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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뜰 산업? 창조경제 예산이 말한다.

앞으로 뜰 산업? 창조경제 예산이 말한다

 

10월 10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진행된 ‘미래부-SKT 창조경제 실현모델 공유 및 확산을 위한 간담회’
한국의 스마트폰이 세계를 주름잡는 데는 민간 기업들이 워낙 잘한 면도 있지만 정부의 역할 또한 적지 않았다. 2G, 3G에 이어 4G에 이르기까지 이동통신 전반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내부시장을 만들며 기술발전을 유도한 게 큰 결실을 맺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ICT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발전엔 정부의 지원이 큰 몫을 차지한다. 이런 면에서 정부의 예산안은 특정산업의 발전 방향을 내다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경제성장에 따라 정부 씀씀이도 꾸준히 늘어나기 때문에 예산은 매년 증가한다. 내년 예산안 역시 마찬가지로 올해보다 4.6% 증가한 357조7000억원으로 짜여졌다. 물론 국회 통과까지 험난한 길이 아직 남아 있다.

내년 예산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짜는 것으로 현 정부의 핵심 공약인 창조경제 관련 예산도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정부는 내년도 창조경제 관련 예산을 2조5514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인터넷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등 창조경제 실현계획과 관련된 예산을 모은 것이다. 올해 2조5514억원보다 무려 2975억원(11.1%)이나 증가한 숫자다. 창조경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약 5.8%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 수 있다.

SW·콘텐츠 예산 증액에 주목

창조경제 예산에서 주목할 부분은 소프트웨어와 디지털콘텐츠 분야다. 내년에 여기에 책정된 예산은 올해보다 24.2%(971억원) 증가한 4983억원이다.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산업 지원, 연구·개발(R&D), 인력양성 등의 분야에 투자가 특히 확대됐다.

정부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컴퓨팅 산업 원천기술개발에 1478억원을 투입하고,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해 17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의미 있는 부분은 디지털코리아펀드에 500억원이 신규로 배정됐다는 점이다. 산·학·연이 연계해 만화와 애니메이션 음악 등 디지털콘텐츠에 투자할 경우 정부에서 보다 손쉽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디지털코리아펀드 예산은 매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ICT 신산업에 대한 예산도 확대됐다. 새로운 ICT 서비스를 육성하고 창조경제의 핵심인 IT벤처기업의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 분야에서 주목할 부분은 차세대 뉴미디어 산업을 위한 스마트 방송 산업 육성에 반영된 25억원이다. 이는 신규로 마련된 예산으로 사업 방향에 따라 규모가 크게 커질 것이다.

ICT 창의기업 육성을 위해 내년에 책정된 예산은 150억원이다. 올해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115억원을 책정했는데 내년에는 규모를 더욱 키운 것이다. 창업기업이 고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는 판단 하에 이 부분 지원을 꾸준히 늘리겠다는 것이 미래부의 판단이다. 여기에 차세대 인터넷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52억원인 예산을 두 배 이상인 125억원까지 큰 폭으로 늘렸다.

빅데이터 관련 예산 책정

내년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예산이 36억원 책정됐다. 빅데이터 산업은 대용량 데이터를 수집·처리·분석하는 기술을 통해 새로운 통찰력과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얘기한다. 내년에 책정된 예산은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제공을 희망하는 국가·공공기관, 빅데이터 서비스 제공사업자, 장비·솔루션·플랫폼 개발 등 빅데이터 기술 및 서비스 업체에 지원된다.

구체적으로 빅데이터 활용 스마트서비스 시범사업에 12억원이 투입된다. 초기 시장 확대의 촉매 역할을 할 공공·민간의 관심이 크고, 우수 사례가 될 수 있는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는데 쓰겠다는 것이다. 빅데이터 활성화 기반 구축에는 19억원이 책정됐다. 이는 중소기업 R&D와 사업화 지원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활용 센터 확충과 국내 시장을 이끌어 갈 데이터 과학자 양성을 위한 것이다.

 

창조경제 기반구축에도 투자

내년 미래부 예산 가운데 재밌는 부분은 창조경제 기반구축과 관련된 것이다. 여기에 45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한국형 창조경제의 성공적 구현을 위해 ‘상상-도전-창업’의 창조경제 문화 확산과 의료, 농업, 취약계층 등의 분야에서 사회시스템 혁신형 사업인 ‘C-Korea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이 예산은 다양한 창조경제 주체들 간의 자유로운 교류·소통·협업의 열린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창조경제 교류공간 운영에 투입된다.

창조경제 교류공간은 온라인 창조경제타운의 사업화 멘토링 대상을 오프라인 교류와 교육으로 연계하게 된다. 또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 및 투자자 등의 공유·토론, 멘토링, 투자 상담 등을 통해 사업화와 창업이 활성화되는 교류 프로그램 운영에 사용된다.

창조경제 종합지원서비스 구축 운영에도 내년 처음으로 69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이는 창조경제 성공사례 전시, 아이디어 페스티벌, 특별강연 등으로 구성된 ‘창조경제 박람회’ 개최 예산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방송에서 ‘아이디어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영해 국민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데에도 관련 예산이 쓰인다.

 

한국형 발사체 조기개발

미래선도 기술개발을 위한 예산 확대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미래부는 창의적 연구지원과 미래 유망기술 확보 차원에서 기초연구와 우주, 바이오·나노 분야의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우선 개인·집단연구에 대한 지원이 올해 6485억원에서 내년에는 6626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연구역량 확보와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해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수성과 창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중견·리더 연구자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주기술 자립화를 위해 한국형 발사체와 위성 등 개발에도 총 3220억원이 투자된다. 특히 한국형 발사체를 조기 개발하기 위해 2400억원이 지원되고 당초 2021년을 목표로 한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1년 정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BT(바이오) NT(나노) CS(인지과학)과 융복합기술 등 글로벌 선점 경쟁이 치열한 미래유망기술 확보에도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바이오와 의료기술개발 등 BT분야에는 올해 1558억원이던 예산이 내년에는 1796억원으로 증액됐다. 나노·소재기술개발이 주력인 NT분야에서도 310억원인 예산이 330억원으로 늘어난다.

재미있는 것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R&D에 예산이 배정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 비만이나 유해화학물질 유출 등을 해결하고 국민행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예산이다. 내년에 이 부분에 신규로 90억원이 책정됐다. 공공복지안전연구를 위한 예산도 올해 148억원에서 내년에는 149억원이 된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본격 조성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반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된다. 내년도 예산에 부지매입비를 반영해 본격적으로 과학벨트를 조성하고 기초과학연구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예산도 증액할 예정이다. 올해 751억원이 책정된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예산은 내년에 1800억원으로 늘어난다. 여기에는 부지매입비 700억원, 중이온가속기 600억원, SB플라자 구축 등 기능지구 지원 93억원 등이 포함됐다. 기초과학연구원 운영을 위한 예산도 올해 1880억원에서 내년에는 2017억원으로 증가한다.

출연 연구기관(출연연)에 대한 지원도 늘었다. 출연연의 안정적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이들의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1064억원(4.1%) 증가한 2조7011억원이 배정됐다. 특히 출연연간 협동연구와 출연연-중소기업 연구비가 늘어났다. 협력연구는 올해 699억원에서 1133억원으로 급증했다. 중소기업 지원통합센터 마련을 위해 20억원의 예산도 신규 조성됐다.

[이승훈 매일경제 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8호(2013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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