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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전문가

삼성전자 세금혜택, 소녀시대-카라에 투자한다면?

삼성전자 세금혜택, 소녀시대-카라에 투자한다면?
조선일보 송희영 칼럼, 정부 발상의 전환 제안…"제조업 수출기업 대기업 의존증 버려야"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입력 : 2011-09-10  13:10:19   노출 : 2011.09.10  13:49:10      

“일본 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2011년 2월 28일자)'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가 2000~2009년 10년간 한국 정부로부터 감면받은 세금 액수는 7000억엔(9조8000억원가량)이었다. 이 잡지는 일본 경쟁회사들이 반도체 공장 4개를 지을 금액을 면제받았다고 비교하며, ‘세제(稅制) 혜택이 삼성전자를 지탱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의 노력도 대단했지만 세금감면이라는 '관군(官軍)'의 함포사격 덕분에 일본을 눌렀다는 논리다."

조선일보 송희영 논설주간은 10일자 30면 <마셜플랜 원조금으로 만든 ‘로마의 휴일’>이라는 칼럼에서 정부의 수출제조업 혜택 몰아주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송희영 논설주간은 삼성전자에 대한 천문학적인 세금 감면액수를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는 기업의 설비투자나 연구개발에 들어간 비용에는 어느 나라보다 대범하게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시샘할 만큼 다채로운 감면 메뉴가 갖춰져 있다. 그 내용을 시시콜콜 정리한 자료만 두꺼운 서적 한 권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송희영 논설주간은 세금뿐만 아니라 전기요금도 수출제조업에 대한 감면혜택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금뿐 아니라 전기요금도 탕감해주고 있다. 작년만 해도 현대제철이 796억원, 포스코가 636억원, LG디스플레이가 451억원씩 전기료를 할인받았다. 제조업들이 챙겨가는 전기료 할인율은 연간 11% 선이다. 한전은 자기네 경영수지는 엉망이면서도 글로벌 회사로 성장한 대기업에까지 원가(原價)를 밑도는 값에 전기를 공급해준다”고 지적했다.

송희영 논설주간은 “그동안 제조업과 수출기업에 제공하던 혜택을 줄이고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그 혜택을 옮겨야 할 시기가 왔다. 제조업과 수출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편식(偏食) 체질부터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투자의 상식, 일자리 창출의 상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송희영 논설주간은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5.2명의 일자리가 나온다(2009년 고용유발 통계). 자동차 업종은 8.6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전력업은 3명, 정유업은 고작 1명에 불과하다. 지난 50년간 누구나 취직하고 싶어하던 업종에서는 일자리가 거의 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송희영 논설주간은 “반면에 똑같은 10억원을 투입했을 때 교육·보건업에서는 무려 18.5명에게 제공할 일자리가 나오고, 호텔숙박업은 16.5명, 도산매 유통업은 16.1명씩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통계로 보면 전자회사에 주던 10억원의 세금 혜택을 회수해 그 혜택을 병원으로 돌리면 3배 넘는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는 계산”이라고 설명했다.

송희영 논설주간은 “히트곡(曲)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수십 번의 실패를 거듭하는 K-팝 제작회사에도 똑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개발 실험에는 넉넉한 세금 감면을 해주면서 프랑스 파리 공연장을 달궈놓은 K-팝을 개발할 때 과연 얼마나 세금 혜택을 주었는가. 스마트폰이 달러벌이 상품으로 성공할 때까지 온갖 혜택을 제공했던 것처럼 K-팝 같은 한류(韓流) 상품에도 그렇게 사전투자를 할 생각은 없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송희영 논설주간은 “우리 경제는 제조업에 의존하고, 수출기업에 의존하고, 대기업에 의존하는 3가지 의존증(依存症)에서 탈출해야 한다. 이제는 관광, 노후(老後)복지, 건강산업, 교육, 문화사업을 업신여기고 깔보던 틀을 깨야 한다. 소녀시대와 카라가 새로운 인기 춤을 개발하고 여행사가 산뜻한 여행코스를 발굴하는데 왜 정부가 연구개발비를 지원하지 못한다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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