된 `출판 혁명'까지 가히 디지털 혁명의 전성시대다. 그리고 이들 혁명이 몰고 온 `3D화`, `개방화`, `융합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콘텐츠 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콘텐츠 혁명의 시작이다.

이제 하드웨어와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가 분리된 구도로는 어떤 IT산업도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 이미 세계 경제는 제조업 등 하드웨어 중심에서 문화, 콘텐츠, 서비스 등 감성과 창의력 중심의 소프트 산업 경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단연 콘텐츠다. 애플이나 구글이 무서운 것은 `애플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이 가지고 있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애플리케이션, 즉 콘텐츠 때문이다. 연간 2억대의 휴대폰을 팔고 있는 삼성전자의 순이익보다 삼성전자의 10분의 1에 불과한 2000만대를 팔고 있는 애플의 순이익이 크다는 사실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세계적인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의 말처럼 아무리 훌륭한 전자기기와 플랫폼, 기술도 제대로 된 콘텐츠 없이는 텅빈 용기에 불과하다.

실제 아이폰의 신화는 앱스토어로 대표되는 수많은 콘텐츠 없이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 3D 극장(또는 TV)과 3D 디스플레이가 아무리 빠르게 발전해도 아바타라는 훌륭한 콘텐츠가 없었다면 지금의 3D 돌풍을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각종 전자기기(디지털 TV, 모바일 폰 등) 및 서비스(방송, 통신, 인터넷 등) 발전을 선도할 핵심으로서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콘텐츠 산업은 아직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전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1조4086억달러로 IT 서비스 시장 8198억달러와 반도체 시장 2486억달러를 능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은 344억달러 규모로 8위에 그치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2.4%에 불과하다.

개별 콘텐츠 분야로 보면 상황은 훨씬 더 열악하다. 우선 3D 콘텐츠의 경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3D 입체영화는 단 한편도 없다. 그나마 몇몇 손에 꼽히는 3D 콘텐츠도 테마파크나 전시관용에 불과하다. 3D 시범방송과 실험방송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지상파방송이 자체 제작하는 것을 제외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더욱이 현재 국내에는 영세 3D 콘텐츠 업체가 이용할 수 있는 공동제작 시설이 전무하다. 그나마 상암동 DMC 등에서 일부 시설을 지원하고 있으나, 그마저도 가동률이 90%가 넘는 등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인력도 열악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영화 한편을 3D로 전환하는데 약 3개월 동안 300명의 인력이 요구된다. 신규 제작의 경우는 훨씬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3D 전문인력은 수십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콘텐츠 분야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보급률은 98%에 달하지만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지난 2006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통화료와 정보이용료를 합한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06년 2조972억원에서 2007년 2조584억원에 이어 2008년 1조8972억원으로 하락세다.

특히 실질적인 모바일 콘텐츠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 통신 규모는 세계적으로 2007년 14.9%와 2008년 23%로 성장세를 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2007년에 비해 2008년 그 규모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데이터 매출 비중(17.4%)은 일본(32.5%)의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이동통신사 중심의 폐쇄적 서비스 환경과 음악과 게임 중심의 열악한 콘텐츠 제작 및 유통 환경, 과도하게 높은 데이터 요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나마 최근 들어 KTㆍSKT 등 이동통신사와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가 아이폰이 촉발한 모바일 유통 혁명에 적극 가세하면서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도 다소 햇볕이 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전자출판 콘텐츠 분야의 경우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전 세계적으로 전자출판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 전자책 콘텐츠는 중복 콘텐츠를 제외하면 5만~6만종에 불과하다. 다른 콘텐츠 분야에 비해 법적ㆍ제도적 지원체계가 미흡할 뿐 아니라, 종이책 출판사들의 경영 악화로 디지털 환경 변화에 사실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인력 역시 부재하다.

결국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일부 한류를 통해 입증한 다수의 우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 현재의 상황으로는 결코 디지털 콘텐츠 강국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결론이다.

다행히 정부도 이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디지털 콘텐츠 산업을 국가적 아젠다로 채택, IT산업에 이은 제 2의 성공신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콘텐츠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디지털콘텐츠산업진흥법'을 기반으로 제작ㆍ유통ㆍ기술ㆍ개발 등 콘텐츠 전반을 포괄하는 범정부적인 육성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우선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11개 부처 장관이 참여하는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를 설치하고, 독립기구인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들어 콘텐츠 이용자 보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특히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기술 개발에 집중해 문화기술(CT) 선도국가로서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국가 전체 연구ㆍ개발(R&D)의 0.6%에 불과한 CT R&D의 비율을 2012년까지 국가 R&D 예산의 2% 이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분야별로는 오는 2015년까지 4100억원의 예산을 투입, 국내 전체 영상 콘텐츠의 20%를 3D화하는 등 2조5000억원 규모의 3D 신 시장 창출에 나선다. 이를 통해 2015년 `글로벌 톱 5' 3D 콘텐츠 강국으로 우뚝 선다는 계획이다.

또 전자출판산업 육성을 위해 매년 1만여건의 전자책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등 향후 5년간 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오는 2014년까지 7000억원 규모의 전자책 시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모바일 콘텐츠 육성을 위한 종합계획도 마련 중이다.

한민옥기자 mohan@

공동기획 : 문화체육관광부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