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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한스타일

한류 드라마, 일본선 붐 넘어 ‘장르’로 정착

한류 드라마, 일본선 붐 넘어 ‘장르’로 정착

 김종목 기자
NHK 미디어부장 학회 발표
ㆍ10개 채널서 주 36편 방송중

일본에서는 한류 드라마가 ‘장르’로 정착했다는 일본 내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하라 유미코 NHK방송문화연구소 미디어연구부장은 충청언론학회 주최로 오는 10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열리는 ‘일본 내 한류의 재점화, 지속적 확산 방안의 모색’ 국제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제 발표할 계획이다.

하라 부장에 따르면, 일본에서 한류 드라마는 <겨울연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겨울연가> 이전은 일본에 방영된 한국 콘텐츠는 <쉬리> 등 영화 2편과 부산아시안게임, 서울 국제마라톤 같은 스포츠뿐이었다. 2003년 4월 NHK 위성 제2방송이 <겨울연가>를 방영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후유소나’(冬ソナ·<겨울연가>의 줄임말)라 불리는 한류가 일어났다. 2004년 9월 NHK의 15세 이상 남녀 2200명 대상 조사에선 <겨울연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90%에 이르렀다. 일본 국민의 38%가 이 드라마를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3년 <겨울연가> 방영 당시 일본 NHK의 소개 홈페이지. <겨울연가> 방영 이후 7년간 한국 드라마는 한류 붐을 넘어 장르로 정착했다는 평이 나왔다.


8월 말 현재 일본 위성방송 10개 채널을 통해 <이산> <조강지처 클럽> <거침없이 하이킥> <선덕여왕> 등 역사물에서 코미디까지 1주일에 36개의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다. 이는 미국 프로그램을 웃도는 수치다.

하라 부장은 “위성방송은 지상파와의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상파와는 다른 프로그램의 라인업이 요구된다”며 “이 정도로 많은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는 것은 특정 타깃에 대해 강하게 소구하는 콘텐츠로 한국 드라마가 자리매김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연가> 방영으로부터 7년, 한국 드라마는 붐이 아닌 하나의 장르로 정착했다”고 말했다.

윤재식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장은 ‘한류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 발표할 예정이다. 윤 팀장은 발제문에서 △2006년 이후 하락 또는 정체를 유지하는 매출 규모 △문화 콘텐츠 수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온라인 게임 등 수출품목 편중 △중국·일본·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 편중 △협소한 국내 시장 △지적 재산권 침해 △해외 대상국의 규제 심화 등을 한류의 위기로 진단했다.

윤 팀장은 “특정 장르에 편중되고, 한류 스타에 의존한 반복적 내러티브의 안일한 기획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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