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만들때마다 일본에 로열티 낸다니… | ||||||||||||||||||
발효때 日특허 미생물 사용하는 탓 | ||||||||||||||||||
◆ 발효산업에 미래 있다 ② ◆
한금수 순창군장류연구사업소 소장은 "일본은 일찌감치 메주에 대한 연구를 해왔고 여기에서 나온 미생물인 아스페르질루스 오리재를 일찌감치 특허 등록했다"며 "우리나라 막걸리업체 중 절대 다수가 이 미생물을 쓴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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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는 원래 누룩을 넣어 만든다. 하지만 누룩은 온도나 습도 등에 민감해 맛을 균질하게 내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아스페르질루스 오리재라는 곰팡이를 일본에서 수입하게 되는 것이다.
아스페르질루스 오리재 대신 리조푸스 오리재(Rhizopus oryzae)라는 곰팡이를 사용하는 업체도 있다. 전통 누룩에서 찾아낸 곰팡이다. 하지만 이 곰팡이의 대표 균주 역시 미국과 캐나다 연구진이 이미 분석을 완료해 특허 등록을 마쳤다. 김대혁 전북대 교수는 "이들 곰팡이는 우리나라에서 쓰는 것과 다소 차이가 있어 이를 대외적으로 증명하기만 하면 우리도 새로 특허를 낼 수 있다"며 "하지만 증명 과정이 만만치 않아 아직 연구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로 자칫 잘못하면 우리의 자원을 해외에 빼앗길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가 울며 겨자 먹기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배경에는 유엔 생물종다양성협약이 있다.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된 이후 고유한 생물종은 특허로 등록이 가능하며 다른 나라가 특허 등록을 선점한 생물에 대해서는 원산지 국가가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모든 미생물 유전자 염기서열이 철저하게 등록돼 있어 만약 몰래 이 미생물을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피할 길이 없다. 뒤늦게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은 국내에서 미생물에 대한 인식이 안일했기 때문이다. 특히 막걸리의 핵심은 발효에 있는데 이 중에서도 핵심인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제대로 못했다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전통 장류 역시 일본에 특허권이 있는 미생물을 쓰는 비중이 높은 것도 심각한 문제다. 한 소장은 "일본 등 미생물에 대해 눈을 뜬 다른 나라들이 미생물에 대한 특허 선점을 워낙 많이 해놨기 때문에 피해 갈 길이 많지 않다"며 "일본에선 된장이나 간장에 대한 표준화를 많이 진행해 왔고 이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숙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물자원센터장은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새로운 미생물을 발굴하는 데 발 벗고 나서고 있고 성장세도 뚜렷하다"며 "새로 발굴한 미생물 등록건수는 우리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 < 용어설명 > 효소(酵素ㆍen-zyme) : 생물체 몸속에서 생리 활성을 주관하고 촉진하는 촉매물질. 단백질로 구성된 효소는 우리 몸속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신진대사와 면역력 증강 등에 작용한다. 효모(酵母ㆍYeast) : 효소를 가지고 있는 세포로 빵이나 맥주, 포도주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곰팡이류 미생물. 효소의 어머니라는 뜻에서 `어미 모(母)`를 써서 효모(酵母)라고 부른다. 미생물 : 0.1㎜ 이하 크기인 최소 생활단위 단일세포 생물. 박테리아, 곰팡이, 효모 등이 모두 미생물 일종이다. 미생물은 식품, 의약품 등 생물자원이나 수질 환경 또는 토양 지력 보존 등에 이용된다. 균주 : 순수하게 분리하여 배양한 세균이나 균류. 누룩 : 술을 만들 때 사용하는 발효제. 술을 만드는 효소를 가진 곰팡이를 곡류에 번식시켜 만든다. 누룩곰팡이는 빛깔에 따라 황국균(黃麴菌) 흑국균(黑麴菌) 홍국균(紅麴菌) 등이 있는데 막걸리나 약주에 쓰이는 것은 주로 황국균이다. 당화 : 녹말 또는 다당류가 효소나 산 작용으로 가수분해돼 단당류나 이당류를 생성하는 것. [김주영 기자 / 최승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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