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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K -뷰티 편집샵

손대면 아이패드가 마술을 한다

손대면 아이패드가 마술을 한다
한국 신문으론 유일하게 초청받은 이승훈기자의 체험기
아이폰과 비슷 … e북 기능 기대이상ㆍ문서작성은 글쎄

애플이 27일(현지시각) 출시한 태블릿PC "아이패드"에서 본 매일경제 인터넷 홈페이지(www.mk.co.kr).
`빠른 속도와 쉬운 조작은 합격, 넷북 대체는 글쎄…`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 부에나 센터에서 열린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iPad)` 발표회 현장.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패드가 넷북 시장을 대체하면서 전자책 시장에 새롭게 진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블릿PC는 노트북PC보다 작은 형태로 화면에 손으로 직접 입력할 수 있는 방식의 PC다.

신문ㆍ방송ㆍ인터넷 등 전 세계 300여 명의 미디어가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 한국 신문으로는 유일하게 매일경제가 초청받았다. 잡스의 제품 발표 후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날 기자가 체험한 제품은 오는 3월 전 세계 출시 예정인 무선인터넷 와이파이(Wi-Fi) 적용 모델이다. 아이패드의 모양은 아이폰과 흡사하다. 화면 크기만 아이폰이 8.9㎝(3.5인치)인 반면 아이패드는 이보다 3배 가까이 큰 24.6㎝(9.7인치)다. 기본적인 사용자환경(UI)도 아이폰과 동일하다. 상단의 전원 버튼을 이용해 제품을 켜고 화면에 손가락을 대면 터치 기술을 이용해 화면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화면 구성 방식과 홈버튼을 통해 초기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이폰과 똑같다. 애플의 웹브라우저인 `사파리`를 이용해 매일경제 사이트(www.mk.co.kr)에 접속했다.

주소검색창에 손가락을 대면 화면의 절반 정도 크기로 가상 키보드가 팝업창처럼 뜬다. 와이파이를 사용하고 미국에서 한국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는데도 화면이 빠르게 움직였다.

넷북과 비교하기 위해 문서 작업을 해봤다. 이미 제작된 문서를 편집하는 것은 쉬웠다. 손가락을 이용해 사진을 원하는 곳에 붙일 수 있고 두 개 손가락으로 확대ㆍ축소도 가능했다. 도표의 숫자를 수정할 때는 거기에 맞는 계산 프로그램이 가상 키보드 위치에 떴다.

다만 문서를 처음부터 작성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가상 키보드에서 오타가 자주 발생했고 키보드가 화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문서 전체 윤곽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애플이 강점으로 꼽은 아이패드의 e북 기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기본으로 탑재된 프로그램인 `아이북스` 아이콘을 누르면 서가 모양의 화면이 나온다. 여기에 저장된 고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회고록인 `진실의 나침반(True Compass)`을 클릭했다. 화면에 책이 가득찼다. 가로로 들고 있으면 2쪽 보기, 세로로 들고 있으면 1쪽 보기가 지원된다. 손으로 책장을 넘기는 것처럼 화면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휙 움직이면 책장이 넘어갔다. 아마존의 `킨들`과 달리 컬러로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 LED방식 채택 화면밝아…유선인터넷 안돼 아쉬움

=두께 1.27㎝에 무게 0.68㎏배터리 한번 충전해 10시간

아이패드를 손에 쥐니 아이폰처럼 착 달라붙는 느낌이다. 두께는 1.27㎝(0.5인치), 무게는 0.68㎏(1.5파운드)으로 현재까지 나온 넷북 가운데 가장 얇고 가볍다고 하지만 한 손으로 쥘 때는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아이패드가 경쟁 상대로 꼽는 e북인 아마존의 `킨들DX`는 9.7인치 화면 크기에 무게는 0.54㎏이다. 화면은 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아이폰에 비해 훨씬 밝아 보였다.

문자나 숫자를 입력할 때는 가상 키보드가 뜬다. 아이패드가 세로로 있을 때는 키보드가 작아서 넷북에서 하는 것처럼 양 손을 이용한 타이핑이 어렵다. 아이패드를 가로로 놓고 키보드 화면을 키워야 `겨우` 양 손으로 입력할 수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애플은 충전 기능이 있는 키보드를 69.99달러(약 8만원)에 판매한다. 와이파이를 통한 인터넷 작업을 하던 중 사람이 많이 접속하면서 인터넷이 다소 끊기기도 했다.

안정적인 인터넷 작업을 위해서는 넷북이나 노트북PC처럼 외부 랜(LAN) 선을 연결할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기능에서 빠졌다.

동영상이나 음악 감상은 기존 아이폰과 똑같다. 화면 크기가 커지고 해상도도 좋아진 만큼 고화질의 TV를 보는 것처럼 실감 나는 동영상 시청이 가능했다. 사진에서는 이벤트, 장소, 얼굴 등 5개 방식으로 사진을 쉽게 분류하는 맥북의 기능이 추가됐다. 애플이 밝힌 아이패드 배터리 이용 시간은 한번 충전으로 10시간이다. 이는 절반 정도의 디스플레이 밝기에 인터넷과 이메일 작업만 할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동영상 등을 보면 이용 시간은 짧아진다. 아이패드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e북 기능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아이북스(iBooks) 스토어`를 새롭게 만들어 e북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폰보다 화면이 커지면서 실감 나는 게임도 가능해졌다. 아이폰에서 즐겼던 게임을 아이패드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화면을 두 배로 확대해 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해상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기존 14만개의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1시간여 동안 제품을 만져 본 느낌의 결론은 `사고 싶다`였다. 다만 기존 넷북을 대체하는 용도보다는 e북이나 아이폰의 기능을 넓은 화면으로 즐기기 위한 목적이 더 컸다. 아쉬운 점은 카메라 기능이 빠진 점이다. 또 문서 작업을 하면서 멀티 태스킹 기능이 안되는 것과 메모리를 추가로 확장할 수 없는 것도 단점으로 꼽혔다.

[샌프란시스코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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