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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존] 정재영 “강우석 감독과 간기능 회복에만 석달 걸렸다”

[핫존] 정재영 “강우석 감독과 간기능 회복에만 석달 걸렸다”

일간스포츠 | 김성의 | 입력 2010.07.18 16:41 | 수정 2010.07.18 17:09 |

[JES 김성의] 14일 개봉된 강우석 감독의 신작 '이끼'의 흥행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2시간 40분이라는 긴 러닝 타임, '18세 관람가'라는 제한적인 관람 등급에도 불구하고 개봉 5일만에 100만 관객을 모았다. 강우석 감독은 이번 작품의 전면에 자신이 아끼는 배우 정재영을 내세웠다. 원작에 등장하는 70대 노인 천용덕 역을 원작보다 더 강렬하고 독창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유해진 열애는 촬영장서 금지어

-천용덕 역을 두고 부적격 캐스팅 논란이 많았은데.

"내가 봐도 (나는 천용덕에) 적합하지 않았다. 강우석 감독님께 몇번이고 "저는 안되겠다"고 했는데, 며칠 만에 설득 당했다. 강 감독님의 설득 수완이 아시다시피 보통이 아니다. 휘말려서 후속작 '글러브'까지 연달아 출연 계약한 거 보면 알지 않나."

-40~70대 천용덕의 분장이 실감났다. 가발을 7개나 썼다던데.

"얼굴에 얇은 고무 소재의 크림을 바르고 그 위에 이마부터 가발을 뒤집어 쓴 뒤 화장을 했다. 분장 시간이 길어서인지, 3시간 받고나면 몸이 먼저 지치더라. 천용덕의 젊은 시절부터 노인이 될 때까지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7개의 서로 다른 가발로 시간의 변화를 표현했다."

-박해일은 출연 배우들 사이의 기싸움을 두고 '화염방사기 수준'이라고 했다.

"사실 촬영장에 웃는 사람도 없었다. 다들 배역에 완전히 빠져 있었고, 어느 하나 연기에 '선수' 아닌 사람이 없었으니까. 배역에 대한 몰입도는 박해일이 가장 강했다. 처음엔 나를 경계하나 싶어 '쟤 왜 저러나' 싶기도 했는데, 스스로 몰입하는 방법이었다. 유해진과는 위트있는 애드리브도 많아서 '시골판 덤앤더머'를 찍는 것 같았다."

-유해진·김혜수의 열애 사실을 알고 있었나.

"예전부터 소문은 들었는데 믿지 않았다. 열애 소식이 알려진 뒤에도 촬영장에선 '김혜수'라는 단어는 금기어였다. 유해진씨가 불편해할까봐 아무도 그 내용을 묻지 않고,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아이들이 놀린 대머리 분장

-강우석 감독은 박중훈·설경구를 친 아들로, 정재영씨를 양아들로 부르는데.

"나를 발탁한 장진 감독님에 대한 배려라고 들었다. 그래도 제일 가까이 두는 양아들인 것에 만족한다. 영화 촬영기간 동안 감독님과 함께 술자리를 자주했더니, 건강검진에서 알코올성 지방간 판정이 나오더라. 둘 다 간기능을 회복하는데만 석달 이상 걸렸다."

-대머리 분장에 대한 가족의 반응은.

"와이프는 '혐오스럽다'고 하고, 8살 둘째는 밖에 나가 사람들에게 '우리 아빠는 대머리'라고 했다. 옛날에는 엄했는데, 지금은 애들한테 많이 유해졌다. 내가 아이들을 얻을 때만해도 아들 둘이라 뿌듯했는데, 요즘엔 '딸이 대세'라고들 하더라. 억울하다. 경제력만 되면 딸을 하나 더 낳고 싶다."

-최근 경기도 분당으로 이사한 계기는.

"같이 출연한 유준상씨의 권유 때문이다. 이사 후 우리집 둘째 아들과 유준상씨네 첫째가 한 살 터울이라 자주 어울리고 좋다. 유준상씨와는 동네에서 소주도 한잔하고, 떡볶이 같은 간식도 함께 사먹는다. 준상씨가 자작곡을 만들어서 나한테 자주 들려주기도 한다. TV에 비춰진 이미지보다 끼와 재능도 많고, 사적으로 만나도 참 재미있는 동료다."

-관객 동원 예상 스코어는.

"초반 분위기는 좋다고 하지만 잘 모르겠다. 2주 지나면 촌철살인을 내놓는 네티즌 리뷰가 줄을 이을 것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댓글까지 빠짐없이 다보는 편이다. 제작사가 손해보지 않게 손익분기점은 넘었으면 좋겠다."

김성의 기자 [zzam@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 [leemari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