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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폰…" 하루 4000대씩 팔고도 한숨

"아, 이폰…" 하루 4000대씩 팔고도 한숨

머니투데이 | 이학렬 기자 | 입력 2010.03.10 07:21 | 수정 2010.03.10 09:22

[머니투데이 이학렬기자][[아이폰 시판 100일] 스마트폰 시장주도 평가 vs 보조금 부담증가]





애플 '아이폰'이 국내 시판된지 100일을 넘겼지만 돌풍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덕분에 '아이폰'을 국내 공급하는 KT는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낡은 이미지에서도 벗어났다.

그러나 KT는 이같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거두면서 KT에게 아이폰은 '독사과' 혹은 '계륵'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루 4000대씩 팔고도…

지난해 11월 28일부터 국내 정식 판매된 '아이폰'은 시판 100일이 되는 7일자로 40만대 팔렸다. 하루 4000대씩 팔린 셈이다.

이같은 '아이폰' 판매돌풍에는 보조금 역할이 무엇보다 컸다. '아이폰' 가입자의 80% 이상은 월 4만5000원 이상의 정액요금제 가입자들이다. 월 4만5000원 정액요금제 가입자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은 55만원. 지금까지 '아이폰' 가입자에게 쏟아부은 보조금 액수만 1760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이는 고스란히 KT의 몫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는 보조금 일부를 부담하지만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은 보조금을 단 한푼도 부담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KT는 '아이폰'을 팔면 팔수록 보조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KT는 앞으로 출시할 스마트폰에도 '아이폰'과 비슷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차별에 따른 반발도 문제지만, 단말기 라인업을 위해 제조사와의 관계를 원활히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KT는 10일 출시한 LG전자의 안드로이드폰 'LG KH5200'에도 '아이폰'과 비슷한 수준인 50만원 내외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아이폰' 출시로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도 부담이다. 삼성전자 휴대폰없이는 스마트폰 라인업을 충분히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휴대폰 라인업 없이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5일 통신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앞선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에게 "삼성은 우리나라의 김연아와 같은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삼성전자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건넨 덕담으로 해석된다.

◇'쇼앱스토어'는 개점휴업

'아이폰' 판매돌풍은 KT의 애플리케이션 직거래장터인 '쇼앱스토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이폰'은 애플의 '앱스토어' 이용률만 늘릴뿐 KT '쇼앱스토어' 활성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쇼앱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쇼옴니아폰'과 '레일라폰'이 전부인데, 이 기종의 판매대수는 고작 3만대에 불과하다. 공영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존 가입자가 기기변경을 통해 '아이폰'으로 재가입하는 경우에는 콘텐츠 수입을 애플에게 넘겨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쇼앱스토어' 이용률이 저조하다보니 이 스토어에 등록돼 있는 콘텐츠수도 경쟁사에 비해 크게 뒤진다. SK텔레콤의 'T스토어'에 등록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3만4000개에 달하는 반면 '쇼앱스토어'에 등록된 모바일앱은 1500개 정도다.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하락

'아이폰' 판매대수는 40만대가 넘어섰지만 KT의 이동전화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1월말 기준 KT 가입자는 1509만명으로 점유율은 31.28%다. 이는 전달보다 0.04%포인트 낮을 뿐만 아니라 아이폰 출시때인 11월말 31.3%보다 0.02%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특히 번호이동으로 빠져나가는 가입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KT는 번호이동 시장에서 1만2456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12월에는 이탈폭이 1617명으로 축소됐으나 올해 1월 1만2286명으로 다시 확대됐다. 지난 2월말까지 KT는 1만8405명의 가입자를 SK텔레콤과 통합LG텔레콤에게 빼앗겼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초 일시적으로 KT로 번호이동하는 가입자가 늘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쳤다"며 "번호이동 시장은 일반폰 중심이어서, KT가 스마트폰에 보조금을 집중하면 할수록 번호이동 시장에서 가입자를 계속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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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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