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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급했나 … 갤럭시S2 출시 앞두고 삼성전자에 ‘태클’

잡스 급했나 … 갤럭시S2 출시 앞두고 삼성전자에 ‘태클’

중앙일보 | 심재우 | 입력 2011.04.20 02:06 | 수정 2011.04.20 05:22

[중앙일보 심재우]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가 결국 삼성전자를 향해 칼을 빼들었다. 애플이 지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갤럭시탭이 자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모방했다며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애플은 삼성의 부당이득에 대한 손해배상, 상표권 침해, 10건의 특허권 침해 등 모두 16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잡스는 지난달 아이패드2의 발표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비롯해 다른 회사의 태블릿PC 제품을 '카피캣(Copycat·모방꾼)'이라고 비하하는 등 신경전을 벌여오다 결국 법정으로 끌고 갔다. 애플은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삼성이 독자적인 제품 개발을 추구하는 대신 애플의 혁신적인 기술과 사용자환경(UI), 심지어 겉포장까지 맹목적인 베끼기를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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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곧장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삼성은 잡스의 계속되는 험담에도 별다른 대응을 펼치지 않았다. 애플이 한 해 80억 달러어치(약 9조원)의 반도체와 액정화면(LCD) 패널을 사가는 최대 고객이라는 내부 사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애플이 주장하는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법적인 대응을 통해 삼성전자가 확보하고 있는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소장을 확인하지 못해 애플의 특허 침해 주장에 대한 답변을 하기 힘들다"면서도 "애플 또한 삼성전자의 통신표준 기술을 침해한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애플을 상대로 맞소송을 내겠다"고 말했다.

 애플은 삼성전자 이외에도 이미 핀란드의 노키아, 미국의 모토로라, 대만의 HTC 등과도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삼성전자까지 법정으로 끌어들인 데 대해 해외 콘텐트 전문매체인 페이드콘텐트오알지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이 애플에 그만큼 골칫거리로 성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갤럭시S2 출시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삼성을 상대로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로서는 아이폰5가 출시되는 하반기까지 삼성의 신제품 이미지에 흠집을 낼 필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번 제소가 삼성전자로부터 거액의 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또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끝내겠다는 뜻도 아닌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제소와 같은 보다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재우 기자 < jwshimjoongang.co.kr >

▶심재우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sjw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