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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전쟁은 계속된다 2010년을 빛낸 IT 신기술과 신제품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전쟁은 계속된다 2010년을 빛낸 IT 신기술과 신제품 2010년 12월 30일(목)

2010년은 IT 분야에서 수많은 이변이 터져 나온 해다. 완전히 새로운 기기가 등장해 시장을 바꿔놓았고 전문가들의 예측이 줄줄이 빗나가기도 했다. IT 신기술과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요즘, 국내외 언론들은 2010년을 빛낸 IT 트렌드를 집계하느라 분주하다.

▲ 태블릿 PC의 성공을 앞당긴 애플의 '아이패드'(위)와 아이폰의 라이벌로 떠오른 삼성의 '갤럭시 S'(아래)  ⓒApple-Samsung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올해 주목받은 전자제품 10가지(Top 10 Gadgets of 2010)’를 선정했다. △1위는 태블릿을 유행시킨 주인공 ‘아이패드(iPad)’ △2위는 아이폰 대항마라 불리며 하반기 내내 뉴스를 장식한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S’ △3위는 얇고 가벼운 애플의 노트북 ‘맥북 에어’ △4위는 로지텍과 구글이 손잡고 만들어낸 ‘구글 TV’ △5위는 구글이 직접 제작·판매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넥서스원(NexusOne)’이 차지했다. △6위는 판매율이 계속 상승하는 ‘아이폰4’ △7위는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공급하는 애플TV △8위는 2개의 스크린을 갖춘 도시바의 노트북 ‘리브레또(Libretto)’ △9위는 맨손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Kinnect) 시스템 △10위는 반스앤노블이 출시한 전자책 리더기 ‘누크 컬러(Nook Color)’ 등이다.

이어 CNN은 ‘2010년을 빛낸 IT 신기술(Top 10 Tech Trends of 2010)’을 선정하며 올해를 정리했다. 아래 그 내용을 자세히 소개한다.

▲ 태블릿의 새로운 시작, 아이패드

2010년 1월 2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가 무대에 올랐고 그의 손에는 ‘아이패드’라는 새로운 기기가 들려 있었다. 외양은 아이폰 3Gs와 흡사했지만 화면 크기가 6배에 달했다. 평소에는 애플이 새로운 기기를 선보일 때마다 기립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언론에서는 기껏해야 200만대 팔릴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이전의 태블릿 PC들은 한결같이 실패의 기록만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4월 미국 발매 이후 지금까지 아이패드는 전 세계에서 1천만 대 가까이 팔렸고, 잡스의 예측력은 다시 한 번 찬사를 받았다. 넷북의 판매량은 급감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태블릿 PC를 내놓고 있다. 삼성은 절반 크기인 7인치의 갤럭시 탭(Galaxy Tab)을 출시해 1백만대의 판매고를 올렸고, 블랙베리 제조사인 RIM(Research In Motion) 사도 내년 초에 플레이북(Playbook)이라는 이름으로 7인치 태블릿을 출시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도 대항마 소식이 없다.

▲ 적수를 만나지 못한 페이스북

회원수 6억 5천만명, 기업 가치 50조원, 구글 집계 올해 최다 방문자 기록,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를 소재로 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 개봉…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묶은 페이스북(Facebook)의 이야기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는 페이스북의 기를 꺾어놓을 새로운 웹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거의 유일한 경쟁자였던 마이스페이스(MySpace.com)마저도 페이스북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경이니 내년에도 탄탄대로를 달릴 듯하다.

▲ 손 안 대고도 게임을 즐기는 키넥트 기술

▲ 조이스틱이나 콘트롤러 없이 맨손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 시스템  ⓒMicrosoft
TV에 연결해서 온 가족이 즐기는 가정용 게임기가 새롭게 탈바꿈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새로운 버전의 엑스박스(Xbox) 게임기에는 ‘키넥트(Kinnect)’라는 신기술이 탑재되어 있다. 조이스틱이나 게임패드를 손에 쥐지 않고서도 게임을 즐기는 시스템이다. TV 앞에 서서 팔다리를 휘젓는 것만으로도 게임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다. 연말까지 5백만대 이상의 판매고가 예상된다. 이에 질세라 닌텐도와 소니도 위(Wii)와 플레이스테이션(PSP) 게임기에 키넥트 기술을 적용한다는 소문이다.

▲ 아이폰 4의 무용담은 계속된다

지난 6월 출시된 이후로 아이폰4는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 해를 보냈다. 시장에 발매되기도 전에 테스트용 아이폰이 유출되어 경찰이 조사를 벌였고, 여름과 가을에는 안테나 품질 저하로 통화가 끊기는 이른바 ‘데스 그립(death grip)’ 현상으로 인해 부사장이 경질되기도 했다. 곧 출시한다던 흰색 아이폰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그러나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는 레티나(retina) 디스플레이, 화상통화 서비스 페이스타임(FaceTime) 등의 무기를 앞세워 올해에만 3천만대가 판매되었다. 내년에 차세대 아이폰이 출시된다면 연간 6천만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 스마트폰 전쟁, 더욱 커진다

2009년 11월 28일, 아이폰 3GS가 한국에서 발매되면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IT 시장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휴대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세상을 마음껏 활보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애플의 성공에 구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안드로이드(Android)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각국에서 출시되었고 블랙베리와 심비안 등 기존의 스마트폰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판매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아닌 앱의 시대

▲ 내년에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 이어 윈도폰7이 등장해 스마트폰 전쟁이 심화된다는 예측이다.  ⓒInc.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따로 구매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앱스토어(AppStore)에서 구매 버튼을 눌러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내려 받기만 하면 된다. 한두 가지 기능을 탑재했던 기존의 피처폰과는 달리 스마트폰은 원하는 애플리케이션(App)을 마음대로 설치, 삭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안드로이드용 앱스토어도 10만 종 이상의 소프트웨어를 구비했다. 애플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내년 초 맥PC를 위한 앱스토어도 선보일 예정이다.

▲ 개인정보를 지켜라

인터넷 이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개인정보의 흔적, 이른바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을 남길 확률도 높아진다. 이런저런 정보를 주워 모아서 조립하면 누군가의 전체적인 신상정보를 파악할 수도 있다. ‘신상 털기’라고 불리는 개인정보 추적은 디지털 범죄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용자들도 민감해지고 있다. 현재 구글과 애플은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해 제3자에게 제공한다는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페이스북도 개인정보 공개여부를 임의로 지정했다가 호된 질타를 맞았다.

이외에도 △‘포스퀘어(FourSquare)’ 등 어느 곳에 들러 뭘 했는지 공개하는 위치정보 웹서비스의 급성장 △TV와 인터넷을 하나로 연결시킨 구글TV와 애플TV의 등장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유선 인터넷 사업자들의 특정 사이트 차별을 금지하는 망중립성(Net Neutrality) 법안을 통과시킨 사건 등이 꼽혔다.

2011년의 승자는 ‘앱’과 ‘SNS’

내년에는 IT 분야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계속 등장할까?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평한다. ‘마셔블(Marshable)’이라는 IT 뉴스 블로그 설립자인 피트 캐시모어(Pete Cashmore)는 CNN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2011년의 IT 승자와 패자’를 예측해 화제를 모았다.

▲ '인스타그램' 등 스마트폰의 사진을 SNS에 올려서 공유하는 앱이 내년에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Burbn
캐시모어는 아이패드를 등장시켜 콘텐츠 소비의 새로운 시장을 연 애플이 내년에도 승자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며, 이에 따라 앱 제작사들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전성기를 맞이하리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아이폰을 이용해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Instagr.am)이라는 앱이 출시 3달만에 1백만 건의 다운로드를 이룩했고, 간편한 블로그 제작을 지원하는 텀블러(Tumblr) 서비스가 3년만에 30억 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한 바 있다. 내년에도 수많은 앱과 서비스들이 소비자들을 유혹할 듯하다.

패배가 점쳐지는 분야도 있다. 안드로이드 OS로 돌풍을 일으켰던 구글이 그 주인공이다. 노트북용 운영체제 ‘크롬(Chrome OS)’은 깔끔한 설계와 빠른 속도가 장점이지만 넷북 시장은 태블릿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진출에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2009년 등장시켰던 이메일-SNS 통합 서비스 ‘웨이브(Wave)’는 1년만에 사업을 접었고, 지난 2월 출시한 SNS 서비스 ‘버즈(Buzz)’는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공개하는 기능을 넣었다가 뭇매를 맞았다. 내년에는 구글이 트위터(Twitter)를 인수하리라는 예상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쉽게 사로잡기는 어려울 듯하다.

올해는 따라가기도 벅찰 만큼 많은 변화를 보였던 IT 분야. 내년에는 어떠한 서비스와 신제품이 출시되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지 기대해본다.

임동욱 기자 | duim@kofac.or.kr

저작권자 2010.12.3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