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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전략

석달째 수출액 감소 `휴대폰 코리아` 미래가 불안하다

석달째 수출액 감소 `휴대폰 코리아` 미래가 불안하다

스마트폰 전략변화 절실…올들어 석달째 수출액 감소

국산 브랜드 휴대폰의 앞날에 갈수록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급속 선회하면서 우리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하락하는 등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휴대폰 강국'의 이미지도 빠른 속도로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산 휴대폰 업체들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과감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고민이 많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개발해놓고서도 그동안 전략부재로 애플 등에 주도권을 빼앗겼기 때문에 상실감이 크다.

5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수출입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산 휴대폰의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4% 감소한 65억4900만달러(약 7조37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월 21억2000만달러로 3.4%감소, 2월 18억7000만달러로 20.9% 감소, 3월 20억4000만달러로 14.8% 감소하는 등 석달 연속 감소세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외 생산기지 이전에 따라 해외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업계 전문가들은 올 들어 세계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점을 감안한다면 수출액 감소는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스마트폰 시장에서 국산 휴대폰이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애플에 이어 구글까지 부가가치가 높은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해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각각 세계 시장에 2억2710만대(점유율 19.9%)와 1억1790만대(10.3%)의 휴대폰을 판매하며 나란히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외형적으로는 노키아 4억3180만대(37.7%)와 크게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으나,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640만대(3.7%)로 5위를 기록했고 LG전자는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에 내놓은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옴니아1'으로 300만대가 판매됐다.

해외에서 팔리는 휴대폰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작년 삼성전자가 해외에 수출한 휴대폰 평균 판가는 112달러로 전년 대비 23달러 하락했다. LG전자도 84달러로 전년 대비 21달러나 떨어졌다. 일반휴대폰(피처폰)의 판가 하락이 세계적인 추세이긴 하지만 국내 판매가는 오히려 높아져 국내에서 비싸게 팔아 해외 손실을 만회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SA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각각 9.7%, 7.3%에서 올해 8.3%와 4.0%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폰 열풍'을 불러온 애플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0.3%로, 금액으로는 5조원에 달한다. 세계 2위 삼성전자(약 4조1000억원)를 제친 것은 물론 1위 노키아(약 5조2000억원)와 대등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개발자 확보, 모바일 생태계 구축, 하드웨어 경쟁력 확보 등 넘어야 할 관문이 산적해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미래 전략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는 얘기다.

드림위즈 이찬진 사장은 "국내 휴대폰 업체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이어가려면 스마트폰 전략을 총괄하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무조건 고가 전략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보급형 스마트폰이나 일반폰 등으로 다변화하는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zsca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