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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보다 소중한, 스마트 피플

입력 : 2010.02.01 14:38

스마트폰 물결이 보다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폰 물결은 ‘손 안의 세상’이라는 보다 거대한 물결 즉 ‘모바일 혁명’의 중심에 위치하며 계속해서 변화와 도전의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바일 혁명’의 주체는 스마폰이라기 보다는 그에 활용되는 각 종 소프트웨어(어플리케이션)를 만들어내는 전 세계의 개발자와 사용자들 즉 ‘스마트 피플’이 아닌가 한다.


특히 아이폰과 앱스토어에 열광하고 환호하는 이들은 트위터와 같은 SNS를 통해 집단 지능화하며 서서히 사회적인 변혁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폰, 앱스토어, 모바일 혁명 그리고 스마트 피플… 그간 무슨 일들이 일어 났고 또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90년대 말, 2000연대 초부터 본격화된 세계 무선인터넷 산업은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수퍼갑’으로 불리우는 이동통신사들의 독점적 운영으로 인해 많은 기업과 사용자들이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세계적인 기업인 단말제조사조차도 ‘수퍼갑’에게 ‘고분고분’ 할 수 밖에 없었고 설사 무리한 요구라 하더라도 들어줄 수 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하물며 일반 중소기업이나 벤처는 어떠했겠는가?


기업뿐만 아니라 고객들도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공정한 선택 기회를 갖지 못했다.


나라도 법도 별 무 소용이었다.   


그런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이던 이동통신사의 ‘수퍼파워’에 도전한 것이 바로 애플이었다.


애플은 아이폰이라는 신무기로 이통사와 맞서 오랫동안 닫혀있던 무선인터넷 시장의 문을 열어 제쳤다. 앱스토어의 시작이었고 세계 IT와 무선인터넷 시장사에 기록될 대사건이었다.


총과 칼이 없었을 뿐이지 그것은 부조리하고 탐욕스러운 기득권에 대한 일종의 전쟁이었다. 그 전쟁에 전세계의 개발자가 환호했다. 이들은 앱스토어에 기록적인 소프트웨어 등록과 다운로드라는 형태로 스스로 참전(參戰)을 마다하지 않았고 전 세계로 전선을 넓혀 나갔으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시장 혁명을 글로벌화 시켜 나갔다.

사진설명: 다양한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국내의 경우에도 ‘내년폰’, ‘다음달폰’ 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아이폰 도입이 지연되었으나 이들의 단합과 지능적 ‘무력시위(?)’로 방통위와 공정위가 움직이고 KT가 일부 기득권을 포기함으로써 그 지루한 밀고 당기기를 마감할 수 있었다.

국내 아이폰 출시는 무선인터넷 시장의 개방과 공유를 향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과 같은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정치적으로도 민주화 이전의 독재정권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무선 인터넷 시장도 아이폰 출시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즉 시장 민주화를 향한 변화의 정도와 성숙도가 문제이지 방향은 정해진 것 이다. 최근 SK텔레콤이 실시한 일련의 개방화 조치가 이를 방증해준다.

국내 개발자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기까지 보여준 일련의 집단행동은 마치 정어리가 포식자에 대항하여 만드는 집단 군무(群舞)와도 같이 자율적이면서도 일사불란했고 또 지능적이어서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충분히 사회 개혁 세력으로서의 잠재력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고 또 그렇게 보아도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이데올로기를 지향하거나 편을 가르는 등의 정치적 성향이 아닌 ‘시장 민주화’를 위한 새로운 개혁세력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이른바 ‘애플빠’, ‘아이폰빠’에 대한 논쟁이다. 애플과 아이폰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맹목적인 추종이 아니냐는 비난이 생겨나고 또 한편에서는 ‘애국심’에 대한 시비도 일어난다.

이러한 국부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은 서로 소통해야 할 집단간의 분쟁과 갈등을 부추겨 개발자와 스마폰 사용자 즉 스마트 피플의 시장 변혁 세력으로서의 의미를 부정하고 축소시킬 가능성이 크다.

여론은 스마트 피플을 오로지 특정사의 특정제품만을 좋아하고 또 무비판적으로 옹호하는 ‘빠그룹’으로 치부해버릴 가능성이 크며 그렇게 되면 건전한 시장 개혁 세력으로 힘차게 발돋움하는 스마트 피플이 우리 사회에서 유리되고 소외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스마트 피플은 스스로를 특정제품 매니아로 한정하여 사회에서 고립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며 이 땅의 무선인터넷 생태계 활성화라는 큰 그림을 가슴에 품고 그에 합당한 화두(話頭)를 던지고 또 그를 위한 담론(談論)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본다.

돌이켜 보면 지난 무선 인터넷 10년 동안 우리는 척박한 환경하에서도 놀랄만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각 종 플랫폼, 어플리케이션, 콘텐츠, 게임 등 필요하면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 없었고 휴대폰도 세계 2, 3위 기업을 가지게 되었다. 개발자의 실력 또한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제 세계 IT는 스마트폰과 태플릿PC 등을 계기로 더욱 ‘모바일 혁명’을 가속화하고 있고 네트웍 또한 사람, 사물을 포괄하는 이른바 ‘메시 네트워크’ 구조로 고도화되고 있다.

이런 전환기에 우리가 세계 무선인터넷 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각 종 기술, 장비, 단말,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에 대한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시장과 생태계를 개방과 공유의 체제로 건전하게 유지시켜 나갈 수 있는 비판 및 대안세력의 존재유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더욱 시장개혁의 아방가르드로서 ‘스마트 피플’의 역할이 기대되는 것이다.

아이폰 도입을 외쳤던 ‘스마트 피플’의 다음 외침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K모바일 류지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