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기획①] '별은 내 가슴에'에서 '별그대'로..다시 온 中 한류 전성기
출처 TV리포트 작성 박설이 입력 2014.03.04 14:04◆ '별은 내 가슴에' 잇는 '별그대' 전성기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던 시기, 한류라는 말이 처음 생겨난 때이자 한류의 첫 전성기였다. 문화의 차이는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가 중국인들을 열광케 했다. 중화권 시청자와 음악 팬들은 처음 접해본 종류의 콘텐츠에 열광했고 이에 힘입어 '별은 내 가슴에'의 배우 안재욱을 비롯해 클론, NRG, 베이비복스, HOT 등 한국 가수들이 대거 중화권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한류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중화권 한류는 대체적으로 주춤하는 분위기였다. 한류를 향한 과열 양상에 대한 국가 차원의 견제도 있었지만 무분별한 중국 진출과 그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도 한류에 찬물을 끼얹는 데 무시 못할 원인이 됐다. '한국' '한류'라는 말만 붙으면 지갑이 열렸던 탓에 한국을 이용한 마케팅이 지나치게 성행했고, 한국 연예인을 내세운 거짓 광고와 악질 전문 브로커 등이 등장하며 피해를 입은 연예인 및 중국 현지 업체도 상당했다. 예컨대 한국 배우 측과의 아무런 협의 없이 라인업에 이름을 넣어 중국 현지 드라마 제작 투자자를 모집하고는 해당 배우가 출연하지 않자 "한국 배우가 일방적으로 출연 결정을 번복했다"며 당사자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식이었다. 사실이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한국'에 사기를 당한 이들이 발생했고, 반한류(反韓流)의 힘을 강력하게 했다.
사실 지난 10여 년 동안 한류의 중심은 중국보다는 일본이었다. 한국의 연예 산업은 정부 당국의 견제와 어지럽혀진 현지 한류 시장을 피해 일본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기였다. 그런데 일본에서 우경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며 불가피하게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때가 왔다. 한류의 중심은 다시 10년 전처럼 중화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2014년 들어 거의 매일 같이 김수현 혹은 이민호의 이름이 현지 연예매체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중국에서 제2의 한류 전성기가 도래한 듯 하다.
◆ LTE급 반응 속도? '가마솥 아닌 양은냄비'
놀라운 건 반응의 크기뿐 아니다. 한층 빨라진 속도다. 중국은 한국 콘텐츠의 현지 반응에 보다 잽싸게 움직이고 있다. MBC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판 '아빠 어디 가'는 한국에서 '일밤-아빠 어디 가'가 3회 정도 방송됐을 때부터 중국으로부터 포맷 구입 문의가 들어왔다. 한국에서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한 시기 후난TV는 가능성을 내다보고 콘텐츠 선점에 서둘렀고, 순발력은 '초대박'으로 이어졌다.
과거 예능과 드라마가 한국에서 방영된 지 한참이 지나서야 중국에서 반응이 오던 것과는 달리 현지 동영상 전문 홈페이지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드라마와 예능이 방영되며 피드백이 훨씬 빨라졌다. 한국에서 발표되는 음원도 한국과 같은 시기에 중국 주요 음원 사이트에 서비스되고 있어 한국 아이돌의 음악이 중국 주요 차트에 한국과 동시에 등장하는 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불법 다운로드, 해적판 DVD 등 비정상적인 경로로 한류를 접하던 중국인들은 이제 양지에서 빠르게 한국의 드라마, 예능,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지속력이다. 10여 년 전 중국의 한류 팬들이 갖고 있던 것은 다름아닌 의리다.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았던 당시에는 넓은 대륙을 덥히는 데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발품이 필요했고, 열기도 가마솥처럼 느리게 달아올랐다. 더뎠던 만큼 스타를 사랑하는 마음도 쉬이 식지 않았다.
2014년은 다르다. 양은냄비처럼 빨리 달아오르는 만큼 빨리 식는다. 예컨대 '상속자들' 방송 당시 중국 온라인은 온통 '상속자들'과 이민호였지만 이젠 자취를 감췄다. '상속자들' 속 훈훈한 재벌 자녀들의 풋풋하면서도 애절한 사각관계에 열광하던 중국인들은 곧 외계인과 톱스타의 사랑에 매료돼 치킨과 맥주를 먹으며 '별에서 온 그대'에 빠져 들었다.
/ 사진=화앤담픽처스, HB엔터테인먼트, '아이치이' 한국 드라마 페이지 캡처
박설이 기자mans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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