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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만난 박지성의 옛 동료 에딩요

브라질에서 만난 박지성의 옛 동료 에딩요

베스트일레븐 | 박공원 | 입력 2010.07.05 10:24 | 수정 2010.07.05 10:37

(베스트일레븐)

◆ 박공원의 축구 현장

올 시즌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경남 FC의 공격수 루시오의 계약연장을 위해 최근 브라질을 다녀왔다. 루시오의 고향은 상파울루 등 중심권과는 다소 거리가 먼 브라질 북부에 위치한 소도시였는데, 한국과는 도통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이 곳에서 한국 축구의 에이스 박지성을 기억하는 이를 만나게 되어 참 놀라웠다.

바로 루시오의 브라질 에이전트로 활약중인 에딩요가 주인공이다. 브라질 하부리그 선수들을 주로 관리하는 이름이 덜 알려진 에이전트가 박지성을 또렷하게 기억해 신기했는데, 알고보니 에딩요는 과거 프로 선수로 활약한 경력이 있었고 일본 J리그 교토 상가 FC에서 활약하며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었던 인연이 있었다.

교토에서 박지성이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는 이미 잘 알려졌지만, 함께 땀 흘렸던 동료가 바라보는 박지성에 대해서는 별반 알려진 게 없어 궁금했었는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새삼 깨우칠 수 있었다.

에딩요는 2000년 초 교토에 입단해 박지성과 2년을 함께 뛰었다고 했다. 그는 박지성이 입단 초기만 해도 주전 경쟁에서 애를 먹었는데 체격도 왜소했고 막 프로에 입문한 탓인지 성격도 내성적이라 적극적으로 동료와 어울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같은 외국인 선수로서 연민의 정을 느껴 가끔 불러 이야기를 하고 옆 방을 쓰며 가까워졌는데, 점차 일본 무대에서 적응하면서 2000년 9월부터 주전으로 활약하기 시작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며 흐뭇했다고 한다.

피지컬적인 약점, 투박한 볼 센스 등 약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는 성실한 선수였기에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 이후 해외 무대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고 내심 부럽기도 하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한다. 사실 일본에서는 통했을지 모르나 유럽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하지만, 에딩요는 그 걱정이 기우였음을 곧 깨달았다고 했다. PSV 아인트호벤으로 진출한 이후 교토 시절보다 한층 기량이 늘어 깜짝 놀랐다고 한다. 기술적으로도 많이 늘었을 뿐 아니라 뛰어난 공간개념으로 유럽 선수들과 부딪히는 모습에 박지성이 날로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기술, 자신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세계 최고 클럽의 일원으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또, 월드컵에서도 박지성은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라고 덕담을 남겼다. 현역 시절 수비수였던 에딩요는 박지성의 플레이스타일은 맞서 싸우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브라질 공격수들이 골 결정력이 뛰어날지는 몰라도 박지성과 같은 부지런한 움직임은 없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팀 플레이를 수행하는 능력마저 뛰어나니 박지성이 중심이 된 한국은 모든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마지막으로 박지성과 함께 한 동료였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뜻을 꼭 전해주길 바랬다. 비록 타고난 선수는 아니지만, 성실한 플레이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메운 월드 클래스 선수라며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박지성의 좋은 활약을 기원했다.

글=박공원 칼럼니스트(경남 FC 선수지원팀장 & 現 부산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사진=PA(www.pressassocia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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