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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

[서경이 만난 사람] 이기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서경이 만난 사람] 이기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문화콘텐츠·녹색中企 정책자금 지원 늘릴 것"
재무구조·경영상황보다 미래사업성 집중 평가
고용창출기업 혜택 확대… 2,3명만 뽑아도 금리 우대

정상범 성장기업부 부장 ssang@sed.co.kr
정리=이유미기자 yium@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녹색분야와 지식서비스 등 신성장산업에 정책자금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중소기업을 우리 경제의 튼튼한 뿌리로 키우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이기우(56ㆍ사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에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엔 신성장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주력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진정한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특히 "고용창출기업에 대한 우대지원정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기업들이 2, 3명의 직원을 뽑아도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5명 이상, 10명 이상으로 규정된 고용지원책을 세부적으로 다듬어 보다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올해 중소기업 정책자금도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중소기업의 유동성위기 극복이 최우선 과제였으나 올해에는 정책기조를'성장잠재력 확충'으로 전환했습니다.

중소기업들이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던 지난해 5조8,600억원에 달했던 정책자금 지원규모도 올해에는 예년수준인 3조1,400억원 정도가 집행될 예정입니다. 다만 줄어든 예산은 대부분 긴급한 경영안정에 투입됐던 운전자금일뿐 시설자금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대신 녹색ㆍ신성장동력기업과 영상ㆍ문화컨텐츠 등 지식서비스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비중을 각각 15%와 5%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38%에 머물렀던 시설자금 지원비중도 60%까지 끌어올려 민간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에 노력할 것입니다.

-올해 중진공의 정책자금 심사과정에서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중소기업의 현재 재무구조 및 경영상황 보다는 미래의 사업성이나 기술성에 중점을 둬서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예전에는 신청업체를 대상으로 일단 서류만 보고 부적격업체를 걸러냈습니다. 즉 재무제표를 들여다 보고 예비평가를 했는데, 지금은 이를 없애고 무조건 현장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자금지원 가능성 여부를 재무구조 중심으로 사전에 필터링하는 예비평가제도를 폐지하고 기술사업성 심층평가제를 도입했습니다.

특히 2,500억원의 기술사업성 전용자금을 신설해 재무구조나 수익성이 취약하지만 기술사업성이 뛰어난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종업원 50인 이하의 영세한 기술우수 창업기업과 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2011년까지 직접대출 및 신용대출(60%) 비중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올해에도 일선기업들의 자금 신청이 여전히 몰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업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기 위해 매달초 선착순으로 자금 신청을 받고 있지만 3월까지 신청분은 이미 공급규모를 초과한 상태입니다. 그만큼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아직까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손이 부족해 제때 자금을 공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본부 심사인력 26명과 외부 전문가 50명 등 76명을 추가로 지역본부에 파견하는 등 현장 심사인력을 크게 늘려 기업들의 불편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국가적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일자리 창출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중소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보다 많은 기어들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금리를 우대해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할 계획입니다. 중진공은 현재 5인이상 고용창출 기업에게는 0.5%를, 10인 이상의 고용창출 기업에게는 1%의 금리 혜택을 각각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고용창출 기업에 대한 지원규모도 모두 875억원에을 이르고 있습니다.

또 지원대상을 신규고용 인력기준으로 5명, 10명씩으로 규정한 것을 일부 보완해 고용인원에 따라 금리인하를 위한 배점을 늘려주는 등 중소기업의 고용 활성화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발맞춰 활기를 띠고 있는 중소기업의 녹색시장 지원방안은 어떻습니까.

▦중진공은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기반 확충 등 녹색경영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난 1월'녹색경영확산지원단'을 설치한 바 있습니다.

중진공은 녹색경영확산지원단을 통해 중소기업에 가이드라인을 보급하고 녹색경영 포럼 및 세미나 개최, 녹색경영확산 세부사업의 전반적인 점검 및 관리 역할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경영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의 녹색경영수준을 진단해 실질적인 방향과 해법을 제시하고, 녹색경영수준이 우수한 기업에게는 '우수 그린비즈(Green-Biz)' 등급을 부여해 정책지원시 우대할 계획입니다.

올해 녹색ㆍ신성장동력 영위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 비중 역시 지난해 목표대비 4배까지 확대해 녹색ㆍ신성장동력기업에 대한 정책자금을 원활히 공급해 나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기업 인수ㆍ합병(M&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소벤처 M&A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경기회복에 따라 정부의 출구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구조조정 대상기업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기업의 기술력 및 영업 노하우 등이 사장될 경우 어렵게 쌓아놓은 국가 경영자원이 손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M&A의 필요성이 강조돼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해 10월 설립된 중진공 M&A지원센터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상담 121건, 정보제공 55건 등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제 M&A가 성사된 1건을 비롯해 추가로 5건이 곧 M&A의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3개 지역본부 및 지부와 창투사 등 투자기관, M&A협회 등과도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신력 있는 매수ㆍ매도정보를 제공하고 사전ㆍ사후 컨설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활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중진공은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체계 효율화 방침에 따라 전국 11곳에 위치해있던 코트라의 지방무역관 업무를 이관받아 지난해부터 국내 수출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지자체와 연계한 중소기업의 국내 수출지원 활동을 중점 추진해 2,335개의 중소기업이 무역사절단, 해외전시회, 수출상담회 등 해외마케팅 사업에 참여해 모두 4억5,500만 달러의 수출계약 실적을 달성한 바 있습니다.

수출초기기업이나 신용도가 낮은 478곳의 업체에 2,313억원의 수출금융을 지원하고 환율상승으로 일시적 경영애로를 겪는 63곳의 업체에 193억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의 수출확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년도의 성과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해외마케팅 수요를 세분화 및 다양화해 전년 대비 30%가량 확대된 202억원의 예산을 투입, 맞춤형 해외마케팅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세계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중소기업도 글로벌 무한경쟁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어 지속적인 혁신 없이는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습니다.

혁신은 신제품이나 신기술 개발, 신시장 개척, 새로운 부품조달과 조직형성 등 모든 분야에서 이뤄지는 창조적 파괴 과정이며, 이를 실행에 옮기는 CEO의 강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단기적으로 비핵심 분야에 대한 사업전환이나 사업구조 재편 등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체질을 강화하고 새로운 환경변화에 맞서 전략적인 M&A 등을 통해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약력▲1955년 경남 창원 ▲1973년 경남고 ▲1977년 서울대 경제학과 ▲1982년 서울대 경제학석사 ▲1990년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77년 행정고시 21회 합격 ▲1987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1995년 상공부 산업기술정책과장·기업규 제심의담당관▲2001년산업자원부 전력정책과장·외국인투자지원센터실장▲2007년중 소기업청 부산울산청장·중기정책국장·차장 ▲2008년 창원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정책 해답은 현장에" 틈만 나면 업체 찾아

이기우 이사장은
의전보다 실무 중시, 기업방문·해외 출장 등 직원 없이 혼자 다녀


이기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평소 모든 정책의 해답은 현장에서 나온다는 지론을 실천하기 위해 산업현장을 자주 찾는 대표적인 기관장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취임 다음날 곧바로 기업체를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했으며 업무 개시 한달 만에 모든 지역본부의 업무보고 일정을 끝마칠 정도로 현장경영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중소기업이 처한 대부분의 애로사항은 현장에 있으며 그 해결방안 또한 현장에 존재한다는 나름의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소기업 문제를 집무실에 앉아서 보고만 받는다면 반쪽짜리 문제에 반쪽짜리 답밖에 제시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이사장이 취임 이후 방문한 중소기업만 모두 162곳에 이르며 그동안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와도 69회에 걸쳐 간담회를 갖는 등 현장과 소통하는 데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다.

이 이사장은 기업체를 방문하거나 해외출장을 가더라도 직원들을 대동하지 않고 혼자 다니는 것을 즐긴다. 외부에 보이는 의전 등의 허례허식보다 실무를 더 중시하는 평소 성품이 반영된 탓이다. 그는 임직원들에게서도 역대 이사장 가운데 가장 실무를 강조하는 이사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직원들의 업무보고를 가만히 앉아서 듣는 대신 업무보고 내용을 일일이 문서에 기록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각 업무의 추진내용과 과정, 업무보고 누락내용 및 과거 지시사항 실행 여부 등을 꼼꼼하게 별도의 리스트에 적어놓았다가 나중에 실행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 실무자들의 진땀을 빼놓기도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조직 내 소규모 학습조직 활성화 및 정기적인 워크숍 개최 등 직원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중소기업 지원기관의 다양화로 국내외 기관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며 중진공을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전문기관으로 육성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전문성 강화가 절대적"이라며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전사적인 상시학습체제를 구축해 전직원을 컨설턴트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중소기업 지원기관으로서 중소기업에 대한 서비스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친절은 공공기관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자 가장 중요한 자세"라며 "중소기업과 상시적인 소통채널을 구축해 중진공 조직을 현장중심으로 개편하고 고객 접점에서의 서비스 제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10/03/28 17:43:13 수정시간 : 2010/03/28 17:4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