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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콘텐츠가 도시 브랜드를 결정한다

지역문화콘텐츠가 도시 브랜드를 결정한다
문화콘텐츠산업 미래 성장동력 삼아야
지역 문화 기반 스토리텔링 사업 중요
2011년 10월 31일 (월) 20:02:53 김민정 기자 lifetree81@hanmail.net
   
▲ 대구 계산성당에서 이상화고택으로 이어지는 골목.

이제 지역의 경쟁력은 오랫동안 묻혀오고, 숨겨져 오고, 외면돼 왔던 문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에서

 시작된다.

진부함을 버리고 ‘우리 도시만의 것’을 창조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며, 전국 지역마다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혈안이다. 이제 관광객은 유적, 박물관, 기념물,

풍경만을 보고 관광목적지를 결정하지 않는다. 소비하는 것은 방문목적지의 이미지, 정체성,

라이프스타일, 분위기와 같은 의미와 가치인 것이다.

오감을 활용해서 일상생활에서 맛보지 못한 것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접촉하고, 맛을 느끼기를

원한다. 이를위해 문화콘텐츠산업을 충북도와 청주시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즉 관광지에서는 그 지역에 대한 전문적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융합하는 문화 콘텐츠 연출을 통해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했을 때 비로소 경제와 문화의 지속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다. 먼저 무엇보다 소프트웨어의

정비가 필요하다. 기존의 하드웨어보다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고 이를 다양한

전달매체를 통해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최근 눈에 띄는 역사 스토리텔링 사업들은 상당부분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역사

스토리텔링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문화, 경제까지 활성화하려는 지자체의 관심이 높아져서

이기도 하고, 지역마다 생생한 소재들이 땅에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된 이야기를 전달하는 지역의 문화유산해설사의 체계적인 양성과 관리도 당연히

요구된다. 또 관광안내센터를 시내중심지에 설치해 시내 자체가 지역관광의 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 도심 걷기지도나 걷기책자의 발간이 필요하다. 현재의 차 없는 거리 수준의 문화거리를

탈피해 점포 하나하나가 개성이 넘치고 지역예술가들의 창조적인 예술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문화와

상업행위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  이에 창조적인 도시개발에 대한 관심에 따라

 도시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타 시·도의 사례를 찾아보고 청주시의 현재 모습을 살펴본다.

△‘근대사의 상징’서울역 복원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국가 사적 284호인 옛 서울역사가 오랜 복원공사 끝에 최근 ‘문화역서울 284’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명소로 부활했다.

옛 서울역사는 1925년 준공 당시 모습으로 복원됐다. 부인 대합실, 대식당인 그릴은 물론 역대

대통령만이 쓸 수 있던 공간이었던 귀빈실까지 복원됐다. 더불어 서울역사에서 나온 갖가지

 부자재를 전시하고 있는 복원전시실은 어르신부터 역사를 배우는 학생까지 다양한 참관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현재 개관을 기념해 펼쳐지는 전시프로젝트 ‘카운트다운’에서는 국내 유명 현대예술 작가 30여명의

설치·영상·사운드·퍼포먼스 등 7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또한 수화물 취급소였던 RTO는 공연장으로

 변신, 올해 12월까지 격주 토요일 인디 밴드 공연이 이어진다. 첫 카운트다운은 2011년 8월 복원

개관과 함께 시작되며 6개월 동안 단계적으로 전개되다가 2012년 2월 종료된다. 기존의 오랜 역사를

 지닌 공간을 복원하면서 문화복합공간으로 활용했다는 부분에서 우리 지역의 ‘청주국제공예

비엔날레’가 떠오른다.

‘국내 첫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가 치러진 곳은 65년 역사를 간직한 옛 청주연초제조창. 하지만

청주연초제조창은 비엔날레 폐막 후 활용방안이 정해지지 않아 폐공장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구 서울역사도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출범은 내년 3월으로 4개월 정도를 남겨두고 있지만, 이 곳은

 ‘카운트다운’프로젝트를 통해 3년 동안의 복원공사를 마치고 1925년 준공 당시 모습으로 되돌아간

구 서울역사가 어떻게 21세기를 향한 문화생산의 발원지로 재탄생 할 수 있는가를 질문하며,

문화재와 현대문화의 생산적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 서울역이 시민들에게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되기위해 단계적으로 전시도 하고, 공연도 하고,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며 최상의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는 것이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끝난 후 연초제조창 공장 건물이 다시 폐공장으로 돌아가면 안된다. 구

서울역사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답을 찾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처럼 연초제조창도 정확한

활용방안이 세워지기까지는 책상머리에서 나오는 ‘탁상공론’이 아닌 그 공간 안에서 다양한 문화적인

 시도가 이뤄지면서 청주시민과 예술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답을 찾아가야 한다.

△‘역사를 품은’ 대구 읍성 골목와 청주읍성

대구읍성은 일제에 의해 사라진 도시다. 아니 현대화됐다. 과거의 도시는 이제 이름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동성로·서성로·남성로·북성로라는 도로명이 대구읍성의 존재를 뒷받침한다. 최근 대구는

실체가 남겨져 있지 않은 읍성을 골목으로 재현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대구 한복판에 1900년대 초 우리나라 근대사가 살아숨쉬는 대구읍성골목투어는 문화유산해설사와

함께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동안 동산선교사주택을 시작으로 3·1만세운동길, 계산성당,

이상화 고택, 서상돈 고택, 제일교회, 진골목 등을 투어하면서 가는 곳곳마다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들과 함께 우리나라 근대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곳곳마다 따로국밥, 납작만두, 복어불고기, 막창, 무침회, 메기매운탕, 야끼우동, 누른국수,

뭉티기, 동인동 찜갈비 등 ‘대구 10미’로 불리는 맛있는 음식까지 맛볼 수 있다. 특히 대구읍성골목

투어는 각 골목마다 특징이 뚜렷하며, 1~2시간에 둘러볼수 있으며, 즐길거리, 체험거리, 먹거리가

잘 구비돼 있어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고 한다.

청주도 시내 성안길을 중심으로 사방에 4개의 성문과 성벽이 축조돼 있던 청주읍성이 1911년 일제에

 의해 파훼됐으며, 현재는 읍성을 복원하기위해 활발한 문화재 발굴부터 청주읍성축제를 진행중이다.

대구의 경우와 같이 청주도 실체가 없는 읍성을 복원하기위해서는 남겨져있는 문화재들과

스토리텔링이 만나 유익한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할 때다.

또 대구읍성골목투어시 골목 곳곳마다 담벽을 타고 곱게 물든 벽화가 눈길을 끈다. 그 건물의

역사와 그 곳에 살았던 사람들,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벽화 속에 그려넣은

의미있는 벽화들로 보는 재미를 더하고 저절로 카메라 셔텨를 누르게 만든다.

벽화하면 청주도 ‘수암골’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드라마 촬영지로 급부상한 수암골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지만 ‘볼 것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벽화 작업도 대구와 달리 장소와 연관이

있거나 의미를 두지 않은채 진행되고 있다. 수암골이 관광지로의 명맥을 잇기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의 주민들, 외지의 관광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화가 필요한 시점이며, 의미있는

벽화로 이미지를 고급화 할 필요가 있다.

또 드라마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구성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수암골의 역사적 고증을 통해 그 곳에

숨쉬고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이 역사가 돼 이야기 속 주인공돼 관광객들을 맞아야 한다. 실체가 없는

 문화에는 옷을 입혀야 한다. 그 옷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이란 말 그대로 역사적

사실에 살과 뼈를 붙여 솔깃한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대구골목투어가 성공한 이유에는 역사

 속 일반인이 잘 모르는 내용을 이야기하듯 재미있게 들려주면서 건물정보와 문화재정보, 맛집정보

까지 전달하는 문화유산해설사들의 몫이 크다.

그냥 눈으로 한번 보고 지나칠 건물 문화재 유산에 “이 곳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식을 올리고 고 김수환 추기경이 사제 서품을 받은 계산 성당입니다”라고 이야기를 발굴해

스토리텔링화 한다면 한번더 그 귀를 기울이고 발길을 멈추게된다. 형식적인 교육을 통해 배출된

문화유산해설사가 아닌 체계적인 양성과 관리로 관광객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관광도우미가 될 수

있도록 해야 실체 없는 문화에 대한 스토리텔링에 힘이 실을 수 있다.   

충청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