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버드’ 못보는 ‘나홀로 IT 한국’ | |
2천만 다운 넘긴 최고흥행 앱 사전등급 탓 국내선 구매못해 특정 기기·‘편법’으로만 가능 | |
구본권 기자 | |
스마트폰 사용자 1000만명 시대의 초라한 자화상인가?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가 즐기는 게임인데도 정작 국내에서는 편법을 사용하거나 특정한 스마트폰과 이동통신사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국제 무대와는 동떨어진 국내 정보기술(IT) 환경 탓이다.
엘지(LG)전자는 12일 스마트폰 최고 인기 게임인 ‘앵그리버드(Angry Birds)’를 다음달부터 전세계에 출시하는 엘지 스마트폰들에 기본탑재하고, 앵그리버드를 만든 로비오와 함께 공동마케팅을 벌인다고 밝혔다. 앵그리버드는 핀란드 청년 4명이 개발해 안드로이드마켓, 아마존닷컴과 앱스토어 등에서 2000만번 넘게 다운로드된 세계에서 가장 인기높은 스마트폰 게임으로 꼽힌다. 배고픈 돼지들이 새의 알을 훔쳐가고, 분노한 새들이 돼지를 향해 총알처럼 돌진해 격파하고 알을 찾아온다는 내용의 게임으로, 단순한 조작법에 흥미로운 효과와 구성을 더해 모바일콘텐츠의 대표적 성공모델로 불린다. 하지만 국내 이용자들은 별도의 ‘우회로’를 거쳐야 한다. 엘지전자는 국내 이용자를 위해선 자체 콘텐츠장터인 ‘엘지월드’를 통해 앵그리버드를 제공할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엘지유플러스(LGU+) 가입자만 오즈스토어를 통해 앵그리버드를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사례는 국내 정보기술 환경의 후진성을 다시 한번 드러내는 사례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 3월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안에 2000만명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글로벌 환경과 동떨어진 현실은 이어지고 있다. 위치기반서비스 신고를 하도록 돼 있는 위치정보법 때문에 국내에서는 트위터나 포스퀘어 등 이용자 위치를 보여주는 서비스가 불법인 게 대표적이다. 경찰은 지난 3일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모바일광고 플랫폼을 운영하는 구글코리아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압수수색했다. 구글의 모바일광고인 애드몹을 불법 혐의로 압수수색을 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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