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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한게임`, 사실상 온라인 `바다이야기`

NHN `한게임`, 사실상 온라인 `바다이야기`
기사입력 2010.08.04 08:44:15 | 최종수정 2010.08.04 11:11:2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해킹머니가 아닙니다. 일반 유저로부터 매입해 며칠 동안 세탁(여러 아이디를 공유해 작업장 머니가 아닌 듯 보이게 하는 방법)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게임에게 몰수당하거나 문제 생길 염려 없으니 걱정마세요."

게임머니 100억원에 현금 10만5000원. NHN의 한게임 포커머니가 시중에서 거래되는 평균 가격이다. 일반인들 입장에선 "게임 머니를 왜 현금을 주고 사냐"고 의아해 하겠지만 한게임 포커 사용자들 사이에선 공공연한 사실이다.

판매를 위해 포커를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고 게임 머니가 부족해 현금을 주더라도 사는 사람이 넘쳐나고 있다. 게임판만 온라인이란 틀 속에 갖혀 있을 뿐 카지노나 다름없다.

◇포털에 넘쳐나는 머니상들…네이버에서만 검색 안돼

머니상들이 쓰는 방법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 게임 머니를 구매하겠다는 사람으로부터 현금을 송금받으면 일방적으로 져주는 방식으로 상대에게 돈을 몰아준다.

비공개방인 `친구 경기장`이나 `맞포커`를 통해 이른바 수혈(게임머니 충전)을 해준다. 적게는 10억(현금 1만5000원)부터 많게는 수조원(현금 1000만원 이상)까지도 충전이 가능하다.

한 머니상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머니만 500조가 넘는다"며 "필요한 금액은 언제든지 충전이 가능하다"며 입금을 종용했다.

머니상들과의 접근은 매우 쉬웠다.

한게임을 운영하는 네이버에서만 검색되지 않을 뿐 다음과 구글 등 타 포털사이트에는 한게임머니상들의 광고가 넘쳐난다. 해당 포탈들이 사행성 문제로 관련 게시글을 삭제하고 있지만 머니상들은 주소와 연락처를 담은 게시물과 댓글 등을 통해 여전히 성업중이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환금이 된다는 것"이라며 "환금을 금지하기 위한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는 것은 한게임 측이 알면서 방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모니터링 센터를 통해 많은 불법 사용자들을 적발하고 있는건 알지만 온라인 기반 게임임에도 시스템적으로 게임머니 대량 이동 방지 툴을 개발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적 근거 없어 업체 자율규제에 맡겨져

자율규제에 맡겨진 상태에서 업체들이 마련한 규제방안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욱 NHN 대표대행은 올 3월 간담회 당시 "이용자 보호 프로그램(UPP)을 지난해부터 적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NHN에 따르면 게임 규제 방안으로 24시간 모니터링 센터를 비롯해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 사용시 강제 셧다운, 게임 한도 제한, 원천게임차단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원천게임차단의 경우 극단적인 방법인데다 사용자 권리를 강제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라 본인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경고알림`을 띄우고 있는 수준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담당자는 "게임업체에 환전상 단속을 요구하고 있지만 행정지도 수준이라 해당 업체가 지키지 않아도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없다"며 "현재 관련 법안 입법이 국회에 계류 중으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행정명령을 통해 과태료 등을 부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구체화된 규제방안이 없어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업체들도 사회와 여론이 납득할 수 있는 규제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행성 논란에도 배부른 NHN

끊임없이 사행성 논란에도 NHN은 한 해 매출의 30% 이상을 한게임에서 뽑아내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NHN이 게임 사업을 통해 얻는 수익은 4300억원이 넘었다. 전체 매출 1조3500억 대비 33%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도 게임 부분에서 117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의 절반이 한게임을 통해 얻어지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HN이 검색포탈과 한게임 합병한 회사라고 하지만 국내 1위 포탈사이트 위상에 어울리지 않게 게임쪽에 의존하는 비중이 많다는 지적이다.

게임 업계를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들어 NHN의 게임 분야 매출은 정체된 상태이긴 하나 여전히 전체 매출 대비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사행성 논란이 있다지만 게임은 알짜배기 사업부분이라 규제 강화를 고려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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