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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전문가

[경제시평-김승욱] ‘관광한국’의 꿈

[경제시평-김승욱] ‘관광한국’의 꿈

2011.09.18 17:52      

제주도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체관광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국 바오젠(寶健)사 우수판매상 1만2000명이 이달 13∼23일 8차례에 걸쳐 인센티브 관광을 오고 있다. 경제적 효과가 9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중국 취재진 10명이 연일 제주도를 소개하고 있다. 중국 내 설문조사에 의하면 중국인들이 가고 싶은 3대 여행지 중 하나로 제주도가 부상했다. 이에 제주도는 리다오(李道) 바오젠 총재에게 제주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명예도민증을 수여했고, 바오젠 거리도 만들었다. 리 총재는 이는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지난해 해외로 나간 중국인 관광객은 우리 전체 인구보다 많은 5400만명이었다. 이 중 한국을 찾은 숫자는 고작 약 3.7%(200만명)에 불과했다. 문화관광체육부는 2012년까지 중국인 관광객 300만명을 유치할 특별대책반도 만들었고, 의료관광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도 요란했지만 성과는 아직 미흡하다.

지난 20년 동안 관광수지를 보면 환율이 급등했던 외환위기 직후 등 4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적자였다. 관광산업의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5.4%로 태국의 3분의 1, 프랑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보다 적극적으로 ‘관광한국’을 목표로 관광산업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드라마 ‘겨울연가’ 등 한류열풍으로 일본 여성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던 것처럼 최근 중국의 한류열풍으로 중국 여성 관광객은 154% 증가했다. 지금의 추세대로면 2020년 즈음에는 중국 관광객이 한 해 10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중국어 표지판을 더 세우고 관광상품을 고급화하는 등 대비책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유럽의 관광선진국은 우리를 매우 부러워한다. 해외 관광지는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드는 가까운 이웃 나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조사한 ‘2010년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의하면 한국을 선택한 이유로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라는 답변이 30.1%로 3위, ‘자연풍경 감상’이 25.6%로 4위, ‘경제적인 여행비용’이 25.4%로 5위의 순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관광한국’으로 서비스산업에서 노동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자동화로 인해 이제 제조업에서는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다. 관련단체들이 공동으로 관광객 유치전을 펴고, 적극적으로 관광산업을 개발해야 한다. 이제는 수출뿐만 아니라 관광을 위한 제조업을 키워야 한다.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쇼핑’(59.8%)이었다. 상품 및 기념품 개발, 케이블카, 유람선, 놀이기구 등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제 중국 관광객이 큰손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서울세관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중국인이 1인당 평균 24만7000원의 면세품을 구매해 내국인(17만9000원)이나 일본인(14만6000원)보다 월등히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의 경우 중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관광지가 1위 동대문시장(65.3%), 2위 명동(65.2%), 3위 고궁(43.4%), 4위 남대문시장(39.2%), 5위 롯데월드(32.4%) 순이었다. 불과 2년 만에 쇼핑관광이 크게 늘어났다.

10월 1일부터 9일간 지속되는 중국 국경절 연휴에 220만명의 중국인이 외국여행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이런 중국 관광객 쓰나미를 맞이하기 위해 관광한국을 목표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한·중 해저터널 같은 장기적인 과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제조업 일자리를 중국에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한국의 꿈을 실현시키자!

김승욱(중앙대 교수·경제사)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