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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VALUE, BM

한국 방송에 콘텐츠·상생·융합의 새로운 `허브`가 뜬다

[한경, 종편 사업자 신청]

방송 패러다임 변화

콘텐츠 차별화
우리의 이야기와 감성 담은 프로슈머형 프로그램 제작…연예인 신변잡기식 방송 탈피
개방형 혁신
방송·통신·엔터테인먼트 융합…주변 업종들과 동반성장 추구…신진 창작인력에 작업공간 제공

입력: 2010-12-01 17:49 / 수정: 2010-12-02 02:32

종합편성방송채널 HUB 컨소시엄 최대주주인 한국경제신문 기자들이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방송 실무교육을 받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이 주도하는 'HUB 컨소시엄'이 1일 종합편성방송채널 사업을 신청했다. 지난 1년6개월 동안 준비한 사업전략과 비전의 구체성은 이제 심사위원들의 엄정한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 종편 사업권은 한국경제신문을 포함한 모든 컨소시엄의 미래 미디어그룹으로서 명운을 좌우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사업권을 취득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향후 종편이 한국 방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허브(hub)'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공감대다.

◆"우리의 이야기와 감성을 담아라"

미디어 전문가들은 지상파 위주의 독과점 구조 속에서 시청률 지상주의가 횡행하고,콘텐츠의 다양성과 시청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일방적 방송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종편채널은 이와 함께 보는 방송에서 참여하는 방송으로,'그들'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와 감성을 진솔하게 나눌 수 있는 '프로슈머형 시청자 주권'을 확립해야 한다는 소명을 부여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도 이런 맥락에서 종편의 태동을 주목하면서 △콘텐츠 △상생 △융합 등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미디어환경의 허브역을 맡아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권상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식,스토리,상상력을 매개로 하는 콘텐츠산업의 전면적 부상은 세계적 추세"라며 "종편은 유료방송으로 보다 확장된 시청자들의 권익을 실현해야 하는 만큼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은 콘텐츠의 철저한 차별화를 주문했다. "연예인 신변잡기를 중심으로 획일적인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지상파 3사의 오락 프로그램을 다양한 장르와 포맷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10월 한국경제TV가 한국경제신문의 인기 연재시리즈인 '김과장&이대리'를 시트콤으로 편성했던 것처럼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거나 종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개방형 혁신으로 새로운 생태계 창조

종편에 거는 또 하나의 기대는 방송업계의 해묵은 과제인 상생과 동반성장 기반 구축이다. 제작비를 제대로 안줘 프로그램 질이 떨어지고,외주제작사 경영 부실로 연기자들이 출연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등의 난맥상을 치유하지 않으면 한국 방송의 글로벌 경쟁력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주용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종편은 방송사와 외주제작사,플랫폼사업자와 PP(방송채널 사용사업자),서울과 지방,스타와 신인 등 다방면에 걸쳐 상생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특히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수급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중(crowd)과 아웃소싱(outsourcing)을 합쳐 만든 경영학 신조어인 크라우드소싱은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 과정을 외부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에게까지 대폭 개방해 혁신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종편은 또 미디어 융합환경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누구나,언제나,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N스크린 전략(동일한 콘텐츠를 멀티모바일 기기로 송출하는 전략)'을 가동하는 중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는 "한국의 방송시장은 여전히 지상파 중심이고 융합환경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방송-통신-IT-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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