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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K-엔터

대박 `아마존의 눈물` 영화·DVD·책까지…

원소스멀티유즈 전략 본격화
TV방영 통해 제작비 2배 30억 수익


턱밑 생살을 찢어 나무를 수염처럼 꽂고 다니는 조에족의 모닌은 3명의 부인을 위해 오늘도 밀림에서 사냥을 한다.

모닌의 여동생 투사에게는 남편이 둘이다. 첫째 남편은 사냥을 떠나지만 둘째 남편은 사냥을 싫어해 집안에 있다. 그러나 누구도 불평하지 않는다. 함께 사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부족인 와우라족의 소녀 야물루는 초경 후 부족법에 따라 1년간 격리됐다가 막 세상으로 나왔다. 마을 청년들은 야물루와 친해지기 위해 안달한다.

화제의 방송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이 극장판으로 제작돼 25일 전국 30개 스크린에서 개봉된다. MBC가 지난해 12월 방송한 5부작 '아마존의 눈물'은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 시청률인 21%를 기록했다. 극장판은 1시간25분 분량으로 재편집한 버전.MBC는 DVD와 책도 발매하는 등 원소스멀티유즈 전략을 본격화했다.

MBC가 다큐멘터리를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은 세 번째.지난해 '북극의 눈물'과 지난달 '행복한 울릉인'을 유사한 방식으로 개봉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북극의 눈물'은 1만명을 동원해 총 3500만원의 입장료를 거뒀지만 7000만원의 배급비용을 충당하지 못했다. '행복한 울릉인'은 5개관에서 개봉돼 3주간 1000여명을 동원했다.

그러나 '아마존의 눈물'은 성공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앞선 두 작품에 비해 원작의 파괴력이 강한데다 극장판도 폭발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김진만 PD와 김현철 PD가 공동 연출한 '아마존의 눈물' 극장판은 방송 프로그램 중 조에족과 와우라족 등 두 부족의 원시적인 생활양식에 집중한 게 특징이다. TV 화면에서는 벌거벗고 사는 원시인들의 성기가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스크린에서는 그대로 노출된다. 소녀 야물루의 성장기도 강화했다.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다.

김현철 PD는 "하루하루를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우리보다 합리적이고 선진적이란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TV 프로그램을 극장용으로 상영하는 배경에는 기술의 발전이 크게 작용했다. 과거 SD급 카메라로 찍은 프로그램은 화질이 떨어져 극장에서 상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요즘 HD급 카메라로 찍은 필름들은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도 화질이 영화처럼 선명하다. 극장용 필름을 별도로 촬영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전환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대형 스크린이어서 TV보다 생동감이 넘친다.

배급사 마운틴픽쳐스 측에 따르면 극장 상영의 손익분기점은 3만명 정도다. 1인당 3500원씩 1억500만원의 흥행 수입을 거둘 수 있기 때문.극장 개봉에 편당 200만원 상당의 필름 프린트 30개 비용 6000만원에다 내레이션과 음악 더빙비 4500만원 등을 투입했다. 마운틴픽쳐스 측이 이 비용을 전액 투자하고 수익이 발생했을 때 MBC와 나누는 조건이다.

MBC 측은 이미 TV방영 광고(본방송과 재방송)와 케이블방송사에 대한 재판매 등으로 총 제작비(15억원)의 2배인 30억원 이상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방송 후 극장에서 개봉한 것은 방송 광고수입이 극장 흥행수입보다 안정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MBC 측은 또 '아마존의 눈물'을 5부작 DVD세트와 함께 어린이 책 2권으로 출간했다. 동화작가 이미애씨가 원작 다큐멘터리를 동화처럼 풀어쓴 《어린이를 위한 아마존의 눈물》(밝은미래 펴냄)은 문명의 침입으로 생활 터전을 점점 잃어가는 원시부족과 희귀동물들의 고통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전개한다.

동화작가 김윤정씨가 원작을 재구성한 《아마존의 눈물》(MBC프로덕션 펴냄)은 마루보족과 마티스족,와우라족,조에족의 어린이들을 등장시켜 이들 종족의 생활 모습을 소개한다. 성인 버전의 책도 이달 중 발매하는 등 서적만 총 3권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MBC 관계자는 "영화나 책,DVD 등의 수익이 많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수억원 정도는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