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콘텐츠 /K-POP, 음악, 디지털음원

보아 "가수 인생 10년…도전의 연속"

보아 "가수 인생 10년…도전의 연속"

5년 만에 6집…허리케인처럼 진한 연애 꿈꿔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보아(본명 권보아.24)는 "가수로 산 10년간 1년씩 쪼개고 아끼며 살았다"고 했다.

2000년 중학교 2학년 때 국내에 데뷔, 2001년 일본에 진출해 첫 성공 모델이 됐고 2008년 미국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기에 이 과정은 1년이 12개월로는 부족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평범한 삶에 대한 그리움을 느껴볼 시간도 없었다고 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외국 활동으로 인해 최근 발표한 6집 '허리케인 비너스(Hurricane Venus)'는 국내에서 5년 만에 발표하는 신보다.

보아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10년은 도전의 연속이었기에 지루하지 않았다"며 "14세에 데뷔, 일본 진출, 일본 첫 투어, 미국 진출, 5년 만의 6집에 이어 곧 할리우드 영화 출연이 내 도전 기록들"이라며 웃었다.

이 도전을 수행하며 10년이 흘렀지만 보아는 여전히 20대다. 데뷔 시절 '파워 소녀'의 이미지가 강렬했던 탓에 대중의 기억 속에 그는 지금도 10대다.

그러나 음반 재킷 속 스모키 메이크업이 꽤 자연스러워진 그는 "허리케인처럼 찾아오는 진한 연애를 해보고 싶다"며 "난 항상 충격적인 아이였지만 내가 10대에 머물 수 없으니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미국 진출? 자극제 된 터닝포인트" = 보아는 최근 2년간 미국 시장 개척에 매진했다.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그러나 현재진행형이기에 실패로 단정 짓긴 어렵다.

보아 역시 "뚜렷한 성과보다 조용히 음반을 낸 셈"이라며 "그러나 미국 음반 작업이 내 가수 인생에서 좋은 터닝 포인트였다"고 했다.

"자극제가 됐어요. 음악에 대한 열정도 다시 느꼈고요.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들과 작업하며 음악, 춤 실력도 향상됐고요. 미국에서의 성과보다 가수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이수만 선생님은 제가 딜레마가 있을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주셨어요."

그는 "미국은 땅이 넓어 라디오 프로모션이 중요한데, 원어민이 아닌 나에게 바로 라디오 생방송을 시키더라"며 "스파르타식인 우리 회사(SM)다웠다"고 웃었다.

긴장의 연속이던 타국 생활에서 벗어나 국내 무대는 '친정집'에 온 기분이 들 듯했다. 그러나 의외로 보아는 "변화된 국내 흐름에 맞출 수 있을까. 신인으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엄살을 부렸다.


◇"6집, 여자들이 공감할 음반이길" = 이번 6집 작업이 고민됐던 것도 그런 이유다. 일렉트로닉 사운드, 반복된 후렴구 등 국내 유행에 맞추면서도 흐름을 이끌 선구자적인 시도가 필요했다.

그간 해외 작곡가들의 곡을 주로 선보였던 그는 이번에 김동률, 넬의 김종완, 지누 등 싱어송라이터들을 비롯해 국내 유명 작곡가들과 작업했다.

"저와 국내 아티스트가 만났을 때 어떤 색깔이 나올까 궁금했어요. 김동률과 김종완 씨의 발라드를 좋아해 제가 곡을 의뢰했죠. 지누 씨는 '아브라카다브라'를 듣고 작업하고 싶었어요. 곡수를 채울 음악보다 정말 좋은 노래를 찾고 싶었어요."

음반은 시각이 즐거울 퍼포먼스용 음악과 청각을 자극하는 감상용 음악이 교차돼 있다.

지누가 작곡한 '게임(Game)', 강렬한 드럼과 신시사이저 사운드의 '데인저러스(Dangerous), 일렉트로닉 팝곡 'M.E.P'가 퍼포먼스에 어울린다면, 김동률이 작곡한 발라드 '옆사람'과 김종완이 작곡한 '한별',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가 참여한 '로망스'는 성숙해진 보컬에 귀 기울이게 한다.

보아는 "타이틀곡은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멋있게 선보일 가장 나다운 곡 '허리케인 비너스'로 골랐지만 전반적으로 여자들이 공감할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20대 이상 여자들이 차에서, 클럽에서, 남자가 속 썩일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듣고 싶은 음악요. 여성들이 공감할 발라드, 신나게 즐길 세련되고 '시크한'곡들을 넣은 것도 그런 이유예요."

그는 자작곡도 두곡 실었다. 춤에 대한 열정을 표현한 '렛 미(Let Me)'와 삶속에서 느낀 감정들을 담은 '하루하루'다. 직접 작사한 '돈트 노 왓 투 세이(Don't Know What To Say)'에는 피아니스트인 친오빠 권순훤이 연주에 참여했다.
 

보아는 "공백기가 긍정적인 작용을 한 것 같다"며 "음악적인 폭이 넓어진 덕택에 곡이 다양해졌다"고 했다.


◇"할리우드 영화, 내 춤 작품으로 남길" = 그가 이제 새로이 도전할 과제는 연기를 통한 할리우드 진출이다.

'스텝 업(Step Up)'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Save The Last Dance)' 등 댄스 영화 시나리오를 써 주목받은 듀안 에들러가 시나리오 및 감독을 맡는 작품에 출연한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댄스 영화로 제목은 미정이다.

"가수 생활로도 시간이 빠듯해 연기에 대한 생각이 크진 않았어요. 하지만 댄스 영화인데다 제가 좋아한 영화 '스텝 업'을 만든 분의 작품이어서 끌렸죠. 또 할리우드 진출보다 TV로만 보여주던 제 춤을 작품으로 남길 수 있어 매력적이었어요."

그는 생명력이 짧다는 댄스 가수로 10년을 정상에서 버텼다. 순탄하게 보였지만 부상도 많았고 몸도 많이 안 좋아졌다. 그러나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35살까지도 문제없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이처럼 늘 프로페셔널한 모습인 보아는 아이돌 그룹 등 춤을 무기로 한 수많은 후배 가수들의 '롤 모델'이다.

보아는 "춤추면서 라이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며 "2000년대 초와 달리 이제 립싱크를 하면 욕먹는 시대가 됐다. 춤추며 라이브를 하는 후배들을 보면 실력이 좋고 대단하다. 가수는 얼굴로 노래하는게 아니니 실력 향상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아가 아이돌, 댄스 가수, 아티스트, 퍼포머 중 자신을 향한 수많은 수식어 중 퍼포머라고 불리길 원하는 이유도 춤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