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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소셜 마케팅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꽂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꽂히다
새 광고 트위터에 공개…소비자 반응 안좋으면 바로바로 수정해 제작
식당서 메뉴판 대신 아이패드로 와인 검색…2주만에 판매량 11%↑
기사입력 2010.09.20 14:12:53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40가에 자리 잡은 "포푸드(4food)" 식당에서 고객들이 메뉴판 대신 애플 아이패드를 이용해 주문하고 있다. <사진/뉴욕 김명수 특파원>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40가에 자리 잡은 `포푸드(4food)` 식당. 밀 알레르기가 있는 제이슨 브라운 씨(24ㆍ회계사무소 근무)은 사무실에서 아이패드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요리를 주문했다. 밀을 먹지 못하니 쌀로 만든 빵과 쇠고기를 넣은 자신만의 버거를 만든 것이다.

그녀는 음식을 찾아가는 시간도 지정해 20~30분 동안 줄을 서야 하는 시간도 아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다. 브라운 씨는 버거 `요리법`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에게 전파하고 식당 내 대형 LED 메뉴판에 이를 공개했다. 다른 사람이 이 요리를 주문하면 주문 1개당 25센트(약 300원)를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들은 이 식당에 설치된 아이패드를 활용해 주문할 수도 있다. 지난 7월 이 식당을 개업한 공동 창업자 마이클 슈만 씨(38)은 "자연 식품으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고 자연 식품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 식당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금까지 광고 비용을 하나도 들이지 않았지만 효과는 `대박`"이라고 전했다. 개업한 지 열흘 만에 매일 600명이 찾고 있다.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스테이크 전문식당 `본즈`에도 더블 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은 찾아볼 수 없다. 손님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아이패드를 이용해 메뉴는 물론 와인을 주문할 수 있다. 약 1350개에 이르는 와인 리스트가 뜨는데 빛깔, 향기, 역사 등 해당 와인에 대한 모든 것이 등장한다. 이 스테이크 하우스는 메뉴판 대신 아이패드를 손님들에게 제공한 지 2주 만에 판매량이 11%가량 증가했다.

와인 관련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미국 인센티언트(Incentient)사는 지난 5개월간 애틀랜타 본즈처럼 40여 개 레스토랑에서 프로그램 개발을 주문받았다.

모바일 마케팅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활성화 등 영향이다. 홍보대행사 버슨-마스텔러에 따르면 세계 100대 기업 중 79%는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에서 가장 선구적인 대기업은 게토레이로 꼽힌다. 게토레이는 지난해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이 열리기 며칠 전에 유명 스타들과 블로거들을 만나게 하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후 수많은 블로거들이 유명 스타 인터뷰에 관한

미국 시카고에 있는 게토레이 마케팅본부 내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일명 "워룸")이 따로 있다. <자료 제공=게토레이 홈페이지>

글과 사진을 올렸고, 여기저기에 게토레이 제품이 노출됐다.

특히 게토레이는 아예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담당하는 `별동부대`를 설치한 것으로 유명하다. 게토레이는 시카고 본부에 `미션 컨트롤 센터`라는 `워룸`을 만들었다. 광고를 24시간 내에 찍은 다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띄워 보고 반응을 살피는 일을 한다. 만일 `워룸`에서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면 마케팅 부서는 즉각 광고를 수정해야 한다. 고객이 광고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것이다.

일본 아사히맥주도 올해 8월 초 신제품 `스트롱오프`를 출시하면서 도쿄 긴자에 특설 무대를 설치했다. 초청된 사람들은 다름아닌 블로그 집필자와 트위터 이용자 50명. 맥주업계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일이었다. 이후 트위터에 `스트롱오프`와 관련된 글은 6200건이나 올라왔다. 아사히 맥주 측이 조사한 결과 행사장을 방문한 블로거 중 90%가 신제품에 관한 글을 썼다.

가사이 고헤이 아사히맥주 마케팅 부장은 "인터넷 마케팅 예산을 내년 20% 정도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뉴욕 3대 양식당 중 하나인 `르베르나뎅`의 줄리아 하 경영기획실장은 "휴대용 기기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상당수 식당들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리처드 풀드 리먼브러더스 전 회장이 요즘도 찾고 있는 맨해튼 레스토랑 `브라세리`는 지난해 롭스터 메뉴를 선보이면서 페이스북으로 광고해 손님들을 대거 끌어들이기도 했다는 것. 하 실장은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들을 겨냥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제 이런 추세는 고급 식당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 김명수 기자 / 도쿄 = 채수환 특파원 / 서울 =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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