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만화축제에 참여하게 됐는데, 한국을 방문한 소감과 느낌은
지금까지 ICC 위원회 활동은 굉장히 중요하고 큰 의미가 있었다. 만화가들은 자기 작업실에 갇혀 자기 일만하고 자기 그림만 알았는데, 그 사람들을 끌어낸 것은 의미가 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은 일에 대한 정보, 작가에 대한 정보를 알아볼 수 있고 경제적인 수입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계만화가대회가 좀 더 의미있는 대회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참가 인원과 참가국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일단은 신진작가들이 자기 작품을 보여주고 평을 듣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러한 장이 더 늘어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꾸준한 참여도 중요한 부분이다. 그들은 이 대회의 미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지금까지보다 규모도 괜찮고 참여도 높아 이번 대회는 성과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한국은 출판 만화가 불황을 맞아 만화 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디지털 만화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인데, 중국이나 타이완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해 달라.
그러한 현상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중국과 대만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벌써 디지털 시대가 열렸다고 할 만큼 일상생활에 투영되고 있기 때문에 출판 인쇄물로 나오는 것보다 디지털 만화로 출간하는 일이 많아져 수적으로도 출판 만화를 앞서가는 상황이다. 이제 디지털만화로 넘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출판인쇄 방식은 인쇄비용도 더 들어가고 배급과 유통과정에 여러 가지 비용이 발생한다. 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 디지털 만화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더욱 빨리 진행될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은 굉장히 큰 나라인데, 출판 인쇄물의 경우 북경에서 시골까지 가려면 몇 달 이상이 소요된다. 하지만 디지털 만화는 거의 동시에 중국 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에서 매우 큰 변혁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만화에 대한 투자가 주로 게임으로 집중되고 있고, 일본은 게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산업으로 탄탄하게 문화콘텐츠를 살리고 있다. 중국이나 대만의 상황은 어떤가.
중국 만화가 클라이막스를 이뤘던 것은 5년 정도 시간뿐 이었다. 지금은 만화를 보며 관심을 갖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 돼버렸다. 한국은 게임, 일본은 만화를 중심으로 가고 있다면 중국은 애니메이션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살려나가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 중국은 애니메이션을 One Source로 해, 게임과 완구 등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그림을 한 장면 씩 잘라 책으로 출판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애니메이션에서 만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컷을 잘라서 만드는 만화가 일반 만화 시장보다 더욱 커지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애니메이션에 집중돼 있고 또 그것을 중점적인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중국 만화와 대만 만화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미래에 대해서 말해 달라.
중국과 대만을 오가며 만화에 관한 모든 것들을 기획하고 일을 진행해본 결과, 중국과 대만의 만화시장이 하나로 돼야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습관이나 문화적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시장도 하나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만이 만화의 역사가 좀 더 오래됐고 현재 시장도 좀 더 큰 면이 있는데, 중국과 하나가 되면 더 큰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대만의 만화시장이 하나가 돼야하고 산업구조도 그렇게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국과 대만 같은 경우 인구가 대단히 많다. 그 인구에 비례해 통신기기가 한 대씩 보급이 되고 굉장히 싼 가격에 한편씩만 만화를 보더라도 그 경쟁력은 엄청날 것이다.
문화 콘텐츠로서 만화의 역할과 미래를 내다본다면.
여러분들이 잘 알다시피 지금은 꼭 개인컴퓨터가 있어야 만화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다른 기기를 통해 쌍뱡향 소통이 가능한 시기다. 때문에 특히 만화의 경우 더욱 빠른 속도로 독자가 늘어나 발전해 나갈 것이다. 통신기기 발전할수록 만화시장에 더 많은 독자들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아이패드와 같은 첨단 IT기기들이 일반화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만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만화 독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당연히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화가들이 계속 앉은 곳에서 만화만 그린다고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통신기기에 대한 구성이나 구조에 대한 이해를 통해 통신기기에 대한 화면 비례, 그림의 움직임, 컷의 이동, 컷의 연출이 따라오지 못하면 독자들의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만화 창작자들은 막연하게 만화를 그려 공급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멀티미디어로서의 만화를 이해하고 공부를 해, 새로운 만화를 공급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인터뷰 고경일 작가/정리 성열한 기자 press@s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