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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탈통신ㆍIPEㆍ스마트` 3색 전략으로 도약

이통 3사 `탈통신ㆍIPEㆍ스마트` 3색 전략으로 도약

KTㆍSKTㆍ통합LGT 이종산업과 융합 가속화
금융ㆍ유통ㆍ자동차 등 영역확장 기업시장 공략

■ 코리아 차세대 엔진 신성장산업
3부. 우리 기업 신성장산업은
⑪ 이동통신 3사 컨버전스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는 지난해 9월 전 작업장에 와이브로를 설치했다. 595만 평방미터(180만평) 전 작업 현장을 하나의 무선 통신망으로 연결한 것. 이로써 조선소 작업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 도면 수정이나 자재 이동 등 경로 파악, 실시간 작업 상황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 예전에는 설계도와 다른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도면을 확인하고 수정하기 위해 사무실을 들락날락하느라 한나절을 보내야 했으나 이제는 와이브로 넷북으로 즉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사무실에서 현장의 넷북으로 전송된 사진과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설계를 수정하고, 선주 쪽 감독원도 현장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해 작업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전통적인 기업들이 경쟁력 제고를 위해 IT와 융합을 잇따라 시도하면서 기업 시장이 통신 사업자들의 새로운 기회로 급부상하고 있다. KT, SK텔레콤, 통합LG텔레콤은 기업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고 있다.

◇통신 3사 잇따라 기업 시장 노크=통신 사업자들이 기업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것은 시내전화,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 등 기존 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통신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던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는 2000년대 하반기 들어 가입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2009년말 기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1631만, 이동전화 가입자는 4794만명에 이른다. 시장 포화로 더 이상 신규 가입자가 늘지 않게 되자 통신 사업자들은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아오기 위해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최근 통신 사업자들은 기존의 통신 시장의 틀을 벗어나 이종 산업과의 컨버전스(융합)를 통해 신규 매출을 창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어가 `탈(脫)통신'이다.

통합LG텔레콤 이상철 부회장은 지난 1월 취임 일성으로 "기존의 통신이라는 틀을 깬 `탈통신'으로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탈통신은 통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통신이라는 틀을 깨고 새로운 통신 장르를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LG텔레콤은 이를 위해 이미 20여개의 `탈통신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LG텔레콤의 탈통신 프로젝트는 컨버전스 환경을 기반으로 한 통신과 이종사업간 컨버전스, 유무선 컨버전스, 통신과 솔루션간 컨버전스가 될 전망이다. 우선은 교육, 유틸리티, 미디어ㆍ광고, 자동차, 헬스케어 등이 탈통신의 주요 영역으로 선정됐다.

LG텔레콤은 기업용 솔루션인 모바일그룹웨어와 관련해 LG 관계사와 시범 사업을 협의중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금융ㆍ유통ㆍ제조 회사들과도 사업 진행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은 이메일, 전자결재 등 기업의 업무를 휴대폰에서 처리 가능토록 구현해 업무생산성을 올려주는 모바일그룹웨어 솔루션으로 법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경우 `IPE(산업 생산성 증대) 전략'으로 대변된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신 시장의 성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은 IPE 전략"이라며 "이를 통해 2020년 매출 목표 20조를 달성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IPE 전략은 통신과 타 산업과의 접목을 통해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을 증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사장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 정체는 일방적인 개인 고객 의존 구조 때문"이라고 진단한 뒤 "IPE 사업은 금융, 유통 등의 비즈니스 영역으로 진출하는 개념이 아니라 해당 산업의 플레이어들이 더욱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윈-윈(win-win)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유통, 물류, 금융, 교육, 헬스케어, 제조(자동차), 주택ㆍ건설, 중소기업(SME) 분야를 8대 핵심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해 관련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KT도 지난 1월 27일 이상훈 기업고객 부문 사장이 S.M.ART(Save Cost Maximize Profit Art) 전략을 발표했다. `스마트(S.M.ART)'는 통신 서비스 회사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고객사의 비용을 경감하고 수익 극대화를 가능케하는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스마트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분야로 `스마트(Smart) 6'를 제시했다. 기업(Smart Enterprise), 소호 및 중소기업(Smart SOHO/SMB), 공공(Smart Government), 빌딩(Smart Building), 공간(Smart Zone), 그린(Smart Green) 등 6개 분야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KT는 2010년에 지난해 매출 실적 대비 약 3000억원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112년에는 글로벌 매출을 포함해 약 5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과 융합, `스마트팩토리'로=사실 통신 사업자들이 기업 시장을 공략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통신사들은 예전부터 기업 고객 부문을 따로 두어 기업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최근 통신 3사의 전략은 단순히 통신 서비스만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통신과 융합을 통해 기업의 업무 효율을 극대화,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업 영업과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

통신과 이종산업과의 융합은 최근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라는 개념을 낳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란 공장 내의 제조공정관리나 사무 업무의 효율성을 정보통신기술과 융합으로 향상시킨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포스코의 `유무선 통합 프로젝트'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스마트 팩토리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모바일오피스의 개념을 넘어 회사 내의 모든 유선전화를 무선 전화로 대체하고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 WCDMA 망을 이용한 광대역 유무선 통합망 체계를 구축, 물류ㆍ설비ㆍ안전ㆍ에너지 절감 등의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프로젝트에 이동통신ㆍ와이파이(WiFi)ㆍ지그비(Zigbee) 등 다양한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해 사물통신(M2M), 위치기반서비스(LBS), 통합관제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을 조합해 제공할 예정이다.

KT와 도시철도공사는 지난 1월 중순부터 지하철 5678호선 148개 역사에서 음성, 문자, 사진(동영상)을 이용한 점검 보수 결과 입력, 고장신고, 접수, 지시 및 조회 등의 업무처리와 분석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유지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철도공사는 휴대폰(쇼옴니아 SPH-M8400)으로 지하철5678호선의 열차 운행을 지원하는 각종 운용 시설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1월 삼성전자의 쇼옴니아와 옴니아팝 8000여대를 임직원에게 제공해 전 사업장에 유무선 통합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기로 했다. 전사적인 스마트폰 도입으로 코오롱은 회사 인트라넷인 아이켄을 스마트폰과 연동해 실시간 서류를 결재할 수 있고 이동중 차안에서나 퇴근 후에도 회사 이메일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지방의 제조공장에서는 공정 및 제고, 설비의 관리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져 안전 및 품질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오피스 시장 2014년 5조9000억원 전망=유무선 통합과 이종 산업간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모바일 오피스 시장은 향후 급성장할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모바일오피스 시장 규모를 2009년에 2조9000억원에서 5년 후인 2014년에는 5조9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희종기자 mind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