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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지식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빅뱅이론 대세 속 에크파이로틱 이론 등장 2010년 07월 21일(수)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아마도 이 질문은 우리가 당면한 최고의 과학적 미스터리이자 다른 모든 질문들의 뿌리가 될 것이다.

인류에게 있어 가장 중대한 질문들, 예를 들어 “삶은 어떻게 시작됐고, 의식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암흑물질(dark matter), 암흑에너지, 중력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들이 바로 우주의 탄생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인터넷 과학신문 라이브사이언스는 우주의 탄생과 기원을 과학의 최대 미스터리로 지목했다.

“다른 모든 미스터리들은 이러한 질문보다 밑에 있는 질문들입니다”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의 미망인으로 그 역시 천문학자이자 작가인 앤 드루얀(Ann Druyan)의 말이다.

인류가 당면한 최대 미스터리

그러면 근본적인 미스터리들은 무엇인가? 현재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는 표준 빅뱅(Big Bang)모델에 따르면, 우주는 137억여 년 전에 시작된 팽창 기간 동안 탄생됐다고 한다. 우주가 전자보다도 작은 크기에서 일초도 되지 않는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지금 현재와 비슷한 크기까지 팽창했다는 것.

「초기 우주는 에너지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에너지의 일부가 굳어 수소나 헬륨같이 가벼운 원자로 결합된 입자가 됐다. 이러한 원자들은 우선 은하계로 모여들고, 그 다음에 항성들로 모여들었다. 용광로와 같은 높은 온도 속에서 이들이 결합해 모든 다른 원소들이 만들어졌다.」

팽창에 대한 위의 추론은 우주의 기원에 대한 설명으로 일반적으로 의견이 합치되는 이론이다. 우주의 나이와 함께, 현재 관찰되는 많은 현상들을 설명해주는 강력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 우주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과 경이감을 자아내게 한다. 사진은 미국 허블망원경이 전송한 독수리 성운에 있는 '창조기둥(pillars of creation)'. 별을 탄생시키는 신생별의 인큐베이터다. 

“팽창과 빅뱅은 도대체 어떤 관계?”

그러나 이 이론 속에는 과학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내용들도 존재한다. 특히 팽창과 빅뱅간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문제인데, 초창기 역사에서 우주가 급속한 팽창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테스트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이 이론은 우주 탄생과정에서 오래 전에 사라져버린 ‘의문스러운 형태의 에너지’의 존재에 근거하고 있기도 하다.

워싱턴 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에릭 애골(Eric Agol)은 “빅뱅이론은 여러 현상들을 매우 잘 설명해주기는 하지만, 이것이 진정 옳은 것인지는 확실히 알지 못한다”며 “팽창과정은 가장 강력한 이론이지만, 우리는 아직 무엇이 팽창과정을 발생시켰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러한 팽창에 대해 관찰결과와 빅뱅모델에 짜맞추기 위해 필요불가분으로 추가된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렇게 빅뱅이론에 추가된 이론이 단지 팽창 뿐만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프린스턴 대학의 이론물리학자 폴 스타인하트(Paul Steinhardt) 교수는 “우리는 또한 우주에 암흑물질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제는 암흑 에너지도 마찬가지이다”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먼저 빅뱅이론을 채택했기 때문에 팽창과정을 가져오게 되고, 여기에 따른 특성들을 조율한 뒤에 일정한 양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추가하게 됐다는 것이다. 스타인하트 교수는 “이는 이론으로서 일관되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새로 등장한 에크파이로틱 이론

▲ 빅뱅이론은 우주의 기원과 생명을 규명하는 이론으로 대부분의 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천문학자들은 이 이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스타인하트 교수는 동료과학자인 캐임브리지 대학의 닐 튜락 (Neil Turok)교수와 함께 표준 빅뱅모델을 대신하는 대담한 대안모델을 내놓았다. ‘에크파이로틱 우주 이론(ekpyrotic universe theory)’으로 불리는 모델이다. 에크파이로틱은 희랍어로 ‘우주의 대 화재’를 뜻한다.

팽창이론에 대비되는 에크파이로틱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단 한번만 태어난 것이 아니다. 불덩어리의 탄생과 죽음의 무한한 순환으로 몇 번에 걸쳐 탄생된 것이다. 우주의 각기 다른 지역을 나타내는, 거대한 종이 막 같은 ‘브레인(branes)’이 1조년 마다 매번 충돌하면서 빅뱅과 같은 폭발을 발생시켜 물질과 에너지를 우주에 재주입시킨다는 것이다.

두 과학자는 에크파이로틱 또는 ‘순환(cyclic)’ 이론이 우주의 팽창 뿐만 아니라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그리고 우주가 왜 항상 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는지, 이와 같은 또 다른 우주의 미스터리들을 설명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주는 한번만 태어난 것이 아니며 영원하다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에크파이로틱이론은 우주의 나이는 무한하며 스스로 재생된다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빅뱅이론과 달리 우주가 폭발하기 전 이미 시간과 공간이 존재했으며 우리 우주는 서로 다른 우주와의 대규모 충돌에 의해 탄생됐다고 한다. 이것이 우주의 항구성과 평탄함, 자연방사능, 물질과 에너지생성 설명에 빅뱅이론보다 효과적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주연구가 당장 인류에게 주는 실질적인 혜택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주의 미스터리를 캐는 노력은 바로 우리자신을 캐는 일이며, 결국 과학적 진보를 일궈내는 일이 될 것이다.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0.07.21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