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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

[DT발언대] 일본 디지털방송 전환의 메시지

[DT발언대] 일본 디지털방송 전환의 메시지

노성래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SO지원팀 사원

지난달 말 일본케이블TV협회(JCTA)는 도쿄에서 `디지털전환까지 400일! 케이블TV라면 더욱 즐겁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케이블TV쇼를 개최했다. 전시장에서는 3DTV, N스크린 등 케이블TV의 다양한 서비스가 전시돼 있고, 콘퍼런스에서는 일본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총무성의 야마카와 데쓰오 국장이 발제에 나서 정부의 디지털전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케이블TV사업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유료방송 가입 비율이 낮은 일본의 경우, 국내 방송수신 현황과는 차이가 있지만, 흥미로운 것은 정부가 유료방송을 적극 지원하면서까지 디지털방송 수신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일본도 얼마 남지 않은 아날로그방송 종료에 맞춰 우선적으로는 지상파방송 중계국 정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 직접수신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케이블TV, IPTV 등 유료방송 매체를 적극 활용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난시청지역의 경우 케이블TV가 디지털지상파방송을 의무적으로 재송신 하도록 강제하는 안전장치를 두기도 했다.

일본 최대 케이블TV 사업자 제이콤의 토모유키 모리즈미 회장한국참관단과 함께한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디지털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케이블TV 디지털 전송망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원하거나 아날로그TV로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케이블TV용 간 셋톱박스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03년 25%에 불과하던 디지털방송 가시청 가구가 지난해 말에는 약 98%에 이르렀다고 한다. 정부와 방송업계 모두가 힘을 합쳐 매우 순조로운 디지털 전환을 이룩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도 2012년말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고 디지털 전환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상파 수신환경 개선은 물론 TV시청가구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케이블TV방송에도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다수 국민들이 유료방송에 가입돼 있어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돼도 큰 사회적 혼란은 생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상파방송 신호를 직접 수신하기 어려운 취약지역이 여전히 많고, 지상파방송사들은 케이블TV를 상대로 디지털방송 재송신 관련 소송까지 제기하고 있어 수신환경 변화의 큰 변수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디지털전환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 극히 일부의 시청자라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려면 높은 유료방송 활용률을 보여 온 국내 방송 수신환경에 맞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