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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폰 돌풍… "아이폰 게 섰거라"

안드로이드폰 돌풍… "아이폰 게 섰거라"

입력 : 2010.03.19 03:31

北美서 74일 만에 105만대
아이폰 출시 때보다 더 팔려…
전세계서 100종류 곧 쏟아져
"구글發 스마트폰 빅뱅 시작"

구글의 스마트폰(PC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 운영체제를 사용한 모토로라의 안드로이드폰이 북미(北美) 시장에서 출시 74일 만에 105만대가 팔리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애플 아이폰의 출시 첫 74일간의 판매 실적 100만대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아이폰이 주도하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발 빅뱅(Big-Bang)'이 시작된 것이다.

안드로이드폰 애플리케이션 3달 만에 2배… 판매량도 급증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4분기 1.7%에서 작년 4분기 7.5%로 급등하고 있다. 아이폰의 점유율도 10.7%에서 16.1%로 오름세지만 안드로이드폰의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안드로이드폰 확산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를 포함한 전 세계 35개 업체가 올해 100종류의 안드로이드폰을 전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 쏟아낼 계획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인 애플리케이션 숫자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작년 말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1만600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있었지만 최근 그 숫자가 3만개까지 늘어났다. 3달 만에 2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17만개 애플리케이션을 자랑하는 애플 앱스토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성장세는 애플 이상이다.

애플 아이폰이 주도하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구글발 빅뱅이 시작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모토로라 모토로이(왼쪽부터), LG전자‘안드로-1’, 삼성전자‘SHWM1001S’ 등의 안드로이드폰이 지난달부터 출시되고 있다. / 각 업체 제공
스마트폰 전쟁의 승패를 가를 변수는 판매량이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로서는 '더 큰 시장'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기도 한 게임빌 송병준 사장은 "개발자 입장에선 사용자가 많은 쪽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 시장 변화에 따라 발 빠르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게임 6개를 팔고 있는 이 회사는 최근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도 4개의 게임을 올려놓은 상태다. 판매량이 많아지면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고 소비자들은 다시 그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위해 해당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구글은 또 인텔·소니 등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앱스토어를 쓸 수 있는 '구글 TV'도 개발 중이다. 이 TV가 시중에 깔리면 안드로이드의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구글은 또 직접 개발한 스마트폰용 서비스를 안드로이드폰뿐 아니라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가 쓸 수 있도록 했다.

개방적인 안드로이드폰 vs. 편하지만 폐쇄적인 아이폰

안드로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개방성이다. '안드로이드'라는 공통의 운영체제 위에 단말 제조사들이 다양한 이용자환경(UI)이나 소프트웨어를 부품 끼우듯 자유롭게 집어넣을 수 있다. 게다가 구글은 사용료도 받지 않는다.

심지어 안드로이드를 상징하는 초록색 깡통 로봇 모양의 캐릭터도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다. 최근 SK텔레콤KT 안드로이드폰 광고에서 똑같은 캐릭터가 나온 것은 이런 구글의 정책 때문이다.

반면 아이폰은 폐쇄적이다. 국내에서 나온 아이폰에는 한국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은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기능이 빠졌다. 반면, 모토로라가 국내에 출시한 안드로이드폰 '모토로이'에는 DMB 기능이 들어가 있다. 물론 구글의 개방성이 오히려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폰은 서로 다른 단말제조회사가 최대한 자사만의 특색을 가진 제품을 만들려다 보니 액정화면, 자판, 부품이 모두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같은 안드로이드폰인데도 애플리케이션이 어떤 단말기에서는 작동하고 어떤 단말기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유진투자증권 전성훈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문제가 계속될 경우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피하면서 아이폰의 독주가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 애플 아이폰은 17만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바탕으로 인기를 얻었다. 예를 들어 버스 정류소별 버스 도착 시각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울버스’, 수면 상태를 분석해 가장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는 시간에 깨워주는 ‘슬립 사이클 알람 클락’ 등이 아이폰의 대표적인 인기 애플리케이션이다.

☞앱스토어(App Store)

개발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올리고 소비자들이 이를 사는 상거래가 이뤄지는 온라인상의 장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