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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소셜 마케팅

[세상읽기] 이제는 소셜 네트워킹 시대

[세상읽기] 이제는 소셜 네트워킹 시대
사람 냄새 '물씬' 또다른 세상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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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멀티뉴스팀장의 트위터·페이스북 체험기]


호기심 가득한 10대도 아닌데, 난리법석이었다. 오프라인 만남을 가진 뒷날의 '담벼락'(페이스북)과 '타임라인'(트위터)은 전날의 이야기로 도배된다더니 말 그대로였다.

바야흐로 '소셜 네트워킹 시대'. 세계 5억 명 인구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누적 트윗 수가 지난 1일 기준으로 200억 건을 넘어선 지금, 부산도 예외는 아니다. 20대는 물론 30대와 40대, 심지어 50~60대도 성별과 지위, 나이, 국적을 넘어서 '친구 맺기'로 소통하고 있다.

오늘 내가 먹은 점심 메뉴와 좋은 음악을 공유하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셉션'을 보면서 '장자와 프로이트, 보드리야르' 코드를 이야기하고, 4대강 반대를 외치며 17일째 고공 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함안보 현장 소식을 실시간 중계(https://twitter.com/kfem, https://twitter.com/woosss)로 나눌 수 있는 곳도 '타임라인'이자 '담벼락'이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우리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부산사용자 오프라인 모임
나이 직업 넘어 친구 맺기
온라인선 전날 얘기 떠들썩
SNS, 새 소통 방식 열어

△두 번의 오프라인 모임='Joining Twitter'(http://twitter.com/mariebusan)로 첫 트윗을 날린 게 지난 2월 15일. '140자의 마술에 빠질 수 있을 것인가!'라고 생각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6개월이 흘렀다. 지난 달 23일 오후 경성대앞 식당. '부산트위터사용자모임 부산당(http://twitaddons.com/group_follow/detail.php?id=395)'정모가 있던 날이다. 개인적으로 오프라인 모임까지 '진출'한 건 처음이었다. 가슴은 콩닥콩닥. 40대 중반의 '아줌마 기자'가 달랑 혼자 가는 트위터 모임이 쉽진 않았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나올까. 그들과 어울릴 순 있을까. 한마디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날 모임의 최연장자는 바로 '나'. 바로 밑이 다섯 살 아래. 대부분이 20대 후반과 30대. 덕분에 '왕언니'라는 별명도 얻었다. 연구원, 세션맨, 세일즈맨, 한전맨, 컨설턴트, 선박설계자, 회사원, 소방관, 건물관리인 등 무려 6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그리고 '일상'을 나누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그날 모인 사람들은 이름을 부르지 않았고 아이디로 통했다. 익명성을 표방했던 건 아니지만 이름과 직책이 중요하지 않았던 게다. 그들만의 소통 방식이었을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쿨~' 했다.

'부산당' 모임으로부터 1주일 뒤인 30일 '페이스북 부산 번개'는 분위기가 또 달랐다. 사전에 알던 사람이 많았던 덕분인지 악수를 나누고 명함이 오고가고 안부부터 챙겼다. 30명 가까이 모인 이날 모임은 그동안 온라인을 통해 다져진 공감대와 더불어 묘한 공동체 의식마저 느끼게 했다.

27세에서 51세까지, 극좌에서 극우까지 정치적 스펙트럼은 달랐지만 '공부하고 공유하자'며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 이날 참석한 환경운동가 김달수(facebook.com/dalsoo.kim) 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꽃집아저씨, 공무원, 직장인, 박사 꼰대님들,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대학원생, 글공장, 말 공장 공원님들, 프리댄서, 영화쟁이, 광대 예술가님들, 상인님, 심지어는 벗들의 정신건강을 위하여 특별손님으로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장님께서도 오셨다"로 요약된다.

김 씨의 말을 더 들어보자. "얼책(페이스북)이 '머리'라면 FBB(페이스북부산)는 '몸'이다. 좋은 생각이나 지혜가 FBB 벗들로부터 나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뜬 지식이 아니라 삶에 녹아있는 지혜를 얻는 길을 함께 걸어가는 벗들의 모임이 되었으면…."

비단 김 씨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페이스북 부산 번개를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소셜 네트워킹 시대에 필요한 건 '소통'과 '공유'라는 사실이었다.

원고 마감 직전, 몇몇의 '부산당' 회원들에게 트윗을 날렸다. 왜, 온·오프라인을 함께하는지. @mac_kykim(김경연 http://twitter.com/mac_kykim)이 답했다. "나는 가끔 사람의 향기가 그리워서 온·오프라인을 함께한다. 너무 애정결핍성 문장인가요? ㅎㅎ" 그러자 @cchyuk(최찬혁 http://twitter.com/cchyuk)도 "전 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좋습니다, 여러가지 겪어보지 못한 경험과 여전히 인생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온·오프에서도요^^"라고 답했다.

△그 밖의 해프닝 외=탤런트이자 영화감독 구혜선을 사칭한 '가짜 구혜선'이 만든 페이스북에 속아 1천 친구 중 한 명이 된 건 대표적으로 낚인 사례다. 'unfriend(친구삭제)'를 처음 적용했다. 또 이산가족 상봉만큼은 못 되더라도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나 선·후배를 만났을 땐 감격적이었다. 어떤 땐 섬뜩했다. 누군가가 나를 팔로어(follower) 했는데 그 사람 트위터 팔로잉(Following) 명단엔 내 얼굴만 덩그러니 올라와 있었다. 내 생활을 엿보고 싶었던 것일까. 자기가 가진 걸 나누어주기도 한다. 어떤 '페북 친구'는 장안의 화제작 '1Q84'를 먼저 읽고 빌려주었으며, '정의는 무엇인가'를 서로 받아서 읽으라고 '찜'해 주기도 했다.

아직도 감이 안 온다고? 그렇다면 각자의 '얼굴' 하나쯤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제 얼굴주소요? http://www.facebook.com/mariebusan 지금 한 얘기 모두 다 나와 있답니다! 아참, 다음 달 '부산당' 정모는 사직야구장이래요. 재밌겠죠!" key66@busan.com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