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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Contents Technology

애플의 반격, 액티브엑스-플래시 퇴출되나

아이폰 앞세워 국내 MS 아성 흔들어... 어도비도 '불똥'
10.04.21 15:17 ㅣ최종 업데이트 10.04.21 15:17 김시연 (staright)

네오위즈인터넷은 21일 음악 포털 '뉴 벅스'를 선보이면서 '액티브엑스(ActiveX) 퇴출'을 선언했다. 벅스 웹 플레이어와 다운로드 매니저에서 액티브엑스를 없애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 익스플로어 뿐 아니라 다른 웹브라우저나 스마트폰에서 자유롭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벅스의 액티브엑스 퇴출은 작은 신호탄일 뿐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일 전문가들이 참여한 '인터넷서비스 이용환경 개선 협의회'를 구성해 국내 웹사이트의 액티브엑스 과다 사용에 따른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도 지난해 5월 '전자정부 웹 표준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2011년까지 전자정부 사이트에 액티브엑스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액티브엑스 개선 연구반'을 통해 개선 방안을 논의해온 방송통신위원회는 20일 '인터넷서비스 이용환경 개선 협의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액티브엑스 개선 작업에 나섰다.
ⓒ 방송통신위 제공
액티브엑스

 

정부-IT업계, 액티브엑스 퇴출 '한마음'

 

액티브엑스란 전자금융결제 관련 보안 프로그램이나 음악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 등을 자동 설치해주는 프로그램으로 MS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서만 작동된다. 지금까지 정부와 금융기업을 비롯한 국내 웹사이트들의 익스플로러 사용률이 98%에 이르면서 파이어폭스, 오페라, 사파리 등 다른 웹브라우저 사용자들은 인터넷뱅킹이나 온라인쇼핑을 이용할 수 없었다. 또 액티브엑스가 각종 악성코드의 온상으로도 지목받으면서 IT 업계에서도 꾸준히 개선 요구를 해 왔다. 

 

지난달 31일 방통위, 행안부 등이 참여한 당정협의회에서 전자금융거래시 공인인증서 의무 규제를 10년 만에 푼 것도 '액티브엑스' 독점 문제와 맞닿아 있다. 당시 스마트폰을 이용한 30만 원 미만 소액결제에선 아예 공인인증서 없이도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벌써 수년째 끌어온 공인인증서 의무화나 액티브엑스 개선 문제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은 아이폰 도입 이후 급변한 무선인터넷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MS 윈도가 국내 PC 운영체제를 거의 독점한 상태에서 정부와 기업뿐 아니라 개인 사용자들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못 느끼다 무선인터넷 시대를 맞아 뒤늦게 국제 웹 표준 벽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당장 사파리 웹브라우저를 쓰는 아이폰에선 액티브엑스 기반 공인인증서 결제가 불가능해 모바일 관련 IT기업과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방통위에서도 지난 1일 인터넷기업 CEO 간담회 이후 '인터넷 규제 개선 추진반'을 만들어 위치정보보호, 본인확인제(인터넷 실명제) 등 자체 규제뿐 아니라 게임 사전 심의, 모바일 뱅킹 결제 등 관계 부처 규제까지 개선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애플에 '팽' 당한 플래시 '우린 억울'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설치 화면
ⓒ 한국어도비시스템즈
플래시

반면 최근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에서 '단계적 축소'를 선언한 '플래시'는 다소 억울한 경우다. 지난 16일 NHN은 모바일 환경을 고려해 네이버 지식쇼핑, 동영상, 영화 등 플래시 콘텐츠를 차세대 웹 표준 HTML5나 자바 기반 AJAX 등 대체 기술로 단계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애플 아이패드나 아이폰으로 네이버를 보는 데 불편함을 없애겠다는 포석이다.  

 

어도비사에서 개발한 플래시 역시 특정 웹사이트 메뉴나 동영상, 광고, 게임 등을 보려면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플러그인' 프로그램이지만 액티브엑스와 달리 다른 운영체제에도 설치할 수 있고 사용자 선택이 가능하다. 최근 애플이 아이폰 운영체제 4.0을 발표하면서 플래시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기로 하면서 불똥이 튄 것이다.

 

지난 20여 년 국내 PC 운영체제와 오피스 등 소프트웨어 시장은 MS 텃밭이나 다름없었다. 이 때문에 애플 매킨토시나 리눅스 등 다른 운영체제 사용자들은 큰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아이폰 국내 출시를 계기로 모바일 시장에선 전세가 뒤바뀐 것이다. 그동안 정부 움직임만 관망하던 IT 기업들이 먼저 액티브엑스와 플래시 퇴출에 나선 것은 이런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