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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게임개발사 펀컴의 ‘지독한’ 한국사랑

북유럽 게임개발사 펀컴의 ‘지독한’ 한국사랑

세계일보 | 입력 2010.04.03 08:48 | 수정 2010.04.03 15:15 |

'에이지 오브 코난'에 우리 역사·전통 고스란히 담아
개발자 방한 '한국공부'… 네오위즈게임즈 완벽공조






에이지 오브 코난에 등장하는 숭례문?

조선시대 명장 이삼 장군이 코난의 검으로 적장을 베고, 기와집·초가집에다 한국의 상징 남대문이 위용을 뽐낸다. 여기에 장화홍련전·단군신화 등 친숙한 민담과 설화가 게임속 퀘스트로 부여된다. 마치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이 배경은 이역만리 북유럽에서 날아온 게임속 실제 장면이다.

'한국을 먼저 알고 게임을 만든다.'
노르웨이에 위치한 한 유명 게임개발사가 한국을 향해 뜨거운 애정공세를 펼치고 있어 주목을 끈다. 화제의 주인공은 '에이지 오브 코난'의 개발사인 펀컴이다. 단순 통과의례식 현지화가 아닌, 펀컴만의 도드라진 '한국 사랑'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에이지 오브 코난

◆유러피안의 세심한 한국 사랑
펀컴의 애착은 전분야를 망라한다. 개발진들이 한국을 제대로 학습하고 게임에 반영하는 것을 비롯해 한국 시장만을 위한 서체(하이보리안 한글 폰트)도 개발했고, 한국인 캐릭터도 나온다.

특히 한국의 전통 문화를 '고이' 모셔왔다. 조선시대 이삼 장군의 언월도를 모티브로 제작한 '코난의 검'을 중심으로, 활·도끼·부채 등 총 13종에 이르는 다채로운 한국 전통무기를 선보인다. 역사극과 사료를 기반으로 제작한 전통 복장과 방어구 16종이 업데이트 되며, 한국 이름을 가진 NPC(인공지능캐릭터)와 한국 음식 역시 추가됐다.

장승·솟대·성황당 같은 한국 고유의 건축물과 문화재도 살펴볼 수 있다. 국보 1호 숭례문의 경우 게임 내 구현에다, 관련 퀘스트를 즐기게 된다. 이밖에 한국 마을에서 단군의 아버지인 환웅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 유저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세세하게 배려한 점도 백미다. 20명이 넘는 인력이 참여해 영문 성격책 1.5권 분량으로 한글 번역작업을 마쳤고, 단어 5만개를 사전화시켰다. 한글 음성 녹음에는 66명이 20여 시간 분량의 음성 녹음을 완료했다. 이밖에 고대 한국과 중국 등 동양 문명을 배경으로 개발중인 신규 콘텐츠(확장팩 버전)에서는 태권도 모션 캡처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 태권도 공인 3단인 포르투갈 국적의 펀컴 프로그래머가 나섰다.





에이지 오브 코난 태권도 모션캡처

◆한국에 친숙해진 뒤 게임 개발
'에이지 오브 코난'을 총괄하고 있는 펀컴의 수석 프로듀서 크랙 모리슨은 개발진들을 이끌고 2009년 한해 동안만 한국을 10여회 방문했다. 첨단을 걷는 게임기업답게 화상회의를 택할 만도 하지만, 그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취했다. 한국 땅을 밟고 파트너사인 네오위즈게임즈 임직원들과 눈을 맞췄다.

펀컴 개발진들은 한국을 찾을 때마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과 용인 한국민속촌 같은 한국의 역사·전통·문화를 체험할 명소를 들러 '한국 공부'에 시간·노력을 쏟았다. 경험하지 못하거나 부족했던 정보는 네오위즈게임즈가 노르웨이에 손수 전달했다. 한국에서 가져간 사료와 사진, 영상물, 역사극 등을 펀컴 개발진들과 함께 연구하며 한국인 캐릭터와 전통 무기, 전래동화 퀘스트 등을 적용했다. 펀컴은 성공적인 서비스를 목표로 '에이지 오브 코난'의 한국화 작업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을 별도 채용하는 열의도 보이고 있다.

크랙 모리슨은 "한국은 오랜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살아 숨쉬는 나라로 펀컴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곳"이라며 "네오위즈게임즈와 일하며 알게 된 한국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내는 온라인 게임의 메카"라고 강조했다.

◆팀워크로 완벽 서비스 완성
손을 맞잡고 팀워크를 다지니, 능률도 배가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실시된 첫 비공개 시범 테스트에서는 양사의 공조가 빛을 발했다.

펀컴의 운영 책임자가 테스트 기간 한국 네오위즈게임즈에 상주하며 서비스를 직접 모니터링 했는데, 노르웨이 현지 개발팀과 빠른 의사소통을 위해 한국 버전의 프로듀서도 방한해 테스트를 지원한 것. 양사는 평소 주 1∼2회 비디오 컨퍼런스를 활용한 정례회의를 진행하며, 업무 속도 향상과 완벽한 한글화라는 두 가지 성과를 이끌어냈다.

담당자간 24시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전화·메신저 등)도 구축했고, 기술적으로 별도 고속 전용망을 개설해 빠른 데이터 전송에 도움이 되고 있다.

크랙 모리슨은 "한국에서 성공적인 서비스와 흥행을 펀컴의 모든 멤버들이 희망하고 있으며, 한국 게이머들에게 최적화된 콘텐츠 개발은 물론 안정된 개발 지원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월드 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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