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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한 방 먹었다… 갤럭시탭(삼성전자의 태블릿 PC), 유럽 수출 올스톱

애플에 한 방 먹었다… 갤럭시탭(삼성전자의 태블릿 PC), 유럽 수출 올스톱

조선비즈 | 김희섭 기자 | 입력 2011.08.11 03:11 | 수정 2011.08.11 15:55 |

삼성전자가 미국 애플에 뼈아픈 특허 공습을 당했다.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은 9일(현지 시각) "삼성의 최신 태블릿PC '갤럭시탭 10.1'이 '아이패드' 디자인을 베꼈다"는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유럽 전역에서 갤럭시탭 수입과 마케팅 활동을 중지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갤럭시탭의 유럽 시장 판매에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애플 특허 공세에 발목 잡힌 삼성 갤럭시탭

↑ 그래픽=유재일 기자 jae0903@chosun.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갤럭시탭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아이패드'를 잡겠다는 각오로 내놓은 야심작이다. 삼성은 이달 1일부터 영국·독일 등 서유럽에서 대대적인 출시 이벤트를 벌이던 와중이었다.

삼성은 이날 "독일 법원의 결정은 확정 판결이 아니라 임시 조치"라며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일단 주도권을 빼앗긴 채 긴 고민에 들어간 상태다. 법원의 재심이 이뤄지기까지 4주가량이 걸릴 전망이어서 그동안은 판매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번 결정은 미국·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줄 게 확실하다. 이미 호주에서도 애플이 특허 침해 소송을 내면서 갤럭시탭 출시 일정이 유보됐다.

◆"크기 전에 싹을 잘라라" 애플 노림수

작년에 나온 구형 갤럭시탭(7인치급)은 270만대 정도가 팔렸고, 아이패드 판매량은 3000만대가 넘는다. 수치상으로는 상대가 안 된다. 그런데도 애플이 삼성을 소송으로 괴롭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의 성장 잠재력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삼성은 작년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310만대에 불과했다. 애플보다 530만대가 적었다. 하지만 올 2분기에는 6배 이상으로 늘어난 1920만대로 급성장했다. 애플과 격차는 110만대뿐이었다. 스마트폰의 추격전이 또다시 태블릿PC 쪽으로 옮아붙기 전에 예봉을 꺾자는 의도가 강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갤럭시탭 10.1'은 아이패드 이후 영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태블릿PC"라고 보도했다.

애플의 소송은 삼성 제품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각국 소비자들은 "갤럭시탭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생각해 구매를 꺼릴 수 있다. 가처분 결정만으로도 애플은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아이패드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갤럭시탭이 무너지면 미국 구글이 주도하는 '안드로이드' 진영도 결정타를 얻어맞게 된다. 구글은 삼성·모토로라·HTC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OS를 무료로 제공해 급격히 세력을 불려왔다. 지현국제특허법률사무소의 오병석 대표 변리사는 "독일이나 미국은 디자인·비즈니스 모델 등 특허권자의 권리를 폭넓게 인정하는 편"이라며 "삼성이 애플에 거액 배상금을 물어주게 되면 안드로이드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S와 태블릿PC 갤럭시탭이 아이폰·아이패드 디자인과 작동 방식 등을 베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사각형 형태에 둥근 모서리를 채용한 점, 테두리를 은색 띠로 감싼 것, 아이콘을 화면에 나란히 배열한 점 등이다. 삼성은 "이런 디자인은 특정 업체의 특허라기보다는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獨 지방법원 결정이 왜 전 유럽에 영향 끼치나

독일의 지방법원에서 내린 결정이 전 유럽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뭘까.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맺은 특허 조약에 답이 있다. 이 조약은 한 국가에서 내린 특허 판결이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27개 회원국 전체에 적용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연방제인 미국도 주(州)마다 독자적인 법체계를 갖고 있지만 특허와 관세 분야는 연방법을 따르도록 돼 있다.

EU는 한발 더 나아가 독일이나 영국 등 한 나라에서 특허를 받으면 EU 국가 전체에 적용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나라별로 일일이 특허를 신청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특히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은 특허권자에게 우호적이어서 유럽 특허 소송의 절반이 여기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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