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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꾼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꾼다
유무선 통합으로 e세상 중심…지속 성장 가능하나

아이폰 출시에 힘입어 새해부터 모바일 열풍이 한창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20만명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말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은 IT산업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2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스마트폰 열풍의 핵심에는 ‘모바일 비즈니스’가 있다. 기존 유선 중심 인터넷에서 벗어나 어디서든 자유롭게 데이터 통신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IT 산업지도가 바뀌고 있다. 유선 중심 통신망에서 유무선 통합으로, 음성통화 중심의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포털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의 변화가 그것이다. 김중태 IT문화원 원장은 “5년 뒤쯤에는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모바일 비즈니스 시장은 연 50~100%의 고속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뿐 아니다. 기존 ‘굴뚝산업’에서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모바일 서비스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하고 도태될 수도 있다.

# 서울 한남동에서 일식레스토랑을 하는 원모 사장(34)은 요즘 아이폰으로 손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후즈히어(Whoshere)’란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인근에 아이폰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장을 소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원 사장은 “주변검색을 하면 성별, 나이 등 사람들에 대한 기본 신상정보가 나온다”며 “여기에 따라 가격할인이나 서비스 음식을 준다는 문자를 보내면 아이폰이라는 동질감 때문인지(?) 쉽게 매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비즈니스가 우리 삶을 바꿔놓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열풍으로까지 평가되는 애플 아이폰은 처음 나올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의 한 종류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애플 아이폰은 다른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물론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내놓거나 준비할 만큼 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아이폰이 가장 돋보이는 점은 하드웨어 성능이 아니다. ‘앱스토어(App Store)’로 대표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위주였던 휴대폰 사용 문화를 무선인터넷과 각종 응용프로그램 활용 문화로 한 단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전체 휴대폰 시장점유율은 3% 수준에 불과하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어떤 의미에선 진정한 모바일 비즈니스가시작됐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기기와 이들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라이프스타일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용진 매킨지&컴퍼니 파트너는 “향후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모바일 e메일, 모바일 오피스, 모바일 브라우저 등 기존 인터넷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했다. 기존 e비즈니스 모델의 일부를 모바일이 담당할 수 있다는 설명.

실제 인터넷 시대의 총아였던 개인용 컴퓨터(PC)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의 스티브 프렌티스 부사장은 “2013년경이면 PC 시대가 끝날 것”이라며 “모바일, 특히 스마트폰의 PC 대체가 가속화할 것”이라 주장했다.

모바일 비즈니스의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 위치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트너 측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를 통해 현재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앞서 원 사장의 경우처럼 필요한 때 필요한 방식으로 각종 비즈니스가 가능해진다.

실제 모바일오피스는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기업의 업무환경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시대가 열렸다. 삼성의 옴니아, 애플의 아이폰, 림의 블랙베리 등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이미 사무실을 벗어나 이메일이나 결제, 서류 확인 등 기본적인 오피스 업무를 보는 일은 일상화됐다.

국내에서도 이미 KT, 두산, 다음커뮤니케이션즈, 코오롱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스마트폰을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오피스(Mobile Office)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이, 더 빠르게 일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인터넷 비즈니스의 변화 및 확대는 명약관화다.

모바일 인터넷 활성화로 자동차와 비행기 등 서비스 영역과 콘텐츠, 장소에 관계없이 무선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인터넷 광고와 검색, 행태 및 빈도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PC 화면 중심의 포털사이트는 모바일 기기에 맞추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이미 애플 아이폰 등의 사용자는 포털을 거치는 것보다 애플리케이션 아이콘을 통해 직접 정보를 찾거나 활용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시장 변화와 함께 관련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당장 스마트폰 기기를 둘러싸고 애플과 구글, 기존 휴대폰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애플의 아이폰에 반격하고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구글은 최근 ‘넥스서원’을 내놓았다. 폐쇄형인 아이폰에 대항, 개방형인 안드로이드 OS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글이 모바일 검색과 광고 분야에에서도 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통신업체 또는 콘텐츠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유무선이 통합되는 사실상의 4세대 이동통신 표준을 놓고 통신사업자와 장비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관련해서는 앱스토어 시장이 유통 경쟁을 가속화한다.

애플의 아이튠스를 비롯, 통신사 등 각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앱스토어를 설치 콘텐츠 유통 경쟁이 불붙고 있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도 모바일 시대를 맞아 플랫폼 경쟁을 벌인다.

시장 선점 경쟁

다만 모바일 비즈니스가 유선인터넷 관련 사업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포털 서비스에 대해 “모바일도 결국 인터넷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인터넷 포털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진 맥킨지 파트너는 “모바일에 관한 한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기는 어렵다”면서 “기존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UI(사용자환경)시장 변화는

터치스크린 다음은 ‘목소리’

지난 1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전자제품 전시회 ‘CES 2010’에서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소형 PC인 ‘태블릿PC’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면 키보드 없는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세대 컴퓨팅 기기들은 키보드 대신 음성이나 동작, 터치 등으로 조작하는 사용자 환경(UI:User Interface·사용자환경) )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S는 터치스크린 이후를 이끌 인터페이스로 음성인식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MS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윈도7을 포함해 모바일 OS 및 모바일 검색엔진에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음성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신체동작만으로 게임을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시스템 ‘나탈’을 연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나탈은 사용자의 음성이나 동작을 인식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 기술을 적용하면 게임 속 캐릭터를 이용자와 똑같이 움직이게 할 수 있다. 나탈은 게임기뿐 아니라 컴퓨터 등 각종 IT기기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MS 측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컴퓨터와 사람이 실제 소통하는 것처럼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NUI)로 개발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눈동자를 인식하거나 뇌파를 이용해 IT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는 기술들이 실제 선보이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 소소게임즈는 일본 게임업체 반다이남코게임즈와 손잡고 뇌파를 이용한 ‘생각으로 하는 게임’을 개발 중이다. 전두엽에서 나오는 뇌파를 활용한 기술로 알려진다.

요즘 휴대폰 인터페이스에 대세로 자리 잡힌 터치스크린도 기술진화가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아이폰이 터치스크린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힌 배경에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꾹 눌러 아이콘을 선택하는 이전 정압식 터치방식과는 달리 손가락이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 쉽게 조작이 가능한 정전식 터치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최근 터치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의 시냅틱스가 선보인 ‘퓨즈’도 주목받는다. 이 기술은 한 손만으로 단말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한손으로 휴대폰을 잡고 다른 손을 이용해 문자를 입력하고 아이콘을 선택하는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다. 현재 터치스크린 기술은 휴대폰을 넘어 PC, 노트북, 리모컨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파나소닉에선 ‘이지터치 리모컨’을 선보였다. 오른손으로 리모컨을 잡았을 때와 왼손으로 잡았을 때 리모컨의 자판 배열이 달라지는 게 특징이다. 아이폰의 인터페이스와 유사하게 확대·축소도 가능하다.

이성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디스플레이가 복잡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터치 UI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윈도7’의 출시로 노트PC와 모니터 시장에서도 터치 UI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원거리에서 시청하는 TV는 터치 UI가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음성 UI에서 대해선 “병원, 헬스케어업체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잠깐용어

▷스마트폰 Smart Phone. 움직이는 개인비서라 할 만큼 똑똑한 휴대전화를 말한다. PDA폰에서 진화한 형태로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폰, 림 블랙베리 등이 스마트폰이다.

▷태블릿PC Tablet PC. 태블릿이란 도형입력판이란 뜻으로 태블릿PC는 키보드 대신에 터치스크린을 입력장치로 사용하는 PC를 지칭. 최근 애플의 태블릿PC 출시를 앞두고 다시 주목받고 있음.

▷애플리케이션 Application.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응용프로그램)의 줄임말로 특정한 목적을 위해 개발된 모든 프로그램을 의미. 예를 들어 워드프로세서, 웹 브라우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등 운영체제를 제외한 모든 소프트웨어가 애플리케이션에 속함.

▷앱스토어 App Store.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의 줄임말로 스마트폰용 콘텐츠를 사용자가 편리하게 선택하도록 만든 개방형 모바일 장터. 개발자와 소비자 간의 애플리케이션 유통 및 거래 중개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함.

▷위치기반서비스 Location-based service (LBS). 무선인터넷 사용자에게 사용자의 위치 변경에 따르는 특정 정보를 제공하는 무선 콘텐츠 서비스다.

▷안드로이드 OS(Operating System)

누구나 온라인 콘텐츠를 자유롭게 개발해 안드로이드 시장에 올릴 수 있는 개방성이 최대 장점이다. 가장 보편적인 스마트폰 OS는 노키아 심비안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 림 블랙베리 OS, 애플 아이폰 OS 등이 있다.

▷플랫폼 Platform. 플랫폼은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키는 데 기초가 되는 시스템 환경을 의미한다. 운영체제(OS)의 상위개념이다.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실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 현실환경과 가상환경을 융합하는 복합형 가상현실 시스템(Hybrid VR system)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일본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음. 원격의료진단·방송·건축설계·제조공정관리 등에 활용돼왔는데 최근엔 쓰임새가 위치기반 서비스, 모바일 게임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AP Access Point(액세스 포인트). 무선랜을 구성하는 구성장치 중 하나임. 대부분의 무선인터넷은 단지 유선으로 된 인터넷 신호를 단지 무선으로 변환시켜주는 데, 유선신호를 무선으로 변환해 전파를 송수신하는 장비를 AP 또는 유무선공유기라 한다.

▷Wi-Fi(와이파이) Wi-Fi(와이파이)는 홈 네트워킹, 휴대전화, 비디오 게임 등에 쓰이는 유명한 무선기술의 상표 이름. 초기 설비투자비용이 적고 구축이 용이하고 속도가 빠름. 유무선 공유기를 사용하면 무료로 사용 가능. 다만, 이동 중 사용이 불가능하며 전파의 송수신 거리가 짧아 특정 장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Wibro(와이브로) Wireless Broadband(와이브로)는 무선 광대역 인터넷 기술로 시속 100㎞의 속도로 이동 중에도 사용이 가능하며 전파의 송수신 거리가 Wi-Fi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김병수 기자 bskim@mk.co.kr / 김충일 기자 loyal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42호(10.0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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