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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일본

중·일 政冷經冷으로 국제 다자회의 적신호

중·일 政冷經冷으로 국제 다자회의 적신호
영토분쟁ㆍ통화갈등 兩國 정면충돌…APECㆍ아세안ㆍG20 정상회의 일정 큰 차질
기사입력 2010.09.20 14:11:59 | 최종수정 2010.09.20 15:54:3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대일 관계를 전면적인 정랭경랭(政冷經冷) 체제로 전환했다는 게 중국 외교가의 해석이다. 중국은 그동안 대외정책에서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정랭경랭, 정열경랭, 정랭경열 등의 독특한 입장을 취해 왔다.

엔화값 급등을 둘러싸고도 일본 측은 중국이 일본 국채를 대량 매집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몰아붙이고 있어 양국 간 갈등은 정치ㆍ경제ㆍ외교 등 전면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특히 중국에선 수도인 베이징은 물론 전국적으로 만주사변 79주년 기념일을 맞아 대규모 반일시위까지 벌어져 악화된 중ㆍ일 관계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9일 중ㆍ일 간 장관 이상 고위급 회담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국제적 이슈를 둘러싼 각종 회의 구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중국의 고위 회담 중단 방침은 일본 측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인근 해역에서 나포된 중국 어선 선장 잔치슝 씨를 10일 더 억류하기로 결정한 데 대한 반발이다. 앞서 니와 우이치로 중국 주재 일본대사를 다섯 번이나 초치해 잔씨 석방을 요구했다.

마자오쉬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이 실수를 거듭한다면 중국은 상응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후 발생하는 모든 결과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광야 중국 상무부 부부장도 19일 밤 니와 우이치로 주중 일본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인 선장을 즉각 석방하지 않으면 강력 대응해 나가겠다"며 항의와 함께 잔씨 석방을 촉구했다.

중국이 이처럼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당장 이번주에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총회에서 중ㆍ일 간 단독 정상회담은 개최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오는 10월 하순으로 계획된 아세안 정상회의, 11월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서울에서 예정된 G20 정상회의 등 하반기 주요 국제회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갈등이 양국 간 외교문제로 비화하면서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 중ㆍ일 자유무역협정(FTA), 일본기업 중국 투자ㆍ생산 등 각종 경제협력에도 적잖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앞서 중국은 일본 측과 협의 중이던 항공편 증편 관련 논의도 중단하기로 했고 석탄 분야 협력회의도 무기 연기하기로 했다.

또 동중국해에서 일본과 가스전 공동개발 조약을 체결하려던 것도 연기해 단독 개발 쪽으로 방향을 트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여전히 `중국이 과잉반응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국제법상 절차에 따라 사태 해결에 나서겠다고 재차 밝혀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20일 "중국 어선 선장을 체포한 것은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라며 법적 당위성을 강조하고 중국 측의 조기석방 요구에 응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다.

간 나오토 2기 내각 신임 외무상으로 기용된 마에하라 세이지 장관은 이날 TV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단독으로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에 나설 경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거나 독자적 굴착을 추진하는 것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 도쿄 = 채수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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